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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영화관람료 인상, 누구를 위한 인상인가

by 피앙새 200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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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가 영화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다고 합니다. 그깟 1천원 인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요즘 같은 불황에 1천원이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영화보러 혼자 가는 사람 있습니까? 가족끼리, 친구끼리 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2~4천원 인상입니다. 문제는 메가박스 인상으로 인해 롯데, CGV 등으로 인상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상된 돈이 관객들의 수준높은 영화관람을 위한 비용에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영화 제작자나 극장주들만 배불리는 꼴이되고 말 것입니다.

필자는 한달에 1~2회 정도 영화를 관람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지출하는 문화비중 그리 큰 액수는 아니지만 한국 영화발전에 어느 정도 이바지 한다고 자부합니다. 영화는 주로 토요일 아침 일찍 조조로 보거나 아니면 평일 저녁 핸드폰이나 카드사 할인을 받아 정가보다 싸게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핸드폰이나 이통사 할인을 받을 경우 정가보다 1천원에서 3천원정도 덜 주고 영화를 봅니다. 그러니까 영화 한편 보는데, 평균 4~5천원을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1천원을 더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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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성인 기준 평일 8000원, 금요일, 주말, 공휴일은 9000원을 주고 봐야 합니다. 지난해말 한국 영화제작가협회와 영화산업노조 등이 현재 관람료로는 도저히 수지 타산이 안맞기 때문에 2천원을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명목은 지난 2001년도에 1천원이 인상된 이후 지금까지 인상한 적이 없고, 영화계가 총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영화산업이 잘 안되니 앞으로 영화 보고 싶으면 돈 더내고 와서 보라!" 이 얘기입니다. 영화 흥행이 잘 안되어 장사가 안되는 것을 어떻게 고객탓으로 돌리겠다는 발상을 하는 건지요?

제가 한달에 한 두편 영화를 볼 때 저는 주로 한국 영화를 봤습니다. 뭐 애국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외국영화를 싫어해서도 아닙니다. 이왕 볼 거면 한국 영화를 보는 것이 애써 영화를 제작한 우리 나라 영화 관계자들과 배우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 영화계를 보노라면 실망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관객들이 관람표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는 아니지만 영화본 후 '돈이 아깝다'는 영화도 많습니다.

영화팬들은 경기침체 영향도 있지만 극장을 자주 찾지 않는 이유로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이런 말을 듣는 영화인들은 한귀로 흘리지 말고 관객들의 취향과 최근 무비 트렌드에 맞춰 질적으로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들기 바랍니다. 제가 영화관을 가보면 조조할인의 경우는 좌석의 10~20%만 채워진 채 상영되고 있고, 평일 저녁에 가보면 50%도 좌석이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영화가 재미 없다는 것입니다. 재미없는 영화 만들면서 관람료만 인상한다면 누가 극장을 찾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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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사측이 적자 보전을 위해 관람료를 인상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적자 떠넘기기와 다를 바 없다.)

영화관람표 인상은 맛 없는 음식을 만들어 놓고, 손님들이 음식점을 찾지 않으니까  몇 그릇 팔지 못하더라고 가격을 올려 그 손실을 보전하려는 얄팍한 논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음식을 맛있게 하거나 다른 음식점과는 차별화된 맛을 개발해 낸다면 음식점은 손님들로 북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 시작전에 10~15분 광고를 하는데, 이런 광고와 관람객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요즘은인터넷에서 광고를 보면 광고비도 주는데, 관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왜 일방적으로 광고를 트는 건지요? 이런 광고비만큼 오히려 관람료를 인하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한 영화산업을 죽인다는 불법 다운로드도 비싼 관람표만큼 음성적으로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즉, 영화관람료 인상은 긍정적인 효과보다 관객들의 외면 등 부정적인 효과 또한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예전보다 작아진 스크린, 불편한 의자, 비싼 스넥과 음료수 가격 등 관객들이 불편한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가격인상 시기도 그렇습니다. 할리우드 블랙버스터 트랜스포머 등 외국의 볼만한 영화가 개봉될 시기에 맟춰 슬쩍 인상하는 것은 영화팬들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돈 많이 들여서 수입한 영화고 볼만한 영화니 1천원 인상해도 되지 않느냐, 이 뜻인가요? 그러면 별로 재미없는 영화를 상영할 때는 다시 1천원 내리는 건지요? 경제도 어려운데,  관람료 인상하는 것은 영화팬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제작자와 극장주 등만 배불리는 것이며, 결코 관객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관람료만 1천원 오른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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