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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행복

이혼후 도우미로 일하는 아줌마 사연 들으니

by 피앙새 2009.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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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한번씩 같이 등산을 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산에 오르 내리다 만난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생긴 모임입니다. 이제 3년이 넘으니 누구네 집 숟가락과 밥그릇이 몇 개라는 것을 알 정도로 함께 등산하는 10여명의 가족 내력까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기쁜 일, 슬픈 일 등을 함께 나누며 이웃사촌이란 말을 실감하는 모임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함께 등산을 다니던 사람이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의 모지란처럼 한 순간의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이혼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매주 나오던 등산 모임에도 나오지 않은지 두달이 돼서 궁금했는데, 이런 소식을 들으니 황당했습니다.

성격이 깔끔하고 살림 잘하기로 소문난 B씨. 남편은 식당을 하는데, 영업이 잘돼 한달 수입이 먹고 살고도 남을 만큼이라 남부럽지 않게 사는 여자입니다. 고등학생, 중학생 아들과 딸을 두고 집에서 살림만 하면서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도 잘하며 누가 봐도 문제가 없던 집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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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40%까지 오른 대박드라마지만 과도한 불륜 설정으로 비난도 많았던 '조강지처 클럽'의 한장면)

그런데 지난해말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에 나갔다가 학창 시절 잠시 짝사랑했던 남자를 만난 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이혼을 한 상태라 오랜만에 만난 B씨를 보고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했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오랜만에 옛 추억의 남자를 만난 B씨는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는지도 모른 채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결국 B씨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게 되었고, 잘못된 사랑에 눈이 멀어 집에서 짐을 싸가지고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가 살았습니다. B씨의 남편과 아이들은 엄마의 갑작스런 행동에 잠시 동안만 그러다가 그치겠지 하고 돌아오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은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고, 부족한 것이 없는데 왜 집을 나갔는지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를 죽자 살자 쫓아다녔던 그 동창생은 다른 여자가 또 생겨 B씨가 싫증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혼인신고도 안한 잘못된 사랑이니 여기서 끊내자며 그녀와 헤어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조강지처 클럽>의 모지란(김희정)처럼 죽어도 못나간다며 버텼지만 그 남자는 살던 집 전세금을 빼내 다른 곳으로 몸만 빠져나가 다른 여자와 또 살림을 차렸다고 합니다.

졸지에 오도 갈데가 없는 그녀가 선택한 곳은 도우미였습니다. 한 순간에 그녀의 인생은 하늘에서 땅차이로 바뀌었습니다. 요즘 맞벌이 부부가 많아 아이도 봐주고, 살림도 하면서 그 집에서 기거하면서 일하는 도우미일을 하는 겁니다.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남부럽지 않게 살던 B씨는 1년 반만에 도우미 인생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이들어 한번쯤 누구에게나 사춘기적 느끼던 감성적 유혹이 찾아온다고 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가 필자 주변에서 일어났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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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의 불륜과 이혼을 주제로 다룬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한장면. 현재는 종영되었다.)

결혼후 40대가 되면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도 잡히고, 아이들도 다 크고 해서 여자들은 누구나 우울증을 앓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운동, 그림 등 취미생활, 사회활동 등을 통해 이런 우울증세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우울증이 다른 곳에 눈을 돌리면 B씨와 같이 한순간에 불행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0대 소녀때 가졌던 감정이 40대에 다시 살아 난다는 것입니다.

괜히 혼자 있고 싶고, 소설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뜨거운 사랑의 감정도 한번 가져 보고 싶고, 또 일상을 벗어나 일탈을 꿈꾸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와 일탈이 자칫하면 돌이키기 힘든 불행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주변사람으로부터 알게되었습니다. 잘못된 사랑의 유혹은 먼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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