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8살이 되는 친구 언니는 6남매 집안의 맏며느리입니다. 결혼한지 올해로 30년이 됩니다. 남편 사랑 하나만 믿고 넉넉하지 못한 집에 시집와서 시부모 모시면서 층층 시하 시동생, 시누이 보살펴가며 맏며느리 역할을 잘하며 살아왔습니다. 지난해 시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시고 난후 시어머니(87세)는 치매끼까지 보여 요즘 언니는 무척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시집 올 때는 내가 낳은 자식보다 막내 시동생을 먼저 업어서 키웠는데, 이제는 모두 결혼해서 독립했습니다. 남편은 퇴직 후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쉬고 있고 시어머니와 함께 세끼 꼬박 밥을 해주며 아직까지 시집올 때처럼 마음 편히 자기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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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끼가 있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일주일에 한번 병원에 모시고 가서 진찰 받고 약을 타오고, 식사며 목욕 등 병수발 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이제 자식들 다 출가시킨 후 노후를 좀 편하게 보내야 하는데,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명절이나 제사 때 시동생 가족 20여명이 좁은 집에 모두 모이면 명절 보내는 것이 지옥 같아 해마다 명절증후근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30년간 아무 말 없이 시집살이를 계속해오던 이 언니가 뿔이 났습니다. 남편의 퇴직으로 수입도 없고, 먹고 살기도 힘든 마당에 시어머니 한분 모시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데 시동생, 시누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두 장남, 맏며느리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시동생과 시누이들은 자기네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뒤로 물러서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명절이나 제사때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부담하면 좋은데, 큰 집이라고 와서 음식 하는 것 조금 도와주고 어머니께 용돈 드리고 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언니는 남편에게 이번 가족모두 모였을때 시동생 3명과 함께 명절과 제사, 시어머니 생신 등을 돌아가면서 지내자고 말했습니다. 시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없이 남편의 박봉으로 근근히 살아왔는데, 남편이 퇴직 후 생활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남편도 형편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막상 동서들에게 전화를 하니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더랍니다. ‘맏며느리도 아닌데, 왜 우리가 하느냐’고 절대 안된다고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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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시집온 새벽이가 고된 시집살이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던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의 한 장면)

남편이 퇴직하기 전에는 시부모님 모시고 살아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수입이 없다보니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가 봅니다. 또 한가지는 이제 그 언니도 나이가 들어서 치매끼가 있는 시부모 봉양하는 일이 힘에 부친다고 합니다. 이제는 시부모를 모실 나이가 아니라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인생의 러브에이지(Love age)를 보낼 때입니다. 지금까지 30년간 시부모, 시댁 식구들을 함께 살면서 한번도 힘든 내색이나 꾀 부리지 않고 살아왔지만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시부모 모두 돌아가시고 난후 홀가분하게 등산도 다니며 활기차게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내 인생은 뭔가?' 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요즘은 결혼전부터 '장남은 재고, 차남은 부족'이란 말이 있지만, 부모세대가 하나 또는 둘만 낳아 키워서 대부분 시부모를 봉양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은 하나같이 시부모와 함께 살기를 꺼려해 나이들어 자식들에게 기대어 살 생각은 옛날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노후 준비가 돼있지 않을 경우는 초라한 황혼을 보내야 합니다.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고, 이제 자식을 낳아 키워 출가시키면 부모의 임무는 끝이지만 그 댓가로 부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30년간 시부모와 시댁식구들을 봉양한 친구 언니세대가 희생만 하고 노후에 자식들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불행한 세대인지 모릅니다.

30년간 시집살이를 해도 아직 끝나지 않은 친구 언니를 보며, '여자의 일생'을 보는 듯 했습니다.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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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그런 갈등들이 제일 힘든 노릇인듯...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 이긍... 어려운 일인듯 합니다 ㅜㅜ
    자식된 도리와 현실과의 괴리감......
    뭔가 제도적인 부분도 더 마련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3. 임현철 2009.06.17 07:5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남 일이 아니네요.

  4. 짜증나는게 2009.06.17 09:3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모시기 싫은 핑계를 '내리사랑'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받은 사랑은 아래로 물려주는거지 위로 다시 보내는게 아니라면서

    솔직히 미친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내리사랑 뜻이 그런거였나... 그딴 핑계대는데 써먹으라는 말이 아닌데;

  5. 돈이 없으면 제사는 생략합시다. 둘 중에 하나만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시면 좋을 듯. 아니면 몇 년만에 한 번씩 지내든지. 정 하시고 싶으면 물 떠놓고 하세요. 죽은 사람 위한다고 산 사람 죽을 수는 없죠.. 뭔 생각이 그렇게 꽉 막혔는지..
    명절때 각자 음식 한 가지씩 하고..집에서는 밥하고 국만 하세요. 못 하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할 수 있읍니다.

  6.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아무래도 고부간의 어려운 관계인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죄송하지만 2009.10.29 19:49  수정/삭제 댓글주소

      이건 고부간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자식간의 문제이고 가족 전체의 세대의 사회의 문제가 아닐까요? 왜 아들딸자식이 아니라 며느리 혼자서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지란 생각이 드네요.

  7. 힘들때는 서로 분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샌드위치세대인 우리세대가 어찌보면 불쌍한 세대기도 하지요.

  8. 보기만 해도 답답.. 2009.06.17 11:5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너무 잘 해주셨군요.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너무 잘해주면 그걸 너무나 당연시한다는 것을 여기서도 보게 되네요. 요구하셔야 해요. 치사하다고 생각하셔선 절대 안됩니다. 그리고 비참하다고 생각하셔도 안되구요.
    받는 것은 당연하고 주는 것은 절대 못한다!는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끊어주셔야 고마운 걸 알게 됩니다.
    일단..
    시어머님 부양료에 대해 일정금액을 매달 내시라고 통보하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 모시고 가겠다고 하셔야 하구요.
    또한 제사와 생신때 들어가는 비용또한 각자 얼마씩 부담하라고 통보하셔야 합니다. 큰 집이라서 그렇다고 하시면 그 분들은 자식 아닌가요? 책임은 몰아넣고 생신에 조금 용돈 드리는 걸로 자식노릇 다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그게 당연한게 아니란 걸 아주 강하게 어필하셔야 합니다.
    이것이 당연한 겁니다. 치매시라면 더욱 모시기 힘이 드실터인데 아무리 남편분이 도와주신다고 해도 힘든 일을..다른 자녀분들 너무 뻔뻔하시네요.
    제 막내이모도 이런 경우보다 더했었기 때문에 더 화가 납니다. 자신을 위해서 더이상 그러시면 안되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조금 불편한게 싫다고 희생한다고 해서 결코 그 분들 감사히 여기지 않는다는 것 잊지 마세요.
    강하게 나가세요. 그게 조금 덜 지치고 시어머님을 모시는 법이면서 또 자기 가정을 지키는 법입니다. 참고로 제 막내이모는 여기에 시누이 동서 김치까지 혼자 해서 매 겨울이면 몇백포기를 혼자 담가 보냈답니다. 물론 받아먹는 시누이와 동서들 돈 한푼 내지 않았구요. 3년정도 싸운뒤론 이젠 그렇게 안해요. 조심스러워 하게 만드세요. 그래야 편해지십니다. 그게 절대로 나쁜게 아녀요!

    • 공감... 2009.10.23 09:43  수정/삭제 댓글주소

      백프로 공감이 가는 글이군요... 자신의 희생을 당연히 여겨오셨기 때문에 힘들겠지만, 그만큼 당당히 요구를 하셔야 된다고 생각해요.

  9. 여태까지했는데 조금만 더 맘을 쓰라고 하세요.
    어른모시는것과 제사도 수훨한건 아니지만 어차피 알고 시집을 왔으면
    한 김에 조금만 더 하다보면 끝이 있거든요.제사음식은 형편대로 하면 되잖아요.
    힘딸리고 돈 궁하니 자꾸 트집이나고 속이 뒤틀리지만 어차피 알고 시집왔는것이니
    맏며느리노릇 아무나 하나요. 어른 살아있어도 얼마 못가요,
    팔십넘어 구십이 다 되어가는데 어른 돌아가시고 나면 집에 별로 찾아오지도 않아요,
    길게잡아서 오년만 기다리면 맏며느리가 주인이 되는데 .......

    • 허참 2009.06.17 14:10  수정/삭제 댓글주소

      자기핏줄가족도 아니고
      어찌보면 피 한방울 안 섞인 남의집 가족인데
      인생 뼈 빠지게 헌신했더니
      고작 돌아오는 건 니 알아서 해라. 난 모른다. 인간대우 도 안해주지요.
      내 삶도 없는데 다 늙고 병들어서 주인이 되면 뭐 합니까
      참으로 이기적이네요
      니가 고생했으니 좀 더 해라 뭐 이겁니까

    • 에고 무슨말씀 2009.07.23 19:42  수정/삭제 댓글주소

      주인이 아니라 노예같기만 합니다.
      노예는 주인이 관리라도 하지.
      지금 주인이 아닌데 나중에 무엇의 주인이란 말인가요?

      단순히 장남이라서...라는 건 조선시대에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재산이 줄어들어 장남한테 몰아줘야니깐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짊어지는 거였죠. 그 장남과 결혼했단 이유만으로 다하기엔 여자는 너무 고달픈데요.

    • 행복아이 2009.11.04 10:15  수정/삭제 댓글주소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나름 행복하셨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라잖아요 돈이고 뭐고를 떠나서 내가 행복해야잖아요 저분은 행복한 맘을 누리는 것도 시집때문에 죄스러워해야 하는 건가요 행복하게해 주세요 너무 안됬어요

    • 남의 일은 쉬운법 2010.12.04 19:38  수정/삭제 댓글주소

      남의 일이라 참..쉽게 얘기하시는군요...아마도 맏며느리는 아니실듯...시부모 모시고 사는거 정말 안해본 사람은 모르죠..것도 형편도 넉넉치 못하고 시부모님도 온전치 못하시고...자식인데도 모시기 싫은 부모 형수가 모셔주면 정말 진심으로 감사해 하고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런 사람 드물지만 말이죠...
      모시던 사람이 그냥 계속 하란 말씀은 정말 어이가 없네요...

  10. 아~
    너무도 복잡하고 어려운 여자의 일생...
    그냥 남자들 처럼 단순히 살면...
    아마도 그 가정... 그냥 x판되겠지요?
    현명한 지혜는 좋은데 너무 복잡하다는... 아... ^^

  11. 대한민국의 쓰라린 현실이네요
    장남은 기피되고, 맏며드리는 집안대소사를 떠 맡고...

  12. 분담을 해야죠.
    제사 때도 분담을 해야 되고.
    부모님 모시기 싫으면 요즘 요양원 잘 되어 있으니
    거기서 간병인이 더 잘 해 줄 테니 돈을 분담하자고라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13. 달라하세요 2009.06.19 08:4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제는 달라고 하세요. 어머니 병원비용양비간병비 일반적으로 계산해서
    나눠서 분담지우셔야 합니다.
    말안하면 당연히 안주지요. 시동생들 불러서 분담지우시고
    동서들한텐 통보형식으로하시구요.
    장남의 프리미엄 없어진지오래지요. 먼저태어난죄가 죄라면 죄일뿐
    아무말 안하면 괜찬은걸로 알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않습니다.
    차남이하형제자매들이 다글치요. 알아서 배려하는자세바라면 힘듭니다.
    원래 그헐게 큰느경우가 만커든요, 의논이 아닌 명령과 통보로 하세요 모든일을

  14. 어째 님 주변에는 이런 특수한 상황의 사람만 있습니까?
    형수 고생햇다고 챙겨주는 시동생은 없습니까?
    그리고 그 동서들은 남자입니까?

  15. 그 친구언니분은 아마 아들 결혼시키면 아들며느리에겐 버림을 받을겁니다.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받히는 마지막 세대신거죠. 혼자 다하지도 말고 남에게 기대하지도 말고 딱딱 정확하게 나누어서 하자고 하세요. 유산 얼마 없더라도 똑같이 나누겟다고 하면서요

  16. 여자의 일생 보다는...

    같은 여자 입장인 동서들이 참 못 됐네요.
    그만큼 했으면 맏동서 힘든거 알고 고통 분담할 생각을 해야지...

  17. 힘드시겠어요.뿔나실만도 하네요.우리 어머니와 비슷하지만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거든요.그나마 덜 하다고 해야할까? 우리집도 큰집이 다 해야한다는 관념으로 살았는데...나중엔 칼을 뽑았죠.근데 이집 동서들은 좀 싸가지가 더 없네...절대로 못한다고 했다고라...방법은 있죠.서류내미시고 동서들한테 니들땜에 힘들어서 난 맏며느리 안할란다 하시는게...아니면 자식분들이 그분들한텐 조카들 되실텐데...맏조카의 말한마디 무서울텐데...이래 저래 잘못된거 아닙니까? 이한마디...사촌들 불러모아 따따따 하면 동서분들 자식들이 엄마 정말 그렇게 살았냐 물어보는게 무서워서라도 달라지지 않겠어요.난 그 방법이 통해서 요즘들 말 잘 듣던데...결단을 딱 내리시는게 좋죠.하실말씀 하세요.큰형이 다 키우고 장가,시집보냈으니 그 돈 달라고 노후에 편하게 지내게..그리고 나 혼자 수발들기 힘드니깐 더 젊은것들이 하라고 아니면 니들이 안하는 일이니 간병비를 자신에게 달라하세요.그냥은 못하겠다고...
    너흰 편하게 살고 나만 고생하는거 싫다고 확실히 전하시는게 좋지 않겠어요.
    나중에 병이라도 나시면 아주 많이 서러우실겁니다.

  18. 제가 아는 집도 2009.10.29 19:5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평생 맏며느님이 집안 대소사와 시부모 공양을 맡아서 해오시다 남편께서 병이 나셔서 시어머니를 잠시 다른 아들들 집으로 모시려 하자 아들 며느리 모두 나서서 못모신다는 각종 핑계. 한국의 보수성과 양반전통의 산지이자 본고장이라 불리는 지역이라 더 어이가 없더군요. 친자식도 그러하니 남의 자식인 며눌들이야 오죽할 것이며, 맏형수(동서)에 대한 인간적인 도리나 양심을 팽개치는 모습이 남인 제게도 너무 한심하게 보이더라구요. 결국 인간이란 한쪽에서만 희생하고 잘해줄 필요가 없다는걸 새삼 느낀다고 할까.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