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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무한도전이 찾아야 할 초심은 '패러디'

by 피앙새 2009.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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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이번주에는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패러디한 'Yes or No' 특집을 방송했습니다.
당시 신인이었던 이휘재는 인생극장에서 이 말 한마디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이휘재 역시 인생극장을 하면서 "그래 결심했어!"란 말을 사용하는 인생 최고의 선택을 함으로써 90년대 최고의 예능인으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무도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순간 '선택'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평소 인생의 선택을 위해 준비된 자세의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봅니다.

제작진은 맴버들이 촬영장에 오자 'Yes or No'를 선택하게 하는데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선택하게 합니다. 물론 김태호PD가 Yes나 No 뭐를 선택하든 뿅망치로 무차별 난타하도록 만들어 정신차리고 'Yes or No'를 선택하라고 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질문에 따라 엇갈린 운명이 계속되는데 세번째 질문 '리무진을 타시겠습니까?'에서 '예'를 선택한 노홍철, 박명수, 전진은 단 한번의 선택에 따라 리무진을 타고, 유재석 등은 폐차 일보 직전, 앞 유리창이 없는 오픈카 티코를 타는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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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버들은 종소리가 울리면 자동으로 'Yes or No' 를 계속 선택합니다. 선유도에서 리무진과 티코를 타는 운명이 바뀝니다. 여기서 리무진은 박명수, 노홍철, 전진이 타게되는데, 유재석은 계속 티코 신세입니다. 영화관으로 와서도 안락한 영화감상과 불운의 영화감상을 두고 'Yes or No' 선택이 이어집니다. 또한 해물탕에는 어울리지 않는 과자까지 섞어 만든 음식을 만들기 위한 'Yes or No' 게임이 이어지는데, 여기서 '옴재수' 유재석은 선택할 때마다 과자가 나와 요상한 해물탕을 만들게 한 주범으로 몰립니다.

'Yes or No'게임의 하이라이트, 상상하지 못한 세차서비스를 받는 '불운의 가이' 선발을 위한 공던지기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그동안 럭키가이로 대우받던 노홍철이 세차장으로 들어가는 오픈카 탑승자로 결정되고, 불운이 계속되던 유재석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Yes'가 나와 인생 역전이 됩니다. 유재석은 마치 로또에 당첨된 듯 합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일부 맴버가 기사회생하는데 노홍철은 공이 밖으로 나간 'Out', 정형돈은 'No'가 나와 두 사람이 오픈 티코를 타고 세차장으로 들어가는 불운(?)을 맞습니다.

요즘 '무도' 프로그램이 주로 시도하는 특집이 이번주 인생극장 같은 '패러디'입니다. 그동안 김태호PD는 수많은 패러디 특집을 만들었습니다. 영화 '28일후'(좀비특집), '빅뱅의 뮤직비디오', '꽃보다 남자'(쪽대본 드라마), '프로젝트 런웨이', '아내의 유혹', '100분 토론', 영화 다찌마와리(다찌지리와 리) 등 정말 많습니다. 이런 패러디들은 그냥 단순한 패러디물이 아니었습니다. 그속에서 촌철살인의 자막을 통해 사회풍자, 정치풍자로 시청자들에게 예능 프로지만 속시원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자막 패러디는 손석희의 <100분 토론>보다 더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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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패러디는 무도가 故 김형곤이 하던 정치 풍자 개그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고 예능 프로의 본질인 재미는 물론 사회적, 정치적 풍자 요소를 차용하여 무도 맴버들의 익살스런 모습과 풍자, 해학, 유쾌, 통쾌함을 동시에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을 보면서 정치 현실에 실망한 시청자들은 재미도 느끼지만 정치뉴스와 시사토론, 시사 다큐에서 느끼지 못하는 후련함까지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풍자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 바로 지난주 지못미 특집에서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가 '원한소리'팀으로 분장하고 국회앞으로 지날 때 보여준 자막입니다. "소들아... 일 좀 해라..." 이 짧은 자막에는 수많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본 시청자들은 그 많은 뜻을 다 헤아리고도 남습니다. 소들이 지나갈때 국회의사당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모습을 연출한 김태호PD의 혜안에 감탄했습니다.

방송 5년째를 맞은 무도의 역사는 패러디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패러디가 장르와 포맷, 컨셉을 가리지 않습니다. 타방송사 드라마나 이미 폐지된 예능 등 그 어떤 것도 모두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아내의 유혹', '꽃보다 남자'는 동시대 인기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를 패러디하여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제작진에게는 방송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이 패러디 소재입니다. 김태호PD가 요즘 초심을 찾기 위한 무도의 포맷 실험을 하고 있다는데, 그 초심이 바로 ,패러디,가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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