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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패떴’, 황정민의 아저씨표 애교와 예능끼

by 피앙새 2009.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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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하면 사실 톱배우는 아니지만 맡은 배역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배우입니다.
전도연과 함께 찍은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순진무구한 시골 노총각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황정민의 실생활도 이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주 ‘패떴’에서 황정민은 불혹이 넘었지만 깜찍한 아저씨표 애교를 보여주며 예능 프로에 곧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주는 황정민이 출연한 ‘너는 내 운명’을 패밀리들과 재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황정민의 순간 순간 터지는 재치가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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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을 함께 재연할 배우를 선택하는데, 먼저 이효리를 선택해서 업었는데 너무 무겁다며 내려놓습니다. 이효리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무안한 상황이었지만 "So Cool"을 연발하며 쿨한 여자로 천연덕스럽게 웃어 넘깁니다. 황정민은 박예진을 선택해서 전도연을 업고 벚꽃나무길을 걸어오던 장면을 재연합니다. 달콤녀 박예진과 황정민의 연기는 코믹 그 자체입니다. 이렇게 패밀리들이 모두 벚꽃나무길 재연을 한 후 이번에는 황정민의 변칙 애드리브 연기를 위해 이효리를 파트너로 코믹 연기를 합니다. 황정민은 정극이면 정극, 코믹이면 코믹 모두 소화해내는 전전후 연기자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효리의 깜찍한 전도연 모방연기에 황정민은 잠시 넋을 잃은 듯 하더니, 이효리가 영화제에서 노래부를 때 어땠냐는 질문을 하자,  ‘짜증났죠’ 라며 재기 넘치는 말로 받아넘기는 등 잠재된 아저씨표 예능끼를 선보였습니다. 다시 보는 ‘너는 내 운명’은 황정민 때문에 감동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었습니다.

아침식사 당번이 된 황정민의 요리는 말 그대로 대충 대충입니다. 역대 게스트중 최악의 요리사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냥 차려놓은 밥상을 먹는 스타(?)입니다. 그런데 이번주 황정민이 보여준 아저씨표 예능의 핵심은 일명 '카레라이스송'입니다. 요리하다 말고 카레라이스송을 부르는데,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노래를 부르는 듯한 음정과 표정이 압권입니다. 또한 김수로와 움바라빠송(일명 카레라이스송)을 부를 때는 불혹이 넘은 아저씨표 예능의 본질을 보여주며, 황정민은 숨은 예능끼를 발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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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패떴에 황정민이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아 별로겠네’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번주는 역대 게스트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웃음을 준 출연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정민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낯선 예능 프로에 출연해서 열심히 뭔가 보여주려는 노력입니다. 재능이 없다고 꿔다놓은 보리자루 마냥 패밀리들과 섞여서 대충 시간 보내는 게스트들과는 달랐습니다. 황정민의 오늘을 만든 것은 사실 이런 노력과 겸손 때문입니다. 스타가 되었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스타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황정민은 그동안 영화에서 많은 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배우입니다. 그는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정통연기파 배우입니다. 황정민은 90년대 중반 ‘지하철 1호선’을 공연할 무렵 관객이 2명 뿐이었던 적도 있고, 객석은 미어터졌는데 정전이 돼 다 돌려보내면서 울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그는 연극계에서 아픔을 많이 겪어본 배우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서 그런지 이제는 연기를 즐기면서 할 정도로 성숙했습니다. 황정민이 '즐기는 연기'를 깨닫는데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황정민은 <개똥이>, <지하철 1호선>, <의형제>, <장보고의 꿈> 등의 무대에 오르며 연극계에서는 실력있는 배우로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다 <와이키키브라더스>에서 우직한 드러머 강수역으로 스크린에 정식으로 데뷔했습니다. 그 이후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 <로드무비>에서 좋은 연기를 펼쳐 2002년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전도연과 함께 <너는 내운명>에 출연하여 서른 여섯 노총각의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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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이미지는 ‘순진무구’입니다. 그만큼 얼굴에서 악의 이미지보다는 시골청년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의 출세작 ‘너는 내운명’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순진무구한 황정민이 ‘패떴’에 게스트로 출연해 그의 숨겨진 예능끼를 선보인 것은 예능도 즐기면서 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때문입니다. 연기도, 예능도 부담을 느끼기보다 즐기면서 하면 즐거움 뿐만 아니라 인기는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황정민은 이제 불혹을 넘어섰습니다. 김수로처럼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에서도 어설프지만 재미 있는 '아저씨표 엉뚱 예능'의 재미를 계속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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