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애리보다 더 독한 고함녀 채영인

요즘 <아내의 유혹>이 종방의 앞두고 막장의 끝을 달리고 있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난 민소희(채영인)의 등장으로 아내의 유혹 시청자들은 연일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순옥작가는 신의 능력을 타고 났는지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내기도 하고, 어느날 갑자기 구강재에게 없던 아들(니노)도 만들어줍니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가면 갈수록 현실성이 없는 작위적인 설정으로 헛웃음만 나옵니다. 그런데 그 막장의 끝에 애리보다 더한 악녀 채영인(민소희)이 있습니다.

<아내의 유혹>에서 '버럭 애리'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며 '악녀'로 자리매김한 김서형이 요즘 채영인의 등장으로 악녀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듯 합니다. 죽은줄로만 알았던 민사장(정애리)의 딸이 어느날 갑자기 살아돌아오더니 그 착한 심성은 다 어디로 가고 요즘 구은재(장서희)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입니다.

채영인은 요즘 신애리보다 더한 악행을 저지르며 김서형이 받던 시청자들의 미움을 온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신애리와 서로 짜고 구은재의 집을 빼앗기 위해 공동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신애리는 정교빈(변우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민서희(채영인)는 사랑하던 배다른 오빠 민건우를 쟁취하기 위해 두 악녀가 손을 맞잡은 것입니다. 그동안 악행을 저질러오던 신애리를 뒤로 두고 민서희가 먼저 나서며 악행의 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채영인과 김서형은 누가 진정한 악녀인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서로 최고 악녀로 등극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채영인의 등장으로 <아내의 유혹>은 '악역의 유혹'이 되고 있습니다. 지옥행 신애리를 능가하는 채영인의 등장으로 악역의 쌍두마차가 매일 저녁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게다가 정이 많고 구은재에게 따뜻하게 대하던 민사장마저 구은재를 의심하며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구은재의 시부모(김동현, 금보라)도 시집살이와 구박을 일삼으며 조선시대 못된 시부모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젠 시누이마저 자기 눈을 다치게 한 것이 구은재가 한 짓이라며 미워하고 있습니다. 구은재의 시댁쪽에는 하늘고모(오영실)만 빼고 모두 악역입니다. 신애리, 진짜 민서희의 악역 바이러스가 모든 출연자를 감염시키고 있는데, 유독 하늘고모(오영실)만 감염이 안되고 있습니다.

채영인은 죽었던 역할을 작가가 다시 살려주다 보니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듯 하지만 김서형에 비해 악을 쓰는 연기가 어색함을 넘어 짜증까지 납니다. 김서형은 연기가 받쳐주는 상태에서 소리를 질러 '버럭 애리'란 별명 까지 얻었지만 채영인은 '고함 악녀'로 불리고 있습니다.

극중 채영인은 물에 빠져 죽은 진짜 민소희로 회상신에서 몇 장면 나왔으나, 작가의 이상한 대본에 의해 출연기회는 많아졌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신인으로서 잘하고 싶은 욕심에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김서형을 능가하려는 욕심이 앞서다 보니 악역캐릭터가 제대로 표현이 안되고 있습니다. 어설픈 고함지르기가 시청자들의 짜증마저 유발하고 있습니다.

채영인이 '고함 악녀'로 불리게된 이유는 작가의 대본 설정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동안 김서형의 '버럭질'에 지쳐가던 시청자들은 애리보다 더한 '고함녀'의 등장으로 이젠 고음 스트레스 증후군까지 나타날 지경입니다. 김서형의 버럭질에는 감정이 실려 있는데, 채영인의 버럭질은 감정이 실리지 않은채 소리만 요란하게 나기 때문에 요즘 채널을 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40%를 넘나들던 시청률도 이젠 30%가 무너질 듯한 분위기 입니다. 종반으로 가면서 인기가 치솟는게 아니라 거꾸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극과 극인 민소희역을 소화해내기에는 채영인의 연기 경력이 짧습니다. 그녀는 2000년 슈퍼 엘리트 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후 2003년 <다모>에서 단역으로 캐스팅되어 연기자로 데뷔했습니다. 2006년에는 여성그룹 <레드삭스> 리더로 활동했으나 해체되었고, 솔로도 전향하였으나 인기가 없자,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단역만 전전하다가 최고 인기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기회를 잡고 싶은 채영인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악녀의 끝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 어설프기 그지 없습니다.

<아내의 유혹>에서 김서형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채영인은 연기의 기본을 더 배워야 합니다. 악만 쓴다고 연기가 아닙니다. 그녀는 소리지르기, 억지부리기, 비상식적인 행동 등으로 시청자들은 거부반응은 물론 극의 몰입마저 방해하고 있습니다. 연기가 받쳐주지 않는 상태에서 악만 쓰다보니 발연기+악녀 캐릭터까지 더해 그녀는 최고의 '발악녀', '고함녀'로 등극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