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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김연아가 마오를 꺾고 우승한 비결

by 피앙새 200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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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되,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자!

김연아가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게 아깝게 패한 것을 통쾌하게 설욕하면서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합계 189.07점) 차지했습니다. 이번 우승은 3월 세계 선수권대회뿐만 아니라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 전망을 밝게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오늘 프리에서 한번의 트리플 루프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가 실수를 하자, 코치석의 오셔코치는 박수를 치며 괜찮다고 응원을 해주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넘어지고 나서도 김연아는 그 이후 자신감을 유지한 채 침착하게 경기를 계속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물론 '꿈의 200점'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값진 우승입니다. 말 그대로 어쩌면 200점대는 꿈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김연아선수는 넘어지고 또 넘어지져도 다시 일어서며, 그 꿈을 향해 멈출 줄 모르는 도전을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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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만에 우승한 원동력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고양처럼 홈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린채 경기에 임할 수 있었고, 특유의 정신력, 그리고 경쟁자인 아사다마오 스스로 무너져 버리는 등 김연가 최고의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분위기였고, 무엇보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작년말 ISU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때는 음악소리가 안들릴 정도로 응원하는 바람에 김연아선수는 심적으로 큰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이 응원이 19살 소녀 김연아에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지만 다음날 프리에서 아쉬운 실수를 범하며 2.2점차로 마오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또한 S본부가 선수 대기실까지 카메라를 들이대며 밀착취재를 한 것도 김연아선수에겐 응원과 격려가 되기보다 경기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트리플 러츠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김연아 선수가 김연아 답지 않은 실수를 한 것에 대해 원인을 놓고 여러가지 말들이 나왔었습니다. 특히 연습 장면은 물론이고 경기 직전에 대기실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밀착 취재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홈 이점을 안고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갔습니다.

김연아는 캐나다에서 주로 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한국보다 캐나다가 홈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홈관중들의 응원으로 인한 부담감을 떨쳐 버릴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캐나다는 김연아에겐 안방처럼 가장 편한 경기장입니다. 피겨 스케이팅은 다른 경기와 달리 심리적인 면도 많이 작용하는 경기인 점을 감안해 본다면 홈 경기의 부담을 털고 경기한 것 또한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김연아가 마오에 비해 강한 것은 '정신력'입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김연아선수의 각오는 얼굴과 그녀의 연기 몸 동작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날 쇼트 프로그램 경기를 마치고, 두주먹을 불끈 쥔 모습은 마치 '나를 따라올 자 아무도 없다!'는 듯이 보였습니다. 마치 경쟁자 마오에게 '덤빌테면 덤벼봐!'하는 것 같습니다. 마오 등 다른 선수들을 경쟁자로 느끼기 보다 자신 스스로를 가장 큰 경쟁자로 느낀다고 하는데, 극기(克己)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선수입니다. 세상에 자신을 이기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습니다. 김연아는 가장 큰 경쟁자인 자신과 부단히 싸우고 있습니다.

김연아의 정신력 앞에 아사다 마오는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김연아의 기(氣)에 눌려 스스로 무너진 것입니다. 김연아의 눈빛을 보면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데, 마오는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였습니다. 실제 경기에 나가서도 마오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고질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며, 시즌 최악의 성적(57.86점)을 드러내며 6위로 쳐지더니 프리에서 만회해 3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사다마오는 트리플 점프에서 실수를 많이 했는데도 프리연기 1위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석연치 않습니다. 사실 김연아는 첫번째 트리플 러프에서 실수한 것을 빼고는 표정연기 등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이러다 정작 중요한 올림픽때 또 점수에 대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됩니다.


오늘 프리프로그램 경기 전 마오는 3위라도 하자며, 김연아선수를 따라잡기 보다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목표를 수정하는 등 피켜 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일본의 빙상전문 기자조차 "정신적으로 성숙한 김연아에 비해 아직 어리게만 느껴지는 마오가 빨리 김연아처럼 성숙되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김연아는 싸우기 전에 이미 마오의 기를 완전히 꺾어 놓았던 것입니다.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리 국민들의 성원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마오가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그랑프리 우승 이후 일본 언론들은 개막전부터 마오에 대한 우승 기대보도를 쏟아내었고, 이런 보도는 마오를 심적으로 압박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김연아선수에 대해 4대륙 선수권대회 출전소식만 전할 뿐 과도한 우승 기대 뉴스는 스포츠 기자들이 자제했습니다. 어제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을 하자, 비로소 김연아선수에 대한 칭찬 일색의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김연아선수에겐 경쟁자가 없습니다. 그녀가 말한대로 그녀 '자신'이 가장 무서운 적입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넘어 피겨 '역사'를 경쟁자로 삼고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2010 밴쿠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에서 마오를 꺾고 우승을 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런 기세대로 3월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도 마오를 완전히 누루고 최종 목표인 올림픽에서 피겨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하길 우리 국민들은 아낌없이 성원할 것입니다. 김연아, 그녀가 가는 길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자랑스런 김연아선수의 우승을 축하하며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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