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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반지의 여왕? 김연아선수가 끼는 반지

by 피앙새 2009.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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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선수가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게 아깝게 패한 것을 통쾌하게 설욕하면서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합계 189.07점) 차지했습니다. 이번 우승은 3월 세계 선수권대회뿐만 아니라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 전망을 밝게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김연아선수는 평상시는 물론이고, 경기중에서 항상
반지를 끼고 있는데, 이 반지는 무슨 반지이며 왜 끼고 있을까요? 정답부터 말하면, 반지는 천주교 신자들이 끼는 '묵주반지'입니다.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를 하기 위해 제작한 반지이며, 반지는 십자가와 열개의 마디가 있습니다. 그리고 김연아선수가 이 반지를 끼고 경기에 임하는 이유는 심리적인 안정을 얻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반지를 끼고 나가면 경기가 잘 풀리고 징크스가 없다는 김연아선수만의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연아를 '반지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이 반지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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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안의 반지가 김연아선수가 항상 끼고 있는 묵주반지입니다. 그녀는 이 반지의 힘을 믿는 듯 합니다.)

김연아선수가 끼고 있는 반지는 징크스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아는 차가운 빙판 위에서 누구도 도와 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해서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그녀는 아직 어립니다. 그가 각종 대회에 나가 받는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제 딸이 학교에서 시험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데, 하물며 세계 대회에서 경기하는 김연아선수 자신에겐 얼마나 심리적 부담이 되겠습니까? 그래서 반지에 하늘의 뜻이 있고 그 반지가 힘을 준다고 믿는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징크스(Jinx)란 말은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에 사용한 새(jugx)의 이름에서 유래했는데, 불길한 힘이나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 등을 뜻합니다. 서양에서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여기거나 한국에서 숫자 4를 죽음과 통한다고 하여 전화번호나 차량번호 등에 잘 안쓰려 하고 있는 것도 다 징크스 때문입니다. 물론 징크스란 것은 심리적인 요소이며, 과학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저도 징크스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할 때 밥이 잘되면 그날 하루가 기분 좋게 풀릴 것 같은데, 밥이 질거나 하게 되면 뭔가 아침부터 일이 잘 안플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세상 일이 항상 변수가 있게 마련이고 잘 풀릴 때도 있고, 안 풀릴 때도 있는데 세상만사를 징크스에 연결짓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나약한 마음을 표현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에 비해 운동선수들은 특히 징크스가 많습니다. 시합전에 검은고양이를 보면 경기에서 진다고 믿고, 경기하러 가는 도중 영구차를 보면 그 시합에서 이긴다고 믿는 것이 바로 운동선수들이 갖는 일반적인 징크스입니다. 또 권투선수들은 경기전에 손톱을 자르지 않고, 수염이나 머리카락을 절대 손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어떤 선수들은 머리를 안감는다던지, 특정 색깔의 속옷을 입으면 경기가 잘 풀린다던지 등 선수들마다 독특한 징크스가 있습니다. 선수들마다 경기에 임하기 전에 마음의 부담을 털어내기 위한 방법이며, 선수들 고유의 최면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우승한후 시상식에 올라가 메달을 받고 환하게 웃는 김연아를 보니 피겨 여왕답게 귀걸이도 왕관귀걸이를 했네요. 옆에서 지켜보던 아사다 마오가 이 왕관귀걸이를 보고 어떤 심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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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프로그램이 열린 첫날과 달리 우승을 차지한 어제는 왕관 귀걸이를 하고 나왔습니다.)

2010 밴쿠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에서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꺾고 우승을 한 것은 의미가 깊습니다. 이런 기세대로 3월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도 마오를 완전히 누루고 최종 목표인 올림픽에서 피겨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하길 우리 국민들은 아낌없이 성원할 것입니다. 김연아, 그녀가 가는 길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녀가 가는 피겨 역사의 길에 '반지의 여왕'답게 징크스가 없는 경기가 되어 세계 피겨역사를 다시 쓰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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