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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화재 무방비 상태인 단독주택 단지 [현장취재]

by 피앙새 200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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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로 천문학적인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겨울철 사고중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화재사고입니다. 소방방재청이 지난 12월 2일 발표한 <2007 재난연감>에 따르면 작년에 발생한 재난사고중 화재는 47,882건으로 17.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으로 따져보니 130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소방서에서 화재진합후 공식 집계된 것만 해도 2천 5백억원에 이릅니다. 실제 재산상의 피해는 집계되지 않은 것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또한 2006년도에 비해 2007년의 화재건수가 급증했습니다. (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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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발생 현황중 화재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고, 재산 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소방방재청)

우리 주변에는 화재사고에 안전할까요? 그래서 겨울철 한파가 몰아닥친 어제 제가 사는 분당 단독주택가를 돌아보니 소방차도 진입하지 못할 만큼 진입 도로는 주차된 차량으로 꽉 막혀서 불이나면 그냥 서서 구경만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경기도 성남 분당을 흔히 계획도시라고 합니다. 잘 발달된 도로망과 아파트 동간 거리도 넓고, 소방도로로 또한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자동 단독주택가입니다. 분당 어느곳이든 아파트촌 바로 옆에는 단독주택가가 있습니다. 이곳은 주로 3층으로 지어진 주택들인데, 보통 한 주택당 지하까지 포함해서 3~4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으로 인해 주택가 진입도로는 항상 2중, 3중으로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서 차 한대가 겨우 빠져나갈 형편입니다. (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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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가는 진입도로가 잘 갖춰져 있지만 주차된 차량으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형편이다.)

소방차의 폭은 2.37m입니다. 그런데 주택가 도록폭은 편도 1차선으로 잘 갖춰져 있는데, 주민들의 차량 주차로 승용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약 2m)입니다. 그러니까 불이 날 경우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분당 수내동 119센터를 방문해 보니 정수근 소방관은 "겨울철 화재발생에 대비해 매일 2~3차례씩 소방통로 확보를 위해 순찰을 돌고 있다."며, 주민들 차량 때문에 실질적으로 화재가 날 경우 진압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불이 나면 뾰족한 대책은 현재로서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럼 소방차는 공중으로 날라서 들어가야 하나요?

그런데 같은 분당이라도 인접한 수내동 단독주택가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수내동은 성남시에서 운용하는 공용주차장이 있어서 주택가 진입도로에 2~3중 주차는 하지 않았습니다.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곳 공용주차장은 한달에 5만원(야간주차)만 내면 되기 때문에 주민들이 이 주차장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주택가 진입도로에 숨통이 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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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정자동 주택가이며 화재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이다.)

성남시에는 성남소방서와 분당소방서가 있습니다. 분당소방서는 소방직이 160명 근무하고 있고 소방차 등 장비가 35대 있습니다. 분당소방서 예하의 수내동 119센터가 수내동, 정자동의 아파트와 단독 주택단지를 관할하고 있는데, 근무인원은 16명인데 주민수는 11만여명에 달합니다. 소방관 1명당 6,900명의 주민 재산과 생명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나마 이곳 수내동 119센터는 소방관들의 근무가 최근 2교대에서 3교대로  시범 실시중이어서 5명이 11만명을 책임지는 형편입니다.

계획도시라는 분당도 이런 상황인데, 구시가지로 불리는 성남시 중원구, 수정구는 어떨까요?
구시가지는 1960년대 후반 이후 서울시에서 무허가 건물 정비에 따라 성남에 철거민 주택단지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판자촌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생긴 동네이기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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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 2동 주택가. 화재가 날 경우 소방차 진입은 사실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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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수내동의 아파트 화재진압 모습. 소방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화재진압이 쉽다.)

정부는 대형화재가 날 때마다 소방대책을 서둘러 발표하지만 실제로 서민들이 화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가난한 서민들은 화재조차도 보호받지 못하고 살아야하는 것입니다. 같은 분당이라도 아파트촌은 소방도로가 넓직하게 나있지만, 서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단독주택 단지는 실질적인 소방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를 보면서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이렇게 화재사고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화마위험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곳은 화재로부터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소방대책이 구비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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