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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성남시 불곡산~용인시 대지산 종주

by 피앙새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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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입니다. 봄은 어디에서 올까요? 뻔한 답정너 질문이겠지만, 남녘에서부터 오겠죠. 저는 봄이 제 마음속에서부터 온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내와 경기도 성남시 불곡산에서 용인시 대지산까지 2개 산을 종주했습니다.

종주(縱走)란 능선을 따라 2개 이상의 산을 가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사는 성남시에 불곡산이 있고요, 불곡산은 용인시 대지산으로 연결되어 종주하기 좋습니다. 봄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던 휴일 아침, 아내와 음료 등 간식을 준비해 집을 나섰습니다.

이날 산행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내3동 단독주택가 산불감시초소 봉이 약수터 형제봉 불곡산(335m) 한국전쟁 유해 발견지 산불감시탑 돌탑 대지산(326m) <왕복 8km, 4시간 산행>

산행 들머리는 성남시 분당구 수내3동 단독주택가입니다. 동네 뒤로 불곡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어서 인근 주민들이 자주 오르는 불곡산입니다. 어느 산을 가더라도 쉴 수 있는 벤치가 많죠. 산림자원을 활용해서 힘든 산객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벤치는 반갑기만 합니다. 요즘은 둥근 원탁형으로 만들어 산객끼리 마주 보고 쉴 수 있는 벤치도 있습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쉬었습니다.

잠시 쉬다 다시 산을 오릅니다. 등산로 주변을 보니 낙엽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이런 곳은 조그마한 불씨에도 금방 불이 번질 것입니다. 산불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산에 가는 것은 좋지만 산불 예방수칙을 꼭 지켜서 귀중한 산림자원을 보호해야겠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니 국가지점번호라고 쓴 표지판이 자주 보입니다. 저는 산에 갈 때마다 국가지점번호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서 갑니다. 왜냐고요? 혹시 낙상 사고 등 위급한 상황에 처할 때 이 번호를 알려주면 나를 빠르게 구조할 수 있으니까요.

산에 오를 때마다 우리네 인생과 똑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며 힘들어하지만, 계단을 다 오르면 이내 평탄한 길이 나와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산은 우리에게 인생도 가르쳐주는 곳입니다.

첫 번째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여름에는 산림이 우거져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고 시원한 산바람이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쉼터입니다. 불곡산에서 대지산까지 가는 동안 이런 정자가 여러 곳에 있습니다.

정자를 지나면 동이 약수터가 나옵니다. 불곡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약수였는데요, 예전에는 인근 주민들이 약수를 떠다 마셨을 겁니다. 약수 한 모금 마시고 싶었는데, 안내판을 보니 가뭄과 오염 등으로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샘터입니다.

다시 된비알 고개입니다. 휴일 오전 산행에 나서 출발 시 쌀쌀해서 겉옷을 입었는데요, 기온이 10도까지 올라 겉옷을 벗고 산을 오릅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그대로 오랜만에 땀을 흠뻑 흘리니 상쾌합니다.

형제봉에 올랐습니다. 왜 형제봉이라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정상 표지석은 없고 국가지점번호 밑에 불곡산 정상이 0.8km 남았다는 표식이 있습니다. 형제가 이곳에서 나무를 하던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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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봉에서 불곡산 정상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길입니다. 3월 중순이라 그런지 나무들을 자세히 보니 푸릇푸릇한 기운이 올라오는 듯 보입니다. 수도권에도 햇볕이 잘 드는 곳은 벌써 개나리가 피었는데요, 이제 봄이 멀지 않았죠.

불곡산(해발 335m)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 표지석 뒤로 2층 정자가 있습니다. 표지석 오른쪽에 안내판이 있는데요, 불곡산은 미륵불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옛날 이곳에서 산신제를 지내 성덕산이라고도 불렸다고 합니다.

높은 전망대 같은 곳인데, 산불감시탑(전망대)입니다. 매년 21일부터 1215일까지 운영하며, 매일 10:00~17:00까지 개방해 누구나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아내는 무섭다고 올라가지 않았지만, 저는 어떤 곳인지 궁금한데 올라가 봐야겠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맨 꼭대기에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360도 돌아가며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는 '산불조심' 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습니다. 감시탑 안에 산불 감시 요원이 있었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니 날씨가 쾌청해서 저 멀리 광교산이 손에 잡힐 듯이 보입니다. 그리고 가까이에 분당 신도시 아파트 단지와 분당 서울대병원 등이 한눈에 보입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합니다. 올라와 보길 잘했습니다.

살면서 하루에 하늘을 몇 번이나 보시나요?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눈이 부시게 푸릅니다. 그리고 아름드리나무 위로 비춘 햇살이 더없이 따사롭기만 합니다. 산에 올 때마다 이렇게라도 하늘을 보면서 삶의 치열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들머리에서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성남시 불곡산 정상을 거쳐 용인시 대지산(해발 326m) 정상에 올랐습니다. 2개 산 정상을 연이어 오르니 땀이 비 오듯 합니다. 힘은 들었지만, 날씨가 좋고 하늘이 푸르고 맑아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대지산 정상에는 먼저 온 산객 부부가 정자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저희 부부도 찐 달걀과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쉬었습니다. 산에서 간식과 음료를 먹은 후 발생한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야 합니다.

대지산에서 약 20 여분 쉰 후 다시 들머리로 원복합니다.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라 힘은 들지 않지만, 계단을 내려갈 때 발목을 다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등산로에 마닐라삼이 많이 깔려 있어 걷기에 아주 좋습니다.

지금까지 성남시 불곡산에서 용인시 대지산까지 산행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봄을 맞이해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산객이 많아지는 만큼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산이 주는 혜택은 이루다 말할 수 없죠. 지금 봄철 산불조심기간(2.1~5.31)인데요, 산행 시 인화물질 휴대 금지 등 산불 예방수칙을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의 소중한 산림자원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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