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선은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역과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역을 연결하는 철도노선입니다. 충주~봉양 구간을 제외하고 전 구간이 36번 국도를 따라 달리는 철도 노선입니다. 그래서 철도판 36번 국도라고 불리기도 하죠. 구간은 조치원-청주-증평-음성-충주-봉양역입니다. 저는 수원역에서 음성역으로 가는 무궁화 열차를 타고 반기문 생가 등 여행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수원역에서 음성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저녁 6시 32분입니다. 열차편이 매일 한 차례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금요일과 주말에는 2~3일전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평일에 다녀왔습니다. 음성역은 1928년 12월 25일 읍성읍 오성동에서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 1980년 충북선 복선화로 현재의 평곡리로 이전하여 신축,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사는 357.6㎡ 규모로 철근콘크리트 슬라브 형식의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지어졌습니다. 여객 열차뿐만 아니라 때로는 관광열차가 오갑니다. 음성역은 무궁화호가 필수적으로 정차하는 역인데요, 평일이라 여객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읍 소재지에서 약 2km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하루 평균 이용객을 보니 300여 명 정도입니다. 향후 충북선 복선전철화가 되면 음성역은 개량을 해서 신축역사를 지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음성역은 KTX-이음이 정차하지 않고 서울 갈려면 여기가 아닌 금곡장호원역에서 타야합니다.
음성역사 안으로 들어가보니 음성군 관광안내도와 문화탐방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음성은 수도권에서 가깝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도 많습니다. 저는 음성 관광 코스 중에서 반기문 생가 주변을 둘러보려 합니다.
반기문 생가는 음성역에서 버스(816번, 602번)을 타고 상당1리에 내리면 됩니다. 음성역에서 버스로 26분 소요됩니다. 시골이라 버스가 자주 오지 않는 점이 조금 불편한데요, 다른 버스(506번)도 있으니 먼저 오는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반기문 생가입니다. 눈이 쌓인 시골집 감성 돋네요. 어렸을 때에 시골에서 보던 초가집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이런 초가집을 보기 힘들죠.
세계 대통령이라 불리는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한 반기문은 음성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반기문은 1944년 6월 13일 음성군 원남면 행치마을에서 태어나 세살 때 충주로 이사 후 그곳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그는 공부 머리가 뛰어나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곳은 반 씨 집성촌이며, 반기문 생가는 2009년에 원형이 복원됐다고 합니다.
반기문 생가를 둘러보면서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남겼던 명언 19가지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내용인지 아시나요? 친절, 포용, 배려, 유머, 설득, 인간관계, 리더, 최선, 멀티, 직업, 실력, 도전, 자기개혁, 겸손, 소신, 긍지, 절제, 공부, 부지런함입니다.
반기문 생가부터 시작되는 비채길을 따라 산책을 계속 이어갑니다. 참고로 비채길은 하늘길, 땅길, 빛의 길 3개 테마코스가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되신다면 천천히 힐링 산책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반기문 생가 옆에 평화기념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유엔의 정신과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의 활동과 업적을 기리는 전시관입니다. 다목적실, 컨퍼런스룸, 꿈나무 학습관 등 교육실과 휴게공간을 두루 갖춘 복합문화 힐링공간으로 조성하였습니다.
1층은 세계문화체험실, 원탁회의실, 사무총장 집무체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를 직접 가지 않고도 다양한 문화와 유엔에 대하여 즐기며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1층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세계문화체험실입니다. 이곳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집무하던 책상과 의자에 앉아 기념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온다면 이곳에 앉아 '나도 유엔 사무총장이 될 거야~' 하면서 원대한 꿈을 키우는 데 아주 좋은 포토존이 될 것입니다.
2층에 있는 반기문 기념실입니다. 세계를 품은 반기문의 탄생과 꿈을 향한 도전의 여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반기문의 생가가 있는 행치마을은 '살구나무가 많은 고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 반 씨 장절공 행치파의 집성촌이었습니다. 세 개의 산봉우리로 이루어진 보덕산(큰산)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 마을에는 삼신(天, 地, 明)이 보덕산에 놀러왔다가 만발한 살구꽃에 반해 머물러 살게 되었고, 이들의 보살핌으로 이곳에서 큰 인물 3명(큰 부자, 큰 장수, 크게 이름을 떨칠 사람)이 태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고 합니다. 크게 이름을 떨칠 사람이 반기문 총장이 아닐까요.
반기문이 어떻게 해서 유엔 사무총장까지 할 수 있었을까요. 기념실에 전시된 태몽 이야기와 디오라마를 보니 신기합니다. 반기문의 어머니 신현순 여사는 아주 진귀한 태몽꿈을 꾸었다고 하네요. 밭에서 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호두가 주렁주렁 달린 탐스러운 호두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호두를 어떻게 딸까 궁리하고 있는데, 나무 꼭대기에서 수꿩인 장끼 한마리가 내려와 앉았습니다.
반기문 어머니는 '장끼를 잡아가야겠다.'라고 마음 먹었는데요,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꾀를 내어 수풀 속에 숨어 있다가 가까스로 꿩을 잡는데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이 꿩을 집으로 데려와 방문 고리에 매어 두었더니 꿩은 방 안을 쉽 새 없이 날아다녔다고 합니다.
어머니 태몽꿈 때문이었을까요. 반기문은 훗날 세상을 날아다니며 일하는 '세계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방탄소년단(BTS)가 유엔에서 연설을 하던 연단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포토존인데요, 꿈을 키우며 사진 한 장 남기는 게 좋겠죠. 반기문 평화기념관은 이 외에도 볼거리 체험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2층 기념실 끝에는 반기문 총장을 존경하거나 자랑스러워한다는 글, 나도 반기문처럼 유엔 사무총장이 되겠다는 다짐 글 등이 있습니다.
반기문 평화기념관
개관 시간 : 09:00~18:00
휴관일 :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
반기문 생가와 평화기념관을 본 후 반기문 평화랜드로 갔습니다. 중앙에 UN 국기가 있고요, 주변으로 UN 가입국가의 국기가 벽면에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나라 태극기도 있고요, 북한 인공기도 보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UN 가입국이 193개국이나 되네요.
평화랜드 좌측에 반기문 프로필이 적힌 벽이 있습니다. 이력을 보니 정말 화려합니다. 정말 존경 받을 만한 인물이네요.
지금까지 충북선 음성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반기문 관련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2023년 1월 현재 유엔 가입국이 193개국이라고 했잖아요. 수많은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유엔의 수장을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음성역은 수원역에서 1시간 50분 정도 걸립니다. 무궁화호를 타고 열차여행 낭만과 반기문 관련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반기문 생가, 평화기념관, 평화랜드 등을 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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