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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신록이 우거진 도심 속 사찰 반야사를 찾았습니다. 반야사는 수원 동쪽 끝 청명산 자락에 있는 작은 사찰입니다. 저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사찰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니까요.
반야사는 그리 크지도, 유명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찾는 이들이 많지 않죠. 인파로 북적이는 사찰보다 저는 한적해서 자주 찾는 사찰입니다.
반야사 입구에 오색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 현수막도 걸려 있네요. 사찰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가는데 철쭉이 너무 예쁘게 폈습니다. 그래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려와서 빨간 철쭉을 구경했습니다. 연등과 철쭉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이제 사찰 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사찰 입구에 종무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찰 종무소가 아니라 고향 집처럼 왠지 정감 있지 않나요? 안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 세트가 있습니다. 사찰을 방문하는 누구나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종무소 옆에는 석가모니불과 그 앞에 초가 켜져 있습니다. 불상 앞에는 천 원짜리 지폐가 놓여 있습니다. 정갈한 정화수도 한 그릇 있습니다. 이곳은 불자들이 초를 켜고 소원을 비는 곳인데요,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요,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사찰로 들어가기 전에 시원한 정자가 있습니다. 불자 한 분이 자리를 잡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네요. 이 정자는 여름에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좋겠네요. 저도 이곳에 앉아 잠시 쉬었습니다. 그동안의 코로나19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경내 진입로에 연꽃무늬가 있는 화강암이 깔려 있습니다. 경내는 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반야사 전각은 대웅전과 요사채 두 개뿐입니다. 반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의 말사로서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도심 속의 사찰이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반야사가 크게 느껴졌겠지만, 지금은 작게 보입니다.
반야사의 유일한 전각 대웅전입니다. 잔디밭 위 약간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대웅전 앞에는 오색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제가 사찰에 있는 동안 많은 불자가 연등을 달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연등 아래 기증자와 소원이 적혀 있는데요, 가족의 건강, 승진, 취업 등 많은 바람이 적혀 있었습니다.
대웅전 계단 옆에 포대화상이 있습니다. 배꼽과 뱃살, 웃는 얼굴 등이 조금 해학적으로 보입니다. 포대화상은 중국 당나라 때 유명한 승려입니다. 엄청나게 뚱뚱한 뱃살이 앞으로 늘어진 해학적인 모습인데요, 항상 과자 등 먹을 것을 가지고 다니며 아이들을 만나면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법명이 따로 있어도 포대화상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가 보니 부처님 세 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좌·우측에는 작은 부처님들이 호위하듯이 있고요. 제단 위에는 쌀이 놓여 있습니다. 쌀을 시주한 사람과 소원을 보니 유명한 골프선수의 우승을 기원하며 시주를 했네요.
반야사 경내에서 보니 청명마을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도심지에서 깊은 산속 암자 같은 작은 사찰이 있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일상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쉼터입니다. 누구나 심신이 지쳤을 때 언제라도 찾아와 기댈 수 있으니까요.
수원시는 사찰이 많은데요,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내려놓기 좋은 곳이 청명산 반야사입니다. 도심 속에 이런 암자 같은 사찰이 있다는 것은 수원시민에게는 큰 자랑입니다. 5월이 가정의 달이잖아요. 종교와 관계없이 가족과 함께 반야사에서 마음을 정리하면서 고즈넉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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