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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공주의 남자 문채원-홍수현, 뒤바뀐 운명과 연기력

by 피앙새 201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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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주의 남자'에서 문채원과 홍수현을 보면 극중 운명은 물론 실제 연기력이 완전히 뒤바뀐 듯 합니다. 극 초반, 문채원이 국어책을 읽는 듯한 대사라고 비판을 받은 것과 달리, 홍수현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수양대군과 맞서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홍수현을 주인공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역전이 됐어요. 극중 세령과 승유의 애절한 사랑에 촛점이 맞춰지다 보니 자연히 문채원의 연기 분량도 많아지고 연기력도 좋아졌다는 소릴 듣고 있습니다.

문종이 죽지 않았다면, 수양대군이 권좌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면 경혜공주가 승유의 낭군이 돼 알콩달콩 살았을지 모르죠. 그런데 경혜공주의 운명은 세령때문에 승유와 맺어지지 못하고 정종과 원치않는 혼인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요. 비극은 세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한 순간도 승유를 잊지 못하고 목숨까지 마다하지 않는 지독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에 나온대로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리고 왕위를 찬탈하게되면 세령이 공주가 되고, 경혜공주는 왕족이 될 뿐이죠. 역사대로 제작진이 경혜공주를 불행하게 그릴지 모르지만 세령과 경혜공주의 신분이 뒤바뀔 운명입니다.


경혜공주는 초반과 달리 정종과 결혼 후 이렇다하게 눈에띄는 장면이 없어요. 김종서가 죽고 난뒤 수양의 권력에 대한 야심이 점차 드러남에 따라 어린 단종을 보호하기 위해 금성대군과 후일을 도모하지만 그 일마저 수포로 돌아가니 홍수현이 나올 상황이 그리 많지 않아요. 경혜공주가 나올 상황은 수양대군에 맞선 권력 다툼인데요, 세령과 승유의 애틋한 러브라인이 자주 그려지다 보니 홍수현이 극 초반처럼 좋은 연기력을 보일 상황이 아니란 거죠. 간간히 보이는 정종과의 러브라인도 워낙 세령의 러브신이 워낙 절절해 가려지고 있지요. 연기력이 분량에 비례하진 않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봐요.

'공남' 14회도 세령과 승유의 멜로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세령의 혼인날, 승유가 세령을 납치하는 바람에 금성대군의 거사는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승유는 세령을 인질로 삼아 수양대군을 죽이려 했지만 수양대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어요. 승유가 쏜 화살을 맞은 수양은 갑옷을 입고 왔기 때문에 죽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수양의 지시를 어기고 신면이 승유에게 화살을 쏘았는데, 세령이 그 화살을 대신 맞고 쓰러졌습니다.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문채원의 연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할만큼 명연기였습니다.


반면 홍수현이 나왔던 신과 대사는 얼마되지 않았죠. 홍수현이 나온 장면은 겨우 두 장면뿐입니다. 거사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금성대군이 붙잡혀 가자 절망에 빠지는 모습, 그리고 부마와 함께 단종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 하는 장면이 전부에요. 그러니 홍수현 연기가 눈에 띌리가 없어요. 극 초반에 홍수현이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 장면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권력에 눈이 먼 수양앞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눈빛 연기는 정말 압권이었잖아요. 앞으로도 홍수현은 어린 단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고, 세령은 승유와 애절한 러브라인을 계속 이어가니 문채원 연기가 계속 돋보이지 않을까요?

문채원은 처음 발연기 논란이 있었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초반 대본이 워낙 민폐 캐릭터였기 때문에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이젠 너무 연기를 잘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승유에게 손이 묶인 채 끌려가다가 야산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승유 대신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엔딩장면은 문채원이 연기도 잘했지만, 배역의 힘도 컸습니다. 승유가 아무리 복수를 하려해도 목숨까지 내던지는 세령의 사랑 복수심보다 더 강하다는 걸 눈물 연기로 보여준 겁니다. 정말 지독한 사랑이죠? 이런 사랑을 연기하기 때문에 문채원이 주목을 받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문채원은 '공남'을 홍보하기 위해 '해투3'에 출연했을 때 태도논란으로 마음 고생도 심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초반에 연기력 논란까지 나오니 생방송을 방불케하며 밤을 세워 촬영하는 문채원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데뷔(2007년) 후 사실상 첫 주연이기 때문에 그녀는 정말 최선을 다해 연기했을 겁니다. 엇그제 뉴스를 보니 문채원이 지방을 왔다 갔다 하며 연일 밤샘 촬영을 하다보니 링거까지 맞았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을까봐 예정대로 촬영에 임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문채원의 투혼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인지 14회 시청률이 20%를 넘었다고 합니다.


사실 연기력 면에서는 문채원이 홍수현보다 잘한다고 볼 수 없어요. 홍수현은 문채원보다 9년이나 앞서 데뷔(1996년) 했고, 그녀의 필모그래피만 봐도 결코 만만한 배우가 아닙니다. 이미 사극 '왕의 여자', '대조영' 등에서 이미 연기 내공을 탄탄히 쌓아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입니다. 그렇다고 문채원 연기력이 홍수현보다 못하다는 건 아니에요. 문채원은 1회부터 자기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참 잘했는데, 민폐녀 논란 때문에 억울하게 연기력 논란까지 빚어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젠 극중 운명은 물론 연기력까지 홍수현과 뒤바뀌어 호평을 듣고 있습니다. 원래 연기를 잘하지만 배역과 각본이 문채원의 연기력을 더 빛나게 하는 겁니다. 홍수현이 초반에 반짝 빛을 보다가 끝났다면, 문채원은 만년 조연 이미지를 벗고 '공남'에서 그녀만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며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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