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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남격 청춘합창단 이주실, 왜 갑자기 눈물을 흘렸을까?

by 피앙새 201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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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천여명이 '남격' 청춘합창단에 지원해 이중 40명이 합격을 했습니다. 어떤 이가 말했듯이 이는 서울대 합격보다 더 힘든 경쟁률이기에 합격자들의 기쁨은 그만큼 컸을 거에요. 이들은 처음 모여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누며 오리엔테이션을 가졌습니다. 나이는 들었지만 합창단의 표정은 마치 대학생들이 MT를 떠나는 양 마냥 설레는 표정이었어요. 용인에 모여 지휘자 김태원의 지휘 아래 동요 '과수원길'을 불러봤는데, 한 번 맞춰보지 않았는데도 여느 합창단 못지 않은 화음을 뽐냈습니다.

청춘합창단은 오는 9월 24일 KBS 전국 합창단대회에 참가할 예정인데요, 8월말 예심이 열리는데 여기서 떨어지면 끝입니다. 그런데 실력으로 봐서는 예선에서 떨어질 것 같지가 않아요. 두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연습만이 최선인데, 개인이 아니라 '우리'라는 이름으로 화음을 내는 걸 보니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목소리(하모니)였어요. 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어떤 곡을 부를까요? 지난해는 '넬라판타지아'를 불렀는데, 올해는 김태원이 직접 자작곡한 '사랑이란 이름을 더하여'란 노래를 부를 예정입니다.


27년간 김태원은 400여곡을 썼는데요, 이번에 합창단을 위해 쓴 곡은 20여곡을 한 곡에 담았다고 할 만큼 열정과 혼을 다 쏟아부은 곡입니다. '넬라판타지아'를 부를때는 가사 뜻도 모른 채 합창단이 그냥 따라 불렀다면 이번 곡은 김태원이 모든 어머니, 아버지께 드리는 마음으로 쓴 곡이라고 합니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멜로디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노래죠. 나이라는 룰(숫자) 때문에 뭔가 저지당하는 건 인종차별이란 마음으로 쓴 곡이라는데, 여기에 실력있는 편곡자 우효원씨 손을 거쳐서 완성된 곡입니다.

이 곡을 인천시립합창단이 먼저 노래를 불렀는데, 가사 내용은 물론 사람의 감정 깊숙이 파고드는 맬로디에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합창단은 이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저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감동어린 표정을 지었는데, 그 중 배우 이주실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어요. 이주실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는데, 도대체 왜 그녀는 눈물을 흘렸을까요?


지난주 청춘합창단 오디션에서 이주실은 최종 맴버로 뽑혔습니다. 그녀는 지난 1993년 유방암 판정으로 암이 늑골까지 전이돼 죽을 고비를 넘겼지요. 68세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소녀같은 감성으로 'When I dream' 노래를 불렀는데요, 연극배우라는 타이틀을 버린 뒤 다른 사람처럼 잘 따라갈테니 가르쳐달라는 그녀의 호소대로 최종 합창단 맴버로 뽑혀 용인에 왔는데 첫 날부터 눈물을 보인 겁니다. 그녀의 인생은 김태원의 곡 '사랑이란 이름을 더하여'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를 들으며 마치 자기 인생을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김태원이 심혈을 기울려 자작곡한 '사랑이란 이름을 더하여'란 곡의 가사를 한 번 볼까요.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 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저 바람에 실려가듯 또 계절이 흘러가고 눈 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
그리움이란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중략)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가려무나 가려무나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무나 아름답게 다가오라 지나온 시간처럼...


김태원의 곡은 아름답고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에 딱 좋은 곡이죠. 특히 상처가 있는 사람이 들을 때는 그 상처를 다시 되뇌이게 하면서도 그 상처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러 일으키게 하는 곡이라고 느꼈습니다. 즉, 상처로 인해 고통받았던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치료자 역할을 하는 곡이었는데요,  김태원의 아픈 경험에서 나온 곡입니다. 그는 '남격'을 촬영하면서 올해 초 위암선고를 받았는데, 당시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나올만큼 절망과 좌절을 맞보며 느낀 점이 많았지만 이를 다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아픔과 상처를 '사랑이란 이름을 더하여' 노래로 담아낸 것인데, 누구보다 이주실 가슴에 동병상련의 아픔과 상처로 와 닿았을 것입니다.


이주실은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라는 부분에서 눈물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유방암 판정을 받고 거의 죽다 살아났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 가사 부분이 아프게 와닿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녀의 눈물에 쌩뚱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김태원 노래를 들을 때는 이주실처럼 눈물을 쏟을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김태원 노래는 사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에 딱 좋은 곡이었어요. 노래가 끝나고 합창단 이곳 저곳에서 감동의 물결이 출렁거렸고 이주실은 계속 눈물을 훔쳤는데요, 그녀의 삶과 아픔을 담아낸 눈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심신의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그 상처가 아물게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텐데요, 그 중의 하나가 음악이라고 봐요. 기억하기도 싫은 그 아픔에 잠시 눈물도 보였지만, '눈 사람이 녹은 자리 코스모스가 피었네'라는 가사처럼 유방암 상처가 아물고 청춘합창단 단원으로 좋은 날을 맞았으니 배우 이주실에게 이보다 더 기쁜 날이 또 있겠는가 싶습니다. 이렇게 '사랑이란 이름을 더하여'가 벌써부터 심금을 울리니 그 곡이 완성되는 날에는 '넬라판파지아'를 뛰어넘는 또 한번의 폭풍감동과 눈물로 이 땅의 모든 어머니, 아버지들의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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