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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도 유재석-1박 강호동, 리더십의 결정적인 차이?

by 피앙새 201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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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강호동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는 글은 그동안 많이 나왔는데요, 지난주 '무한도전-조정특집'과 '1박2일-폭포특집'에서 유재석, 강호동의 리더십을 보니 결정적인 차이가 보였습니다. 여기서 유재석, 강호동의 리더십을 두고 '누가 더 낫냐?'의 문제를 얘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1박2일' 폭포특집에서 보인 강호동의 '배신' 리더십, 그리고 무한도전 조정특집에서 보인 유재석의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십을 놓고 보면 분명한 특징이 보입니다. 즉, 강호동은 자신이 망가지고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다른 맴버들을 살리는 악역 리더십이고, 유재석은 자신은 망가지지 않지만 다른 맴버들을 생각하는 배려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재석, 강호동 리더십의 결정적인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강호동의 '악역 리더십'을 한 번 볼까요? 폭포특집에서 강호동은 제주도 엉또폭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김종민과 함께 배신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강호동은 배신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배신을 때렸는데요, 강호동이 비난을 무릅쓰고 이수근을 버리고 배신을 한 것은 재미와 웃음을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봅니다. '1박2일'은 예능이지 다큐가 아니잖아요. 강호동은 이수근이 얘기한 대로 배신으로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을 수 있지만, 비난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신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강호동은 이렇게 자신이 욕먹을 걸 뻔히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늘 악역을 자처해왔습니다. 이승기가 쓴 라디오 편지 사연을 보면 강호동의 악역 리더십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승기는 편지에서 '호동이형은 본인이 배신하고도 찝찝하고 미안했던지 하루종일 예능에서 정직한 이미지와 착한 행동만 하는 것은 예능인으로서 직무유기라고 끊임없이 얘기하더라구요. 예능을 위한 형들의 악역 자처 및 우기기 등이 어쩌면 프로그램을 위한, 혹은 후배들을 위한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했습니다. 이승기 편지를 보면 동생들을 생각해 악역을 자처하는 맏형 강호동의 마음이 짠하게 묻어납니다.

강호동이 이수근을 버리고 배신을 때린 것을 두고 '강호동=배신자'라고 생각하면 안되죠. 강호동은 예능의 재미를 위해 자신의 이미지까지 희생시켜 가면서 배신의 길을 택했으니 오히려 박수를 받고 칭찬을 받을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호동 말대로 시청자들에게 예쁨 받고 싶을 건 마찬가지일 거에요. 폭폭특집 뿐만 아니라 강호동은 방송을 위해 악역을 자처해왔고, 그래서 유재석에 비해 안티도 많습니다. 이렇게 강호동은 자신을 죽이면서까지 '1박2일'과 이승기 등 맴버들을 살리기 위해 그의 말대로 직무유기를 하지 않은 겁니다. 만약 강호동이 직무유기를 한다면 '1박2일'은 재미가 없을 거에요.


예능 프로의 재미를 위해서는 누군가 이미지를 희생시켜야 한다면 '1박2일'에선 강호동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1박2일'은 강호동이 직무유기를 하지 않았기때문에 국민예능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강호동은 '배신'이란 단어 자체도 자신이 직접 그 주연으로 나서면서 재미와 웃음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유재석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조정특집에서 유재석이 줄곧 보여준 리더십은 배려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정은 지금까지 해왔던 봅슬레이, 레슬링보다 몇 배 더 힘들었던 운동이었습니다. 유재석은 훈련때나 실제 경기 당일, 자신도 힘들었지만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월 30일, 2천미터를 완주후 하하는 너무 힘든 나머지 구토까지 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하 뿐만 아니라 다른 맴버들 모두 힘들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어요.


유재석이라고 왜 힘들지 않겠어요. 완주 후 입에서 침을 흘리는 것을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상황인데도 콕스 정형돈을 향해 '형돈아, 장하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유재석이 정형돈에게 가장 먼저 '수고했다'고 얘기한 것은 그만큼 정형돈이 콕스 자리에서 마음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정형돈은 무한도전팀이 꼴찌란 걸 알면서도 맴버들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내도록 하기 위해 '하얀 거짓말'을 하며 울부짓듯이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정형돈의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정형돈 앞에서 노를 저은 유재석이 왜 그의 마음을 모를까요? 경기가 끝난 후 가장 먼저 정형돈에게 '수고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 바로 유재석의 배려입니다. 정작 자신도 힘들지만, 맴버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격려해주는 배려가 바로 유재석 리더십입니다. 사실 유재석은 가장 힘든 8번 자리에서 젖먹던 힘을 다해 노를 저었지만,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격려할 줄 아는 리더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유재석의 눈물에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감동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강호동, 유재석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진행하는 프로와 맴버도 다릅니다. 그래서 똑같은 리더십을 보이기 어렵고, 누구의 리더십이 더 낫다, 아니다를 논하긴 사실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최고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당대 최고의 예능MC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두 사람의 리더십은 극과 극(악역과 배려)인 것 같지만, 극과 극은 서로 통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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