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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제작진이 간과한 실수는?

by 피앙새 201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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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50을 훌쩍 넘어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 지난 주 첫 회부터 폭풍 감동은 물론 뜨거운 눈물을 쏟게 했습니다. 어제도 최고령 이혜진자(90세)씨가 나와 몇 번이고 재도전 하는 것을 보고 사람의 열정은 나이로 막을 수 있는게 아니란 걸 느꼈어요. 또한 전직 음악교사이원배(55세)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실에서 나와 15년 만에 '솔아 솔아 푸른 솔아'를 불렀는데, 그 도전과 열정에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이런 열정이 심사에서 탈락한 사람들이라고 없을까요?

이런 열정과 도전정신,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는 사연은 방송에 나온 사람뿐만 아니라 아깝게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인터넷과 우편으로 접수한 신청자가 무려 3,000여명인데, 이중 심사를 거쳐 오디션에 참여한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진 모릅니다. '남격' 공홈에 보니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은 개별 연락을 했다고 하는데, 연락을 받지 못한 사람은 탈락인 셈입니다.


'남격' 제작진이 오디션 심사를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탈락한 사람 중 방송에 나오지 못한 사람이 더 애절한 사연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겁니다. 서류심사는 물론 오디션에서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떨어뜨려야 하는지가 더 난감했을 거에요. '남격' 공홈에 올려진 이창용씨 사연을 보니 방송 출연자 못지 않더라구요. 이창용씨 아버지는 오디션 첫 날, '세시봉'을 부른 이수봉씨라고 하는데요, '청춘합창단' 두 번째 방송에도 나오지 않는 걸 보니 떨어진 게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이수봉씨는 유방암 수술 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 때문에 출연했다고 하는데, 오디션을 볼 때 이런 말은 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습한 대로 열심히 한 결과 심시위원들로부터 기립박수까지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분이라면 다음주 방송에 나올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됩니다. 지금 방송에 나온 참가자들 중 많은 사람이 합격할 거란 생각을 해보면, 일단 방송에 나오지 않은 분들은 합격이 어렵다고 보는 거에요. 만약 이수봉씨가 다음 주에도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면 탈락할 확률이 높겠지요.


청춘합창단에 도전한 사람 중 어느 한 사람의 사연이 절박하지 않겠습니까? 3천여명의 지원자 중 서류심사로 오디션 참가자를 뽑을 때 선발기준이 어땠는지에 대해 제작진은 전혀 알리지 않았습니다. 처음 합창단을 모집할 때는 '노래를 사랑하고 합창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는데, 오디션에 참석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도전자의 열정과 희망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겁니다. 그래서 탈락한 사람들이 '남격' 제작진에게 계속해서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 공개를 요구하는 겁니다.


이런 요구는 오디션 과정에서도 나올 수 있습니다. 서류심사 통과 후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이 적어도 몇 백명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방송에 나온 사람은 이번주까지 고작 25명 내외입니다. 오디션 방송이 끝날 때까지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참가자가 대부분일 겁니다. 제작진이 기구한 사연을 갖거나 노래를 아주 잘하는 사람 위주로 방송 편집을 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이수봉씨처럼 방송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자신들보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도 합격했는데, 왜 나는 탈락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지금 청춘합창단 심사위원은 윤학원, 김태원, 박완규, 임혜영 등 4명입니다. 이경규 등 '남격' 맴버들은 참관자일 뿐이죠. 심사위원들은 첫 오디션때 심사기준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심사위원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뽑아도 아무 소리 하지 말라는 것과 같습니다. 예능 프로기 때문에 제작진 뜻에 따라 뽑을 수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심사기준을 제시해야 탈락자들이 반발을 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남격' 제작진이 '하모니'편에 이어 또 다시 합창단 카드를 꺼낸 것은 감동 코드가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 감동 이전에 3천여명의 참가자들의 기구한 사연 하나 하나를 너무 쉽게 생각한 듯 합니다. 오디션에 나온 사람이나 탈락한 사람들 차이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류를 제출한 모든 사람에게 다만 30초라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겁니다. 슈퍼스타K는 2백만명의 참가자들도 일일이 다 오디션을 하는데, 고작 수천명 오디션도 못하면서 어떻게 감동의 합창단을 만들 수 있을까요? 노래할 기회도 주지 않고 서류 심사만으로 수천명의 지원자 열정을 무참히 무너뜨린 것이 청춘합창단 제작진이 간과했던 실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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