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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김연아 환영행사 불참, 오죽 힘들었으면 아플까

by 피앙새 201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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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일)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YTN으로 생방송되는 평창 유치단 귀국행사를 잠시 보게 됐어요. 김연아가 보고 싶어서였는데, 한편으론 입국장 로비에 진을 치고 있는 수많은 카메라를 보니 걱정이 앞서더군요. 기자들이 유치단 중에서 연아에게만 포커스를 맞출 게 뻔하기 때문이죠. 김연아가 고생한 것은 국내외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지만 너무 과도하게 그녀를 띄우는 건 어쩌면 연아도 원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유치단이 출입문을 열고 나오는데 김연아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게 왠일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김연아가 몸이 너무 안좋아 다른 게이트로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하더군요.

어린 나이에 그 큰 일을 치루었으니 긴장이 풀려 아플만도 하겠지요. 처음 환영행사를 볼 때 김연아 모습이 잠깐 나오긴 나왔어요.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카메라가 따라 붙었는데, 다른 사람은 관심도 없고 오직 김연아만 따라가고 있더군요. 그런데 연아 표정을 보니 배를 움켜쥐며 미간을 찌뿌렸고, 표정도 굳어있더군요. 긴장해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환영행사장에서 진행자가 먼저 연아가 몸이 너무 안좋아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아팠으면 그냥 갔을까요?


김연아를 기다리던 기자들은 맥빠진 일이겠지만요, 저는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과도하게 김연아에게만 질문이 몰리다보면 같이 고생한 다른 유치위원들에게 김연아가 미안하잖아요. 안그래도 연아가 나중에 뛰어들었는데 그 공은 다 차지한다고 비난하는 사람까지 있는데, 환영행사마저 김연아에게 몰리면 또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참 많았을 거에요. 이런 면에선 참 다행이라 생각해요.

김연아는 왠만하면 환영행사에 참석했을텐데, 그만큼 몸이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얼굴이 너무 안돼 보이더라구요. 저녁에 뉴스를 보니 방콕공항에서 연아가 너무 고열이라 의료진의 진료까지 받았고,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누워서 올 정도였다니 가슴이 짠하네요. 얼마나 긴장을 많이 하고 고생했으면 몸살이 날까요? 글쓴이도 2년 전 워킹맘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신경을 너무 써서 신경성 위염에 걸린 적이 있는데요, 정말 위가 아파 죽을 뻔 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더반에서 그 고생을 다 한 후 평창 유치에 성공한 후에야  눈물을 펑펑 흘리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연아는 강해보여도 속은 참 여린가 봐요.


이번에 김연아가 환영행사에 나타나지 않을 것을 두고도 보이지 않는 윗선에서 일부러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는 이상한 루머까지 나돌더군요. 연아에게만 관심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랍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정작 김연아는 급성위염으로 쓰러질 듯 배를 움켜쥐고 귀국했는데, 이런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는데, 좀 적당히들 하시죠.

언론에서 '김연아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하는 것이 연아에겐 오히려 부담이 됐을 겁니다. 유치성공 후에도 비난을 받으니 연아로서는 끝나서도 마음 고생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치 성공 후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전할 정도로 인터넷을 많이 하는 김연아가 황당한 악플들을 보고 행여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되네요. '키스앤크라이' 출연, 빙상장 건립 등을 두고도 비난이 많았으니까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은 김연아 외에도 뒤에서 보이지 않게 땀흘린 모든 유치팀이 일등공신입니다. 누가 더 잘했느냐를 따질 사안이 아니라는 거에요. 유치팀이 김연아를 전면에 내세운 건 그녀가 피겨퀸으로서 이름과 얼굴이 잘 알려졌기 때문에 김연아를 간판으로 내세운 겁니다. 김연아는 젖먹던 힘을 다해 그 간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고, 유치 성공 후 기력이 다 떨어진 겁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연아양에게 너무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데, 그 신세를 언제 다 갚을까요?

밝은 모습으로 귀국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막상 연아가 아파서 그냥 갔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만큼 김연아는 평창과 국가를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뛰었다는 겁니다. 아파서 그냥 갔다고 하는 데요, 연아양이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아 밝고 환한 모습을 보길 기대합니다.
이제 더 이상 연아양을 힘들지 말게 하고 대신 우리 국민들이 연아의 눈물을 닦아줄 차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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