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대박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이며 볼만큼 즐거웠고, 깨알같은 재미에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으니까요. 일곱팀이 호흡을 맞추며 50일간 흘렸던 땀과 열정들이 무대에 고스란히 나타났고, '어느 팀이 대상이냐?'는 사실 의미가 없었어요. 김태호PD도 이런 시청자의 마음을 읽었나요? '축제를 즐겼던 모두가 대상'이라는 자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는데요, 참가한 일곱팀 모두 대상을 받는 멋지고 아름다운 무대였어요.

무한도전 가요제를 보면서 '나가수' 생각이 났어요. 참가팀도 7팀으로 똑같고 출연팀 모두 준비도 많이 했고, 자존심을 건 열정을 가지고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에요. '나가수'나 무한도전 모두 예능인데요, 무도 가요제를 보는 내내 '나가수'와는 다르게 긴장감도 없었고 참가자나 시청자들 모두 축제의 한마당을 즐겼던 시간이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서해안가요제가 '나가수'보다 오히려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래서 무한도전 가요제가 '나가수'를 압도한 5가지 이유를 한 번 생각해봤어요.


첫째는 순위에 대한 압박감이 없었어요. '나가수'가 온갖 루머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순위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봅니다. 내노라 하는 가수들이 출연해 아무리 순위는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7위(꼴찌)를 하면 자존심 상하기 마련이지요. 무도 가요제를 보면서도 혹시 대상과 꼴찌가 가려지면 꼴찌팀 썰렁하겠다 싶었는데,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나봐요. 심사위원도 누군지 모르지만 마지막 심사 결과 발표때 대상만 발표한다고 하길래 '그럼 그렇지' 했어요.

처음 유재석 이적의 '압구정날라리'팀이 대상이라고 했을 때만 해도 나머진 모두 2등이구나 했는데, 계속 대상을 발표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2팀이 공동대상인가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 뒤로도 계속 대상팀이 나오는 걸 보고 빵 터졌어요. 무도가요제는 순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어요. 사실 개성이 강한 저마다의 음악과 가수들을 두고 1등....부터 7등까지 순위를 매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둘째는 스포가 없었어요. 이번 서해안가요제는 녹화 장소인 행담도가 하루 전에 알려져 김태호PD가 '행담도 오면 개고생'이라며 제발 오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는데도 5천명이 넘는 인원이 현장에서 가요제를 직접 보고 즐겼습니다. 사실 무도 가요제는 관객이 별로 없어야 제맛(?)인데, 열광적인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하니 1,2회와는 또 다른 맛이 나더라구요.
경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모두 돌아간 뒤 참가팀만 모여 따로 순위 발표를 한 것은 '나가수'와 똑같았습니다. 관객이 많이 왔기 때문에 일곱팀중 누가 대상이냐, 아니냐를 두고 방송 전 '무도 가요제 1등은 ○○팀'이라는 스포가 나돌만도 했는데 전혀 없었어요.

셋째는 감동적인 자기 노래를 불렀다는 거에요. 이번에 참가한 일곱팀은 '맴버+가수(작곡가)' 조합으로 자기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들을 들고 나왔습니다. '나가수'처럼 청중평가단 추천곡이나 제작진이 준비한 노래가 아니라는 거에요. 아무리 뛰어난 가수라도 남의 노래를 부를 때는 부담이 되지요. 그래서 자기만의 개성,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무도 가요제' 출전팀은 50일 동안 곡을 만들고 그 곡으로 연습을 해서 일곱팀 모두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을 만큼 매력이 넘쳤습니다.


바다는 길과 '바닷길'이란 팀으로 나와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열창했는데요, 이 노래는 길의 어머니 편지를 보고 어머니에 대한 경험담을 서로 이야기하다가 만든 노래였어요. 바다가 이 노래를 부를 때는 마치 '나가수'를 보는 듯 했는데, 가요계 요정이 디바로 귀환하는 모습이었어요. 어디 이뿐인가요? 유재석은 가요제가 다 끝난 후 이적과 특별무대를 꾸며 '말하는 대로'를 불렀는데, 10년간의 무명시절을 떠올렸는지 유재석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는데, 가슴이 먹먹하게 만들며 짠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넷째는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취지입니다. 매년 그래왔지만 이번 서해안가요제 역시 앨범판매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도울 예정인데, 앨범은 현재 성황리에 예약판매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연말이면 달력을 판매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참가 준 정재형, 이적, 싸이, 10센치, 바다 등도 무한도전의 아름다운 뜻에 흔쾌히 동의해 뜻깊은 앨범을 만들게 됐습니다.

'나가수' 출연가수 중 임재범은 콘서트 티켓 암표가 100만원이 넘고, CF가 폭주하는 등 주가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어디 임재범 뿐인가요? 박정현, 윤도현 등 참가가수들의 CF, 음원판매 수익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나가수' 출연가수들은 팬들의 인기로 얻은 돈이 개인적인 수익이지만, 무도가요제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어요. 무한도전 팬들이 매년 달력이나 가요제 앨범을 사주는 이유도 바로 불우이웃돕기에 동참하기 위한 겁니다.


마지막으로 예능의 본질을 살렸다는 겁니다. '나가수'도 예능인데, 방송이 끝나기만 하면 온갖 구설수로 얼굴을 다 찡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능 프로는 즐기자고 보는 건데, '나가수'는 다큐를 보는 듯 정말 심각하게 보게 됩니다. 좋아하는 가수의 성적이 하위권이면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며 제작진의 음모론까지 들고나오니까요. 또 출연하는 가수들은 순위에 집착한 나머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고래 고래 성량 자랑을 합니다. 가수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즐기는 모습을 보일 수가 없지요.

이번 서해안가요제에 참가한 가수들은 관객(시청자)과 함께 즐기는 화끈한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느 팀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을만큼 최선을 다한 무대였어요. 마지막 철싸팀(싸이+노홍철)의 노래가 끝난 후 참가팀 모두가 전원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음악을 통해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예능은 예능으로 볼 수 있게 해야지,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심각하게 본다면 그 프로는 예능이라고 볼 수 없지요.

개인적으로 서해안가요제는 경쟁이 아닌 진정한 축제의 한 마당이 뭔지를 확실히 보여준 특집이었다고 봅니다. 예년과 달리 제작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천명이 행담도까지 와준 것은 팬들의 애정이라고 보지만, 그 팬들로 인해 무도가요제가 더 빛났던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네요. 무도 가요제는 관객이 없는 썰렁한 무대가 제맛이었잖아요.
매년 무도가요제는 숱한 화제를 낳았는데, 올해는 공교롭게 7개팀이 나와 '나가수'를 생각하게 만든 가요제였습니다. 서해안가요제가 '나가수' 디스한 것이 아니냐고도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요, 그만큼 '나가수'를 능가한 멋지고 아름다운 무대였다는 거 아닐까요?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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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제 못봤는데...리뷰 잘 보고가요.
    재방 챙겨보고 싶네요.ㅎㅎ

  2. 온누리 2011.07.03 08:0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모두가 다 대상을 수상했다고요
    오늘은 행진도 가요제가 대리인 듯 합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 빗길 우의하시고요

  3. 수미토깽이 2011.07.03 09:4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래서 2년마다 오는 가요제를 기다리는 거죠^-^
    무한도전이 진리.

  4. 니가수 2011.07.03 11: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개그맨이 꽁트에서 개그하는거랑 예능에서 개그하는거랑은 다르죠.
    글쓰기 위해 너무 나가수를 끌어들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외에는.. 잘보고 갑니다.

  5. 주인장깨서는... 2011.07.03 12: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압도라는 뜻을 모르시던가 아니면 타이틀을 자극적으로 지으려고 갖다 붙이신것 같네요. 압도한 이유중에 불우이웃과 스포얘기는 정말 실소가 나오네요. 장점이나 다른 좋은 단어가 있는데 어울리지도 않는 '압도'라는 말을 쓰시는게 영 불편하네요.

    • ㄷㄷㄷ 2011.07.06 10:36  수정/삭제 댓글주소

      돗코/// 님은 이 블로그 처음 오나보죠
      다른 글들도 좀 읽어보시길

  6. ㄷㅇㅎㅁ 2011.07.03 16:4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런 블로그 글들이 왜 상위권에 올라오는지 정말궁금하다..

    전혀다른 예능프로를 억지로 자기입맛대로 끼워맞춘 글로밖엔 안보이네..

    뭐 불우이웃이니..스포니...ㅎㅎㅎ .. 가소롭소이다..

    제발 되도않은 글 올리지 마셈.

    • 돗코 2011.07.03 21:28  수정/삭제 댓글주소

      전 나가수 보다가 안보는 케이스라서...이 글 쓴 분의 의견에 동의하거든요. 자기의 입맛이지만...이 분의 입맛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아시나요? 지금 음반 차트에 무도 음반이 상위권이라는 건? 그리고 수요일에 '말하는대로'도 풀립니다. 그 땐 아마 그게 1위겠죠..무언가 이상해진 나가수...실망해버린 사람들에게 이번 무도 가요제는 청량함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댓글 쓰신 분도 자기 입맛에 너무 심취해 있는건 아닌지 반성해보시길...

  7. 이거 봐라 2011.07.03 21:5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기부에 대해서 얘기했죠 무한도전 멤버는 직업이 개그맨 이고 무한도전에 출연한 가수들은 다 출연료 받거든요 그리고 나가수는 직업이 가수입니다. 노래로 먹고 살아요 무한도전은 개그맨이 출연해서 출연료 따로 받져.
    그냥 그렇게 무턱대고 비판하지말아요. 나가수는 직업이고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의 한코너입니다. 명심하세요

  8. 뭐 저도 2011.07.03 22:1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무도빠지만.. 나가수보다 준비기간이 길잖아요 ㅎ..

    • 맞아요 2011.07.04 00:10  수정/삭제 댓글주소

      기본적으로 저거 일주일 주는 거랑 비교를 한다는 거 자체가..ㅎㅎ 게다가 나가수에서 긴장감 빼고 예능으로 살리면 그게 나가순가? 나가수의 묘미를 모르는 글.

  9. 그렇죠 2011.07.03 22: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정말 win-win인 방송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태호pd정말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네요

    이런 멋진 가요제가 계속 열였으면 합니다

  10. 진정 즐기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11. wunderkammer 2011.07.05 21: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무도가요제를 이런 식으로 매주 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셨나요?
    2년에 한 번 하는 특집프로를
    매주 하는 프로와 비교하시면 안 되죠.

  12. 지나가다가 2011.07.07 15:2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저는 나가수의 노래를 얼마나 '잘하나' 로 가수를 평가하면서
    '잘하지 못하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방식이 너무 숨이 막히더라고요.
    말로는 매번 1등이나 7등이나 별 차이 없다고는 하지만,
    1등부터 7등까지 순위를 평가하고 매기는 그 방식은,
    순수하게 노래를 감상해야할 방청객마저 곡을 듣는 순간에까지
    '누가 1등인것인가' '누가 누구보다 낫나' 하는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결국 나가수에 출현하지 않은 다른 가수들이나 실력의 검증(?)
    없이 나가수에 참여한 어떤 가수에게 돌려지는 배타적 성향으로 이어지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그들의 노래는 함께 따라 부를 수 없는 노래라는
    것도 좀 아쉬운 점인데요. "그 명곡을 그렇게 부르면 안된다" 하는 댓글을 봤는데
    어떤 곡과 가수를 '범접할 수 없도록' '신격화' 하는 것 같아 영 맘이 안좋더군요.
    뭐..... 수준높고 아름다운 노래도 분명 있어야 하는 건 맞는거지만,
    이런 평가와 경쟁체제는 제가 버티기엔 좀 힘든 방식인가봅니다 ^^;
    그래서 무한도전이 좋더군요.... 특히나 '노래 못하는 사람도 함께' 참여하는
    그 방식이요. 사실 노래를 망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전문가와
    전문가가 함께 좌충우돌하며 노래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가슴 따듯하더군요.
    완성된 노래는 함께 따라부를 수도 있고, 순위에 연연할 필요도 없어
    자기만의 방식이 그대로 담겨있는 자유로운 노래인 것 같기도 했고요.
    아무튼 두 프로 다 괜찮은 프로입니다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