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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나가수' 김제동, 보기 불편한 큰절 사과

by 피앙새 201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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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하면 '개념'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가수' 파문으로  약간의 상처를 입었죠. 김건모 재도전 파문은 김제동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면 되는데, '언플'이라 할 만큼 지나치게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나가수' 파문으로 그와 절친한 모 정신과의사가 트위터를 통해 '김제동이 울고 울고, 몸을 떨며 운다'며 상담 내용을 발설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많았었죠. 환자의 개인 상담 내용 누설 차원이 아니라 김제동과 정신과의사가 짜고 일부러 올린 글이라는 의심을 샀기 때문입니다.

일단 엎지러진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재도전 파문으로 이미 김영희PD가 교체되고, 당사자인 김건모마저 사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가수'는 한 달간 재정비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수들도 계속 출연할 지, 말 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윤도현의 매니저로 출연한 김제동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자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어제 또 김제동은 트위터를 향해 맨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올리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 절이 의미하는 건 '나가수' 파문에 대한 사과 말고 또 있겠어요?


이쯤되면 김제동도 '언플의 대가'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동안 민감한 정치 사회 문제가 생길 때마다 트위터를 통해 한 마디씩 툭 던진 말들이 잘 먹혔기 때문에 큰 절 사과도 잘 받아줄 것으로 생각했을지 몰라도 오버의 극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제동이 큰 절로 사과할 정도로 잘못했다면 정말 큰 절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제동이 재도전을 언급한 것이 무슨 그리 죽을 죄라도 되나요? 정말 큰 죄라고 뉘우치는 의미였다면 사진뿐만 아니라 말로 '여러분에게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좀 더 자중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절로 용서를 빕니다.'라고 해야 맞는 겁니다.

물론 대중들과 소통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자세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가수' 파문 후 김제동이 직접적으로 사과한 적은 없습니다. 주변의 지인(정신과의사)을 통해 본인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전달했고, 엎드려 절을 하는 사진도 '나가수' 파문에 대한 사과의 뜻이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진인지 모릅니다. 다만 언론과 네티즌들이 재도전 발언에 대한 사과일 것이다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사태가 생각보다 겉잡을 수 없이 커진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있을텐데, 그 부담감을 확실하게 털어버리려면 트위터를 통해 공개 사과를 할 것이지, 왜 장난처럼 사진을 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평소에 보이던 김제동 모습과 다르다는 겁니다. 그래서 큰 절 사진을 '설정샷'이라고 비아냥 대는 사람도 많습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말이 없기 때문이죠. 시간은 지났지만 아직 '나가수' 파문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그에 대한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사진같아 보기 불편할 정도입니다. 김제동이 어떤 의도로 사진을 올렸는지 모르지만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에 대한 입장 하나 없이 띄운 큰 절 사진은 시끄러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김제동의 행동을 보면 '과유불급'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무엇이든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죠. 개념 김제동이 잘못하면 '오지랖' 김제동으로 비출 우려가 많습니다. 정말 오지랖을 보여주고 싶다면 지금 김영희PD 구명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절 사진을 올리기 보다는 '쌀집아저씨, 한 번 살려주시면 안되나요?'라는 글로 '나가수'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큰 절 사진 올려서 '잘못했으니 용서해주세요!'라는 느낌의 사진은 혼자만 살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거든요.


'나가수' 파문으로 가슴에 남은 상처를 떨쳐버리려는 김제동의 마음을 이해못하는 바가 아니에요. 그러나 큰 절 사진 하나로 그 상처가 아물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쿨한 마음이었다면 진지하게 사과해야 합니다. 물론 재도전 발언이 큰 잘못이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나가수' 파문에 대한 공동 책임이 김제동에게 없는 건 아니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죠. 그러나 그 실수를 인정하고 어떻게 사과하느냐에 따라 대인배냐, 소인배냐가 결정된다는 걸 김제동이 왜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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