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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밤밤' 정선희, 왜 '무릎팍'에 못 나올까?

by 피앙새 201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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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정선희의 방송활동이 이제 본격화됐나봐요. 작년 8월에 '놀러와' 출연에 이어 지난주 '해피투게더3', 그리고 어제 '밤이면 밤마다'(이하 '밤밤')에 잇따라 나오는 걸 보니 이제 방송 3사에서 정선희의 얼굴을 자주 보게 생겼어요. 조만간 예능 하나 고정으로 꽤차고 나올 것도 같네요. '밤밤'의 청문회주인공으로 정선희와 공형진이 나왔는데, 사실 포커스는 정선희에 맞춰졌어요. '해투3'야 그저 웃고 즐기는 프로지만 '밤이면 밤마다'는 선입견을 반박하는 청문회 성격이라 뭔가 정선희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마침표를 찍겠구나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나요? 그냥 변죽만 울리다 끝난 느낌이었어요.

어제 '밤밤'에서 정선희는 그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스스로 두려워 해 위축된 채 생활했는데, 이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하네요. 참 다행이다 싶어요. 그런데 그녀가 방송에 나오기만 하면 확인되지 않은 갖가지 의혹과 비난들로 게시판이 도배되다 시피 하죠. 이는 그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글도 있지만, 어느 방송에서도 속시원하게 해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마치 화장실 갔다가 뒷처리를 하지 않고 나온 마냥 그녀의 말은 늘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어요. 정선희 말로는 해명을 하면 할 수록 근거없는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때문에 해명을 못한다고 하네요.


정선희를 둘러싼 의혹들을 속시원하게 풀려면 최소한 '무릎팍도사' 정도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무릎팍도사'는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들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는 면죄부(?) 프로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이 무릎팍도사 면죄부를 받고 열심히 활동하거든요. 그런데 왜 그녀는 '무릎팍'이 아니라 '밤밤'에 출연했을까요? 뒤짚어 보면 정선희는 왜 '무릎팍'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게 궁금하더라구요. 

대학시절 정선희는 SBS 출범 당시 공채 개그맨 1기로 입사해 SBS에서 먼저 이름과 얼굴을 알렸죠. 정선희가 '무릎팍'이 아닌 '밤밤'에 출연한 가장 큰 이유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친정같은 곳에서 마음 편히 해명할 기회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녀의 남편 고 안재환이 죽은 후 7개월만에 칩거를 끝내고 2009년 4월 라디오로 복귀(정선희의 러브FM)한 곳도 SBS고, 1년 3개월간의 칩거 후 공중파 TV에 처음 얼굴을 내민 곳(좋은 아침)도 바로 SBS였잖아요. 그녀가 데뷔한 곳이고, 어려울 때 다시 손을 내밀어 준 SBS를 통해 해명하는 것이 그나마 다른 방송사보다 마음이 편하겠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김제동의 보호막 때문이에요. 김제동은 방송에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질문을 하지 못해요. 오히려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할 정도로 배려심이 뛰어납니다. 지난해 8월 '놀러와'에 정선희가 출연했을 때 김제동은 '37.5도 뜨거운 친구'로 나와 정선희에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정선희가 세상이 무섭고 원망하는 마음이 늘어갈 때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김제동이었어요. '밤이면 밤마다'에 고정MC로 나오는 김제동이 있다는 것이 정선희에게 마음이 편했을 거에요. 그녀 역시 김제동에 대해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그러자 탁재훈이 청문회에 나와서 '지금 이해할 때에요!'라며 가시 돋힌 말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 김제동의 배려심은 뛰어났어요.

김제동은 정선희가 꺼내기 힘들어했던 고 안재환 죽음에 관련된 질문을 했는데요. 정선희는 스스로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피했는데 그 시선의 중심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었다고 하네요. 즉 자기 스스로 불편한 시선을 가슴에 담고 살아왔기 때문에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사람들 앞에 나타나기가 두려워 방송국에서는 화물전용 엘리베이터까지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물러서지 말고 대중들이 갖는 의혹에 마침표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해 방송에 출연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절대 사악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힘주어 강조했어요. 그녀의 해명을 듣자니 SBS가 깔아놓은 멍석과 김제동의 보호 속에 어려운 질문을 대충 얼버무리며 뭉뚱그려 넘어간 느낌입니다. 핵심은 전부 비켜가고 주위만 맴도는 답변을 20여분 듣자니 오히려 더 반감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만약 정선희가 '무릎팍'에 출연하면 김제동같은 보호막이 전혀 없어요. 그녀가 아무리 말을 잘한다 해도 강호동의 날카로운 질문을 피해가기엔 자신감이 없었나봐요. '밤이면 밤마다' 역시 청문회 포맷이라 게스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청문회' 의미는 전혀 살리지 못했어요. 함께 출연했던 공형진이 쌍빈(현빈, 원빈)과의 전화 통화로 정선희에 대한 '마침표'는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였어요. 그나마 박명수가 '왜 당시(안재환 자살) 해명을 못했을까요?'라며 직격탄을 날렸죠?
 
그런데 그녀는 '만일 내 딸, 내 누이,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과연 그 당시 반응할 수 있을까요?'라고 변명을 했어요. 그렇다면 역지사지로 정선희가 '고 안재환의 가족 입장이었다면?'하고 거꾸로 생각할 수도 있죠. 본인 가족 소중한 것은 알면서 고 안재환 유가족들에게 한 행동은 그녀 말과는 정반대였으니까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대중들이 그녀에게 반감과 오해를 사는 게 아닐까요? 정선희는 이왕에 방송 재개를 했으니 이 참에 '무릎팍도사'에 나와 시원하게 해명 방송을 하는게 어떨까 하네요. 그녀가 왜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지 않은지 어제 '밤밤' 방송을 보니 알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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