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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욕망의 불꽃, 김희정-신은경의 선과 악의 대립

by 피앙새 2010.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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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을 보면 김희정과 신은경의 선(善)과 악(惡)의 대립을 보는 듯 해요. '막장'이라고 하지만 김희정의 청순 가련한 캐릭터가 막장을 덮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으니까요. 극중 윤나영(신은경)이 나쁜 짓을 저지르면 그 악을 윤정숙(김희정)이 다 처리하는 듯 해요. 드라마 제목 그대로 윤나영은 한 여름밤의 꿈같은 '욕망'의 불꽃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고, 윤정숙은 현실의 불꽃 속에서 윤나영이 낳은 딸 백인기(아역 김유정, 후에 서우) 때문에 아프게 살고 있어요.

나영은 자신이 낳은 딸 백인기를 모르고 있어요.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권고했지만 수술 흔적이 생기면 시집을 못갈까봐 난산 끝에 간신히 아이를 낳았어요. 그때 정숙은 나영에게 아이가 죽었다고 했지요. 그 아이가 바로 백인기(서우)에요. 이 아이를 거두어들인 게 정숙이죠. 고아원에 잠시 맡겼다가 나영이 낳은 아이기 때문에 데려다 키운 거지요. 물론 인기에게는 친 딸이라고 했고요. 백인기 역할이 서우인데, 첫 회에 잠깐 나온 뒤 예고편에 계속 등장하는데 6회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듯 하네요.


언니 정숙을 대신해 나영은 욕심대로 대서양그룹 셋째아들 김영민(조민기)과 결혼했지만 영민은 결혼 10년 동안 각 방을 쓸 정도로 정이 없어요. 나영은 미국에서 양인숙(엄수정)이 낳은 아들 민재를 자신의 아들처럼 키웠는데, 민재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위기 위해서죠. 나영은 남편 영민에게 대서양그룹 후계자가 되기 위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어요. 그러나 영민은 그룹 후계자에 관심이 없어요. 나영은 자신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들 민재를 위해 그룹 후계자가 되달라고 애원합니다.

나영이 귀국을 앞두고 신경쓰이는 게 한 가지 있는데 바로 민재의 생모 양인숙(엄수정)이에요. 양인숙은 생모 사실을 숨기고 민재와 두 번이나 만났는데, 나영이 볼 때는 눈엣가시에요. 레슨을 끝내고 민재가 양인숙을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 나영은 극도로 흥분한 채 민재를 다그치면서 눈에 독기를 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민재의 출생의 비밀이 탄로날 것 같기 때문이죠. 나영은 양인숙을 미행하다가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양인숙을 자동차로 치어 죽이려 했어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윤나영의 행각때문에 '욕망의 불꽃' 드라마를 막장, 바로 '악'이라고 하는 거에요. 양인숙은 119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갔다고 하는데, 살아서 나중에 기둥서방과 다시 나타날 것 같네요.


양인숙을 차로 치고 돌아와 나영은 잠든 민재를 보고 '이제는 누구도 너를 빼앗을 수 없어. 민재야, 너 엄마 아들이야'라며 집착 증세를 보였어요. 나영이 양인숙을 죽였다고 해서 이제 마음이 편할까요? 아마 두고 두고 죄인처럼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할 거에요. 신경쓰이던 인숙을 처리하고 이제 귀국만 남았는데, 민재를 두고 영민과의 의견 충돌은 계속되네요. 영민은 민재를 함께 데리고 귀국하자는 거고, 나영은 미국에서 키우면서 하버드대를 보내겠다는 거에요. 잘 키워서 이 다음에 회사를 물려받게 하기 위한 장기 포석이죠. 나영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민재를 통해 욕망의 불꽃을 더 키우려는 겁니다. 대기업 며느리가 되고도 만족을 못하는 나영을 보면서 사람의 욕심은 참 끝이 없다는 것을 봐요.

그렇다면 윤정숙은 어떤가요? 불행이 계속되는데, 이 모든 것이 윤나영 때문이죠. 아버지 철공소에서 마음잡고 일하던 강준구(조진웅)는 결국 사형이 집행됐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준구가 죽은 것도 다 나영의 욕심 때문이에요. 대서양그룹 며느리가 되기 위해 강준구의 질투심을 유발해 정숙을 겁탈하게 했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마저 죽었잖아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귀국 후 언니를 찾아와 반가운 해후를 했어요. 정숙은 나영을 보자마자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어요. 물론 나영이도 눈물을 흘렸지만 왠지 악어의 눈물을 보는 듯 했어요. 그 눈물 속에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을까요?


나영은 강준구의 사형 집행을 미국에서 신문을 보고 이미 알고 있었어요. 정숙에게 돌릴 수만 있다면 세월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고 싶다고 했는데, 이 말이 정말일까요? 나영이가 대기업 며느리가 되기까지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나요? 당장 귀국 전에 민재의 생모를 차로 치여 죽였잖아요. 힘들게 차지한 대서양그룹 며느리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죠. 자신의 욕망에 장애가 되는 일이라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을 나영이에요. 뒤늦게 김영민을 잡은 게 후회가 된다는 말에 정숙은 강준구를 좋아했기 때문에 영민과는 인연이 안됐다며 나영의 눈물을 닦아 주었어요. 나영과 정숙이 똑같이 눈물을 흘렸지만 나영은 악의 눈물이었고, 정숙은 그 악의 눈물을 덮어주고 감싸주는 천사의 눈물같았어요.

나영은 정숙이 혜진을 키우고 있는 것을 알고 강준구의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낳은 딸이지요. 혜진이가 바로 백인기에요. 나영이가 인기를 낳을 때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죠. 이 말 때문에 언니 정숙이가 거짓말로 죽었다고 하고 나영이 대신 키우고 있는 거에요. 나영은 정숙에게 '속으로 나 원망 많이 했지? 내가 언니라면 용서 안했을거야'라고 했죠. 정말 나영이가 정숙이였다면 언니도 죽였을지 몰라요. 그러나 정숙은 '네가 잘 사는 게 나한테 용서 받는 길이다.'라고 했어요. 정숙은 나영이가 한 모든 나쁜 짓을 다 알고 있어도 그 악을 자신의 업보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참, 불행하게 태어난 백인기와 김민재가 어제 바다에서 만났는데요. 학교에서 사형수 딸이라는 놀림을 받은 후 충격을 받은 인기가 자살을 하려던 것을 발견한 민재가 인기를 구하려다가 오히려 위험상황에 빠져 인기가 구해줬어요. 배다른 남매지간인데, 이렇게 처음 만나네요. 오늘 6회부터는 서우와 유승호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고가 됐는데, 서우의 포스가 예사롭지 않네요.


'욕망의 불꽃'은 김희정과 신은경이 선과 악의 모습으로 대립하면서 절묘하게 스토리를 전개해나가고 있어요. 신은경은 낙태, 출생의 비밀, 살인 등 막장의 요소를 그리고 있고, 김희정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가치, 즉 '가족'의 용서를 그리고 있습니다. 신은경, 김희정이 초반부 선악의 대립을 보여줬다면, 이제부터는 유승호와 서우가 바톤을 이어받아 선과 악의 대립을 보여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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