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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MC몽 편집 신정환보다 잔인했다

by 피앙새 201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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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라디오스타'에서 해외 원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신정환이 얼굴 한 번 내밀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편집됐습니다. MC들 전체 모습(풀샷)이 나올 때는 다른 게스트 얼굴을 CG로 처리해 신정환의 모습을 가렸어요. 고작 나온게 신정환의 뒷통수나 오른쪽 팔이 전부였으니까요. 성난 대중들의 정서를 고려해 '라디오스타' 제작진이 신정환 얼굴을 들어내기 위해 고뇌한 흔적이 역력했어요.

어제는 '1박2일'에서 병역기피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MC몽이 편집됐어요. MC몽은 신정환에 비해 풀샷에서는 얼굴이 간간히 보였는데,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한 쪽에 서있는 장면 위주로 나왔어요. 이에 대해 MC몽의 모습이 간간히 나왔다며 '1박2일'팀의 편집이 '라스'에 비해 못하다고 하는데요. 역으로 생각해보면 신정환보다 오히려 더 잔인하게 보였어요. 차라리 MC몽의 모습이 아예 나오지 않았으면 모르겠는데, 한 쪽 끝에 불쌍하게(?) 서 있는 모습이 MC몽의 현실을 그대로 표현해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기 때문이죠. '해피선데이' 300회 특집으로 촬여된 거라 MC몽의 모습을 완전히 들어내긴 어려웠어요. 제작진은 가능한 MC몽 모습을 나오지 않게 하려 했지만, 복불복 때문에 여의치 않았던 겁니다.


'1박2일' 제작진은 경찰이 MC몽을 불구속 입건하자, 어제 방송분부터 출연장면을 삭제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MC몽은 '1박2일' 녹화에도 참여하지 않고 당분간 5인체제로 갈 것입니다. 이 또한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한 제작진의 고육지책입니다. MC몽의 모습이 나오지 않은 어제 '1박2일'은 어딘가 이상했습니다. 다른 맴버들에 비해 MC몽의 단독샷이나 목소리가 별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MC몽의 녹화 분량이 대부분 편집됐기 때문에 병풍 김종민이 오히려 부활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추석특집으로 경북 영주 부석사를 찾아간 맴버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전통 차례상 차리기 이후 잠자리 복불복을 했습니다. 매번 포도당 vs 섭섭당으로 게임을 하다보니 식상하다는 걸 제작진이 알아차렸나요? 이번에는 화합 차원에서 섭섭당과 포도당이 한데 어우러져 2명씩 세 팀이 윷놀이를 하기로 했어요. 이승기와 김종민 vs 강호동과 은지원 vs 이수근과 MC몽, 이렇게 팀 편성이 이루어졌어요. 윷놀이 성격상 한 명씩 윷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MC몽이 윷을 던지는 모습이 나왔는데, 화면이 빨리 바뀌어 윷을 던진 결과만 보여주고 넘어가더라구요. 그리고 이수근과 MC몽이 줄넘기, 제기차기, 탁구, 빨대꽂기 등을 하는 모습은 화면을 빨리 돌려 MC몽의 활약상(?)을 없애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어요.


잠자리 복불복에서는 이승기의 활약이 돋보였어요.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이상하게 이승기보다 한 쪽 끝에서 병풍처럼 서있는 MC몽이 더 눈에 들어왔어요. 사람은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잖아요. 제작진이 국민 정서를 반영해 MC몽을 편집했는데, 의도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모습이 아주 잔인하고 가혹하게 보였어요. 그렇다고 MC몽을 두둔하거나 감싸려는게 아니에요. 일부 시청자들이 '라디오스타'만큼 MC몽 모습을 완전히 들어내길 바랬지만, 일부 모습이 나왔던 게 오히려 더 불쌍하게 보였으니까요. 이를 두고 'MC몽 동정표를 얻기 위한 편집이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 그건 아닌 듯 합니다. 오죽했으면 제작진이 300회 특집을 이렇게 재미없게 편집하겠어요?

6인 맴버 중 MC몽 촬영분을 들어내서 그런지 어제는 흐름이 뚝뚝 끊기는 듯 했어요. 부석사를 찾아가 무량수전을 소개하다가 갑자기 제사상 차리기가 나오고, 이어서 윷놀이와 재미없는 기상미션까지 연결이 이상했어요. 아무리 신경써서 편집했다 해도 6명이 촬영한 화면에서 MC몽만 쏙 빼기는 불가능합니다. '라스'처럼 강호동이나 로고로 MC몽을 가릴 수도 있었겠지만, 제작진은 이렇게 무자비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어요. 명색이 추석특집인데 MC몽 때문에 꼴 사나운 화면이 나가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사실 MC몽만 아니었다면 이번 300회 특집은 2회 방송 분량으로 충분했고, 잠자리 복불복은 정말 대박이었을 거에요. 강호동과 은지원조가 2위 자리를 두고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칠 때 은지원의 빽도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지요. 그런데 이어서 이승기가 윷과 개로 '강호동 말과 바꾸기'를 해서 또 한번 극적인 반전의 재미를 주었어요. 그 과정이 일어나기까지 먼저 1위를 차지한 이수근과 MC몽이 중간에서 얼마나 깨방정을 떨었겠어요? 이런 모습들이 모두 잘려나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1회로 마감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서 300회 특집이었지만 평상시보다 오히려 재미가 더 없었어요.


경북 영주편을 촬영할 때는 병역기피 의혹으로 시청자들이 MC몽의 하차를 요구하던 때였어요. 제작진은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MC몽 하차는 없다'고 했지만, 어제 보니 제작진이 어느 정도 MC몽 사태를 예상한 것 같았어요. MC몽 단독샷은 모두 편집했겠지만 풀샸을 보니 MC몽도 병역기피 의혹으로 뭔가 불안한 것처럼 선뜻 나서지도 않았어요. 그냥 맨 가장자리에서 무기력하게 있는데, 안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던데요. 병역기피 사실 여부를 떠나 MC몽은 촬영 중에도 마음은 딴데 가있는 듯 했어요.

신정환과 비교해 MC몽의 완전히 들어내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글쓴이는 '1박2일'의 편집이 훨씬 잔인했다고 봅니다. 도박으로 비난받는 신정환은 얼굴이 보이지 않아 그나마 방송후 비난이 많지 않았는데, MC몽은 어줍잖게 풀샷 몇 번 나온 것 가지고 또 비난을 받으니까요. 제작진이 MC몽을 편집한 것은 일부러 MC몽을 '왕따' 시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을 MC몽을 왕따시키는 가해자로 만드는 것 같아 솔직히 조금 불편했어요. 이래저래 MC몽은 '해피선데이' 300회 특집은 물론 추석 특집의 웃음과 재미를 반감시키며 또 한번 뭇매를 맞게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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