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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우결' 공포특집, 최악의 추석특집이다.

by 피앙새 201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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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방송사에서 특집을 준비하죠? 올 추석도 예외가 아닙니다. 어제 '무한도전'은 전남 함평군 산내리를 찾아 '은혜갚는 제비' 콘셉트로 사진을 찍는 마을 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스타킹'은 스튜디오로 어르신들을 초대해 트로트 효도잔치를 선보였어요. '세바퀴'도 모든 출연자들이 한복을 입고 추석에 맞는 내용으로 큰 웃음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우결'은 좀 이상했어요. 부부단합대회란 명목하에 추석특집을 마련했는데, 때 아닌 공포특집이었어요. 추석에 왠 공포특집인가요?

원래 공포특집은 여름에 더위를 잊게 하기 위해 예능 프로 단골 메뉴로 등장하죠. '우결'이 세 커플을 한데 모아 공포특집을 촬영한 날이 8월 17일이에요. 이때는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라 녹화 당시는 공포특집으로 적당한 시기가 맞죠. 그런데 방송은 한 달 뒤인 9월 18일 바로 어제였어요. 추석 연휴기간인데 공포특집을 하다니 이거 '우결' 제작진이 혹시 지난 여름에 더위 먹은 게 아닐까요?


세 커플들이 모인 곳은 옹진군의 한 버스정류장입니다. 처음으로 세 커플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에 아담부부, 용서커플, 쿤토리아는 기대가 컸어요. 미리 준비된 버스에 타자마자 미션카드가 전달됐는데, 그 카드에는 추석맞이 큰 웃음, 빅 재미를 주기 위해 '최강부부 결정전'을 한다고 돼 있었어요. 세 커플을 버스에 태우고 간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한적한 시골의 폐교입니다. 씨엔블루의 정신이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특별MC로 등장해 폐교로 이동하는 동안 버스속에서 '오래 버티기' 게임을 했는데, 닉쿤이 60초를 버텨 1위를 차지해 100점을 획득했어요. 이 게임이 끝날때쯤 버스는 폐교에 도착했는데, 세 커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윗몸 일으키기', '씨름', '이어달리기' 게임 등이었어요.

폐교에서 속개된 윗몸일으키기 게임은 쿤토리아부부가 1위 (100점), 씨름은 정용화, 서현이 1위(200점), 이어 달리기는 쿤토리아가 1위(300점)를 했습니다. 이로써 최강커플 대진결과 중간 합산은 쿤토리아가 500점, 용서커플이 200점, 아담커플은 0점이었어요. 여기까지는 사전 몸풀기 오픈 게임이었습니다. 진짜 최강부부를 가리기 위한 게임, 즉 공포체험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인기투표를 가장해 투표소에서 맴버들 개인별로 미션을 공개했고, 커플별로 공포체험이 시작됐어요. 공포체험은 정해진 공포코스를 가장 빠른 시간안에 돌고 오는 부부가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1층 복도를 따라 각방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2층 강당까지 돌고와야 합니다. 가장 먼저 나선 팀은 용서커플입니다. 교실 곳곳에 공포장치가 마련돼있고, 할머니귀신, 여고생 귀신이 나오는 것 등 지난 여름 '무한도전' 등 다른 예능에서 보였던 공포체험과 별반 다를 바 없어요. 커플들은 무섭다고 할 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은 무섭기는 커녕 식상하기 그지 없었어요. 더구나 세 커플들에 이어 특별MC 정신까지 똑같은 코스를 반복하다 보니 보는 동안 너무 지루했습니다. 추석특집이라지만 재미는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

'우결'에서 추석특집을 하려면 프로그램 포맷에 맞게 세 커플 모두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 '송편 예쁘게 빚기', '차례상 차려보기', '한복 맵시있게 입기' 등 유익하고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 많은데, 왜 공포체험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공포체험에 '추석특집'이란 말을 붙인 것도 참 어이가 없어요. 말로는 추석특집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지난 여름 찍어놓은 철지난 녹화분 재고처리 같았어요.


제작진이 공포특집을 마련한 것은 커플들이 공포체험을 하면서 놀라움에 자연스런 스킨십을 유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스킨십은 의미가 없어요. 예쁜 송편을 빚으면서 커플끼리 정을 쌓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요?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는데, 제작진이 더위를 먹어 한 달뒤 추석특집을 생각하지 못했나요? 어줍잖은 공포체험을 추석특집으로 마련하느니 차라리 평상시 에피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였어요. '우결' 추석특집은 최악이었고, 시청자들에게는 촤하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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