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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전현무-최은경, 뉴스를 포기한 아나운서

by 피앙새 201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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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어요. 지성과 품격을 갖추고 앵커석에서 딱딱한 뉴스 원고를 잃고, 한 치 흐트러짐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었어요. 아나운서가 예능에 출연해 '아니 그래도 아나운서인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망가지는 걸 보면 아나운서들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아나테이너' 시대라고 하죠. 예능프로에서 발군의 끼를 과시하는 아나운서들을 보면 개그맨이나 코미디언보다 더 웃기기도 해요. 이렇게 아나운서들에 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아나운서가 최은경과 전현무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바로 뉴스를 포기한 아나운서라는 거에요. 주체할 수 없는 끼 때문에 앵커석을 박차고 나왔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최은경 아나운서는 KBS 공채 21기로 수천대 1의 경쟁을 뚫고 입사했습니다. 그녀의 꿈은 백지연아나운서처럼 멋진 앵커가 되는게 꿈이었어요. MBC 전 앵커 백지연은 여자로서 당연히 꿈꿔볼만한 명앵커죠. 근데 이상하죠? 최은경은 아나운서가 된 후 KBS에서 단 한 번도 뉴스를 진행하지 못했어요. 그녀가 유일하게 뉴스 앵커석에 앉은 게 '개콘'의 '언저리뉴스'코너였다니 참 웃기네요.


최은경은 왜 한번도 뉴스진행을 하지 못했을까요? 얼마전 '강심장'에 출연해 그 비화를 밝혔어요. 방송사 임원들은 최은경을 뉴스진행자로 뽑은 게 아니었어요. 면접때 최은경의 숨은 끼를 보고 예능프로에 어울릴 것이다라고 해서 뽑은 거죠. 이것도 모르고 최은경은 임원들에게 '뉴스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위에서 '안된다'고 해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지요. 최은경은 자기는 뉴스와는 인연이 없나보다 하고 2002년 프리를 선언했어요. 그 이후 시트콤과 예능 프로에 출연하며 잠재된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어요. 그녀의 핋살기가 맹구 흉내죠. 귀엽고 깜찍한 얼굴에서 나오는 맹구 흉내는 볼 때마다 뒤로 나자빠질 만큼 큰 웃음과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 최은경은 아나운서가 아니라 방송인입니다. 그녀를 방송인이라고 하는 것은 예능, 드라마, MC 등 어떤 것도 다 소화해내는 전천후 연예인이란 뜻이죠.

KBS에 아나운서계의 이단아가 또 있어요. 바로 전현무에요. 어제 전현무는 '해투3'에 출연해 '전현무가 아나운서가 맞아?'라고 할 정도로 많이 망가지더라구요. 평일 저녁 '생생정보통신'에서도 이지애, 한석준과 공동MC로 나오는데, 톡톡튀는 입담에 가끔 빵 터진답니다. 선배 아나운서 황정민의 증언에 따르면 전현무는 KBS에 입사하기 전에 타 방송사(YTN)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입사 초기에는 네모난 얼굴에 재미도 없고 유쾌하지도 않은 농담을 계속 던져 참 골치아픈 후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전현무는 입사때만 해도 임원들이 나이도 들어보이고 시사적 상식도 많아 보여 '뉴스진행자로 제 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잘못본 거에요. 뉴스진행을 맡겨놓으니 걸핏하면 방송사고를 치니 보도국 임원들이 어떻게 전현무에게 뉴스를 맡기겠어요? 전현무가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다가 방송사고를 내 경위서, 시말서를 쓴 것만 해도 부지기수라고 하네요. 검색어로 화제가 된 '야동복 협찬', 아침 6시 뉴스때 졸다가 7초간 정적이 흐르게 한 사고, 영어 인사 '하우 드 유두!' 대문에 인도네시아 대통령 유도요노를  '유두요노'로 발음한 사고 등 참 많아요. 그래서 전현무를 요즘 뉴스 앵커석에서 보기 힘든 겁니다.

전현무는 뉴스 앵커석을 쫓겨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뉴스보다 예능쪽으로 방향을 튼 겁니다. 어제 '해투3'에서 전현무는 샤이니의 '루시퍼'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어요.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음악이 나오자, 전현무는 물고기 파닥 파닥 거리듯이 댄스를 추는데 솔직히 어색하고 잘 추지 못했어요. 그야말로 막춤이죠. 오죽하면 유재석이 '거기 뭐하시는 거에요?'라고 했을까요? 김경란아나운서는 '난 전현무가 접신할 줄 알았다'고 했는데, 잘하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어요.


요즘 방송사 아나운서는 젊은이들이기 가장 선호하는 직업중의 하나죠. 앵커석에 앉아 뉴스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성주 아나운서를 비롯해 강수정, 박지윤 등 프리를 선언했지만 그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최은경은 아나운서들이 갖고 있는 품위를 과감히 버리고 자신의 잠재된 끼를 있는 그대로 발휘해 프리 선언후에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현무아나운서 역시 뉴스보다는 예능쪽에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나테이너' 시대에 가장 적합한 아나운서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아나운서들이 뉴스를 포기하고 예능으로 오는 것은 방송사 경비절감 차원에서 시작된 거지만, 아나운서들이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 '아나운서=품행 방정'이란 고정관념도 많이 없어졌어요. 어제도 황정민, 김경란, 오정연, 전현무 아나운서가 '해투3'에서 개인기를 선보이며 품위, 지적인 이미지 등은 모두 내던져 버리고 유쾌,상쾌한 웃음을 주었습니다. 개그맨들보다 더 웃겼으니까요. 최은경과 전현무가 뉴스를 포기하고 앵커석을 뛰쳐나온 것은 '잠재된 끼'를 주체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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