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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박명수가 '기습공격'을 한 이유

by 피앙새 201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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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프로레슬링 특집 이후 2주만에 다시 모였어요. 지난 8월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WM7특집이 끝난 후 많은 시청자들이 너무 고생한 맴버들을 위해 '몸보신 특집'이라도 했으면 했었지요. 정형돈과 정준하의 부상 때문에 걱정했는데, 건강한 모습을 보니 반가웠어요. 어제는 '빙고특집'으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면서 우승팀에서 한우세트까지 챙겨주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특집이었어요.

빙고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정준하 등에 고스톱을 한 것을 두고 논란도 있었는데요. 함평 '은혜갚은 제비편'을 할 때도 할머니들이 마을 정자에서 고스톱을 했었고, 맴버들의 고스톱은 돈을 걸고 하는 게 아니라 벌칙을 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행성' 운운한 것은 너무 지나친 확대 해석이 아닌가 싶어요. 예능은 예능으로 봐야지 다큐로 보면 이상하게 보이죠. 1년간 진행했던 WM7 특집때 너무 고생을 해서 '빙고게임' 특집은 좀 쉬어가나보다 했는데, 나름 의미가 있었어요. 박명수의 기습공격'이 빙고게임으로 나온 것은 WM7특집때 박명수가 비난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만회할 기회를 준 것이 아닐까요?


WM7특집 후 2주 만에 맴버들이 MBC 스튜디오에 모여 레슬링특집 뒷 얘기를 하는데, 유재석이 '박명수의 레슬링 지방공연 추진' 얘기를 꺼냈어요. 유재석의 얘기를 듣던 정준하가 박명수에게 '좀 아쉬웠어?'라고 묻자, 박명수는 '(레슬링이 끝난 후)욕을 많이 하더라고'라며 시청자들의 비난을 의식한 말을 했어요. 이 말은 사실 뼈가 있는 말이었어요. '무도' 2인자 박명수의 입지가 흔들릴 위기라는 거죠. 그래서 준비한 게 박명수의 '기습공격'이에요. '기습공격'은 지난해 5월 중소 영세상인을 돕기 위해 마련한 박명수의 '기습공격' 특집을 재현한 겁니다. 박명수의 기부 이미지를 부각시켜 레슬링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회복시켜주기 위한 김태호PD의 박명수 살리기 프로젝트라고 보면 됩니다.

빙고특집은 숫자 1에서 25중 하나를 불러 숫자에 해당하는 벌칙을 수행하는 게임인데, 이 게임에 박명수의 기습공격이 포함돼 있었어요. 벌칙은 길이 입냄새 참으며 5분간 말 들어주기, 국장님 봉숭아 물들이기, 신길동 메운 짬뽕 먹기, 웃통벗고 등짝에다 화투치기 등 다양하게 마련됐어요. 벌칙은 맴버들이 정한 것인데, 누군가 박명수를 위해 기습공격을 포함 시킨 거에요.(아니면 제작진이 포함시켰을 거에요.) 벌칙이 정해진 후 유재석팀(홍철팀)과 박명수팀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어요.


시민들과 이어달리기, 떡뽂이 잔반 처리하기, 5분 얼음, 길이 입냄새 맡기, 개구기 끼고 커피 사오기, 노홍철 메이크업, 시민들과 스피드 퀴즈 등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게임이 계속됐어요. 이중 '개구기'끼고 커피 사오기는 유재석과 길, 노홍철이 개구기를 낀 기상천외한 모습에 빵 터지는 재미 있었어요. 어디 이뿐인가요? 박명수와 정준하가 연인모드로 간식사오기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웃음을 주었어요. 모든 게임이 거리의 시민들에게 희한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시청자들에겐 잔재미를 주기에 충분했어요.

게임이 중반전에 들어섰을 때 명수팀이 선택한 미션이 기습공격입니다.
명수팀 노홍철이 '기습공격이 뭐냐?'고 묻자, 유재석이 '현재 시각 어떤 가게에 들어가 그곳에 있는 손님들의 음식값을 다 지불해주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해주었어요. 박명수는 버럭 화를 내며 '언제까지 이럴거야(돈을 내라고 할거야?)'라고 항의를 하자, 명수팀(박명수, 홍철, 준하)이 재석팀 웃기기 시합을 해서 못웃기면 기습공격에 담첨되는 것으로 했는데, 박명수가 웃기지 못해서 기습공격 대장(돈 낼 사람)이 됐어요.


제작진과 맴버들은 기습공격 목표로 만두가게를 선택했어요. 유재석이 만두가게 앞에서 기습공격 개시를 선언하자, 박명수는 '어차피 무한도전으로 돈 벌 생각이 없다'고 선언했어요. 그리고 자막까지 큼직하게 띄워주네요.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냄새가 좀 났어도 제작진과 출연진이 박명수 기 살려주기를 하는 거라 보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이는 '1박2일'에서 김종민을 살리기 위해 인간극장처럼 노골적으로 감싸는 것과 비교가 됐어요. 무한도전 제작진은 박명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기부' 컨셉으로 하는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기분 좋은 방식을 선택했어요. 시청자들은 박명수를 살려주기 위해 제작진이 애쓰는 것을 뻔히 알지만, 그 뻔한 속이 그리 불편하거나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WM7으로 의기소침해 있던 박명수는 기습공격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듯 했어요. 지나가는 시민들까지 박명수에게 '장군! 장군!'을 연호했어요. 박명수가 어린아이에게 만두를 먹여주자, 정현돈이 버스안에서 '저건 쇼다 쇼!'라고 했잖아요. 그러자 자막에 '전시(戰時)엔 전시(展示)행정'이란 말이 나왔어요. 이 말은 박명수가 어려울 때는 이렇게 보여주기라도 해서 기를 살려줘야 하는거란 뜻이에요. 제작진도 박명수의 기를 살리기 위해 기습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거죠. 이는 김종민을 살리기 위해 '1박2일'팀이 감싸기 방송을 했으면서도 티를 내지 않으려 한 것과 비교가 되네요.


맴버들은 물론 지나가는 시민들까지 합세해 공격했지만 찐빵 59개, 만두 23인분으로 총 금액은 11만 5천 5백원이었어요. 박명수가 계산을 하려하자, 맴버들이 나와 박명수에게 '장군!'을 연호하며 그의 기를 살려주었어요. WM7때 박명수의 마음고생을 풀어주기 위한 '무도' 맴버들의 마음이에요.

'1박2일'에서 병풍처럼 겉도는 김종민을 살린다고 시도했던 '인간극장' 포맷은 오히려 김종민이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는 결과를 초래했지요. '무한도전' 박명수의 기습공격은 빙고게임의 하나로 포함시켜 시청자들이 알게 모르게 진행했지만, 제작진은 스스로 '전시행정'이란 말로 박명수 기살리기 프로젝트란 것을 시인했어요. 이것이 '1박2일'과 다른 '무한도전'만의 맴버들 기 살리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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