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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장키스' 김현중, 편성운에 울다

by 피앙새 201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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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의 '장난스런 키스'가 시청률에서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요. 전통적으로 MBC가 수목드라마에서 고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김현중 이름을 걸고 하는 드라마가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3%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제작진으로서는 충격적일 거에요. 어디 제작진 뿐이겠어요? 김현중 역시 '내가 이정도 뿐이 안되나?' 하고 고개를 갸웃할지 모르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청률이 낮은 것이 어디 김현중만의 책임일까요? 동시간대 '제빵와 김탁구'가 50%대 시청률을 바라볼 정도로 인기이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역시 이승기를 앞세우고 있는 마당에 '장키스'를 꼭 주중에 편성해야 했을까요?

'장키스'는 10대를 겨냥한 트렌디 드라마에요. 원래 여름방학 중에 방송해야 했는데, 여주 캐스팅이 늦어져 촬영이 지연되다 보니 개학 후 방송을 시작했어요. 원래 겨냥했던 10대 시청자층이 주중에는 학원이나 '야자'(야간 자율학습)로 인해 '장키스'를 보기에 많은 제한이 있을 거에요. '장키스' 재방 시청률이 본방보다 높은 6%대 시청률이 나온 것을 보더라도 주말에 편성했다면 시청률은 달라졌을 거에요.


주말에는 그래도 10대 시청자들이 '장키스'를 보기에 제한이 덜할 겁니다. 학원도 주말에는 낮에 가기 때문에 저녁에 '장키스'를 시청할 수 있다는 얘기에요. 이승기, 한효주의 '찬란한 유산'이 주말에 편성돼 대박을 친 것을 생각해보면 편성에서 MBC는 실패했다고 보여지네요. 물론 현재 방영중인 '김수로' 때문에 편성이 불가했다고 할 수 있지만, 32부작 '김수로'가 끝나는 시점인 12월말부터 '장키스'를 편성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었지요. '꽃남'처럼 10대 시청자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으니까요.

MBC는 소지섭의 '로드넘버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성급하게 김현중 카드로 '김탁구'에 맞섰지만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현중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지만 '김탁구' 벽이 너무 높았어요. 편성국의 김현중 죽이기와 다름없어요. 물론 '장키스'가 스토리 전개와 구성 등이 좋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잘해주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소지섭의 '로드넘버원'이 구성도 좋고, 배우들 연기력도 좋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편성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김현중과 정소민의 연기력을 두고도 말들이 많은데요. 까칠하지만 완벽한 엄친아 백승조역을 김현중은 나름대로 잘해주고 있어요. 정소민도 신인이지만 '꽃남'의 구혜선 못지 않게 잘해주고 있습니다. 시청률 3%대라면 김현중 팬들이 대부분일 거에요. '김탁구'를 보던 시청자들이 '장키스'로 갈아타기에는 '김탁구'가 절정 국면이라 쉽지 않았을 겁니다. 다음주 '김탁구'가 끝나면 시청률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한데, 이승기의 '여친구' 또한 만만치 않아요. 여기에 '김탁구' 후속으로 비와 이나영의 '도망자' 역시 해외 로케 등으로 스케일이 커서 호락호락한 드라마가 아니라 이래저래 '장키스'는 고전할 듯 합니다.

'장키스'는 무려 2천 7백만부가 팔린 원작만화를 드라마화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10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소재인데, 편성 때문에 이런 점도 허사입니다. 오히려 원작만화를 본 사람들은 '너무 지루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어요. 편성도 운이 없는데, 제작진이 원작의 재미를 살리지 못한다는 겁니다. 김현중 혼자 힘으로 이런 문제를 극복하긴 역부족이죠.


언론에서는 김현중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하지만, 누가 백승조역을 맡아도 결과는 똑같을 겁니다. 태생적으로 '장키스'는 편성 문제로 처음부터 빛을 보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제작진이 김현중의 이름을 너무 과신한 것이죠. '꽃남' 이후 첫 주연을 맡은 김현중은 편성운 때문에 흥행에 참패한 주연배우 오명을 쓰게 생겼어요. 시청자들이 이미 '꽃남'을 통해 학원 트렌디 드라마 선행 학습을 했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죠. '꽃남'과 비슷한 설정, 전개 때문에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김탁구'가 끝난 후 '장키스'가 얼마나 선전할 지 모르지만, 종영까지 두 자리 시청률을 보이긴 어려울 것 같아요. MBC가 수목드라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보니 히든 카드로 남겨두어야 할 김현중 카드마저 '김탁구'에 맞서게 하는 무리수를 던진 겁니다. 그 무리수에 김현중이 유탄을 맞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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