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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전설희', 잘난자에 대한 통쾌한 한 방

by 피앙새 201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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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 꾸는 청담동 며느리, 명품으로 온 몸을 치장하고 최상류층  법조 명문가 사모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설희(김정은)는 이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숨소리조차 크게 내며 살 수 없는 생지옥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과감히 탈출한 것이죠. 남편 차지욱(김승수)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비아냥 댔습니다. 그러나 전설희는 거대한 법조가문인 시댁을 상대로 맞서 싸우기로 하고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통쾌한 한 방을 날렸습니다.

'나는 전설이다'가 아줌마들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있네요. 어제 전설희와 차지욱은 법원 이혼조정 심판위에 출석했습니다. 마치 이혼과 불륜문제를 다룬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어요. 이혼을 요구하는 전설희에 맞서 가문의 체면과 정치적 야심때문에 차지욱은 절대 오점을 남길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조정위원장은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한 전설희의 진정성에 손을 들어주었어요. 결국 법원에서 이혼문제를 다뤄야 하는 상황을 맞게된 겁니다.


남편 차지욱은 이혼문제를 가지고 법원에 서야하는 상황을 막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죠. 먼저 차지욱의 연인이자 이혼전문 변호사인 오승혜(장영남)로 하여금 어떻게든 법정에 서지 않도록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오승혜는 전설희의 뒤를 캐내며 약점을 찾으려고 하는데, 오승혜 전남편 장태현(이준혁)이 전설희와 얽히면서 쉽지 않은 상황으로 꼬여가고 있습니다. 차지욱은 오승혜가 뒷조사 한 전설희의 아줌마밴드 사진을 보자 기겁을 합니다. 명문가 청담동 며느리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기타를 치는 전설희가 세상에 알려지면 자신의 정치적 출세에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차지욱은 이혼은 절대 해줄 수 없다고 했지만, 전설희를 더 이상 말릴 수 없어 합의 이혼과 거액의 위자료를 주는 조건으로 '눈에 띄지 말고 조용히 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조용히 살라'는 것은 더 이상 아줌마밴드에서 활동하지 말라는 것이에요. 전설희 시어머니(차화연)까지 나서서 설희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이혼을 절대 하지 말라고 했지만, 전설희는 '니까짓게!' 하는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며 이혼의 뜻을 굽히지 않았지요. 시어머니는 '니까짓게 뭔데'라며 설희의 뺨을 때렸고, 이 장면을 장태현이 보면서 측은지심을 갖게 됩니다. 장태현이 설희에게 관심을 갖는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전설희-장태현, 차지욱-오승혜로 부부가 서로 파트너를 바꾼 이상한 러브라인이 전개될 조짐을 보입니다.


이혼문제로 머리가 복잡한데, 설희는 마돈나밴드에 나가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여고시절 왕십리를 주름잡던 짱으로서 친구들과 락밴드를 결성해 활동한 것이 계기가 돼 결혼후에도 계속 활동했었는데, 명문 법조가 시댁에서는 이런 며느라가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어요. 그러나 이혼을 결심한 이상 설희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락밴드를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설희는 한 번 뿐인 인생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을 하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한 거죠.

설희의 여고 동창이자 3류가수 강란희(고은미)로부터 '인간극장' 같은 방송 다큐에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그녀는 자신의 다큐를 위해 마돈나밴드에서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촬영해달라고 설희에게 부탁을  합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들러리 좀 서달라는 것이죠. 설희는 키우던 아이돌 그룹 맴버들이 모조리 도망을 가고, 업소 출연 위약금도 물어줘야 하는 등 힘든 상황에 놓인 친구 강수인(장신영)을 돕고, 마돈나밴드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해 란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설희는 한 때 남편이었기에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든 차지욱 때문에 그의 조건을 수용해 방송 출연에서 빠질 것을 결심하며 이혼합의서에 도장을 쿡 찍었습니다. 그런데 차지욱이 방송사 윗선에 압력을 넣어 강란희(고은미)의 방송 출연을 못하게 막았다는 것을 알고 단단히 뿔이 났어요. 설희는 차지욱을 만나 '당신이 뭔데 남의 인생까지 망치려 드냐, 당신이 짓밟은 건 밴드가 아니라 내 꿈이다. 끝까지 갈 거니까 법정으로 나오라'며 이혼합의서를 찢어 차지욱의 얼굴에 날렸습니다. 잘난  남편 차지욱에게 먹인 통쾌한 한 방이었습니다. 차지욱이 얘기했듯이 전설희가 변호사인 남편을 이길 승산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승산없는 게임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전설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전설희가 남편 차지욱과 이혼하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골수암에 걸린 동생 재희의 이식을 반대했기 때문이지만, 사실은 걸핏하면 '니까짓게'하며 깔보는 시댁에게도 통쾌한 한 방을 먹인 것입니다. 청담동 며느리로 우아함으로 포장된 된장녀의 삶을 포기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 뛰쳐 나온 것입니다. 전설희는 속물근성으로 가득찬 일부 최상류층, 즉 잘난 자들에게 한 방을 먹인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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