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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어린이 날 청와대에 간 이유

by 피앙새 201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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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어린이 날에는 청와대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열립니다. 어제도 180여명이 어린이가 초청돼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대통령이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과 함께 모처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 저녁 SBS뉴스시간에 방송됐습니다. 그런데 개그맨 이수근이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사회를 보는 장면이 보였습니다. 뉴스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수근이 청와대에 간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연예뉴스에는 별의 별 뉴스가 다 등장하는데, '1박2일'의 인기 맴버 이수근이 청와대에 간 것은 뉴스거리가 안되는건가요, 아니면 이수근이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까요?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는 그래도 내노라하는 연예인이 초청돼 사회를 보는데, 이수근이 초청받은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이제 이수근도 '톱스타'급 연예인이 되었다는 건가요?

최근 5년간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에 초청받아서 간 연예인을 보니 2005년은 강호동, 2006년은 김제동과 노현정, 2007년은 박해미, 2008년은 초청없음, 2009년은 김종석이었습니다. 김종석은 '5월의 사나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마다 5월만 되면 각종 어린이 행사 사회로 가장 바쁜 연예인입니다. 왜냐하면 김종석은 EBS '딩동댕 유치원'을 15년간 진행하면서 어린이들과 가장 친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08년엔 청와대에 초청된 연예인이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무한도전' 녹화 해프닝 때문이었습니다. '무도' 제작진은 2008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무한도전 청와대 특집'편을 계획했습니다.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고, 10일 방송 일정까지 잡혔습니다. 이에 무한도전 팬들은 청와대편을 반대하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무도' 게시판에는 '세상이 어수선한데, 청와대 가서 뭐하려고 하는 짓이냐?',
'MBC 줄서기 아니냐?'는 등의 비난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무한도전'까지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 것입니다. 당시 청와대는 미국산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과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였는데, '무도'를 이용해 국면전환을 꾀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결국 촬영 3일 전에 청와대 특집편이 취소됐습니다. 그래서 2008년 이명박대통령이 취임 후 첫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는 연예인 초청없이 실시됐습니다.


청와대 행사에 가장 어울릴 만한 연예인이라면 유재석과 김제동을 을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유재석은 누구나 좋아하는 자타공인 국민MC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입니다. 그런데 유재석은 한번도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에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아니 초청을 받았는데, 가지 않은 것인지 모릅니다. 유재석은 지난 5월 2일 득남 후 아내 나경은 곁에서 산후조리를 도와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유재석에게 어린이날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선뜻 초청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김제동을 꼽을 수 있는데, 김제동은 정치적인 이유(뭐, 여기서 그 이유를 시시콜콜이 쓸 필요는 없겠죠?)로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김제동이야 말로 MBC '환상의 짝꿍'을 진행하며 요즘 어린이들과 가장 절치한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출신이기 때문에 청와대 이런이날 행사 진행에 누구보다 적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 노무현대통령 1주기 추도식 사회까지 볼 계획인데, 청와대에서 김제동을 초청하겠어요?


요즘 연예인들은 청와대 행사에 불려가는 것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차라리 지방 축제행사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할지 모릅니다. 청와대 행사는 잘해야 본전, 아니 잘못하면 본전도 못 건지기 때문입니다. 강호동, 박해미, 김종석 등 최근 5년간 한번씩 불려간 사람들은 초청을 받았다해도 손사래를 쳤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한번도 불려가지 않은 사람 중 그래도 요즘 잘 나가는 연예인, 그중에서도 어린이와 친한 사람을 고르다보니 이수근을 지목했을 겁니다. '1박2일'에서 '국민일꾼', '앞잡이' 캐릭터는 물론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훈장선생님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개그맨입니다.

이수근이 청와대에 초청받아 간 사실은 행사 몇 일전에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연예인들이 잡지 화보사진만 찍어도 인터넷 연예뉴스에 나올 정도인데, 행사가 끝나고 뉴스가 나오기 전에 왜 청와대 어린이날 행사에 간 사실이 왜 연예뉴스에 나오지 않았을까요? 이수근 입장에서는 요즘 그래도 잘 나가고 있는데, 행여 청와대 행사에 간 사실로 인해 정치적으로 오해받는 것을 경계했을 겁니다. 어쨌든 이수근이 청와대 행사에 초청받아 갔다는 것은 이제 그의 인기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말해주는 겁니다. 반면에 이렇게 좋은 뉴스를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연예계의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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