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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강심장, 김종국의 '유라인' 토크 불편했다

by 피앙새 2010.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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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의 줄대기가 한창입니다. 어디 정치판 뿐이겠습니까? 연예계의 줄대기는 물론 파벌, 인맥 또한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연예인들이 유라인, 강라인, 규라인 등 잘 나가는 예능계 스타들에게 줄을 서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토크쇼에서 예능계 라인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특히 예능계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을 두고 서로 어느 라인에 속하냐를 따지는 것은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유쾌하지 않습니다. 예능계의 줄대기는 재능 있는 신인들의 진출을 가로 막는 장애물입니다. 그런데 ‘강심장’에서 소위 유라인, 강라인을 언급하며 예능계 파벌 문제를 언급한 것은 ‘강심장’의 수준을 스스로 떨어뜨린 품격 낮은 토크쇼였습니다.

심장을 강하게 뒤흔드는 얘기만 살아남는다? 어떤 얘기를 해야 심장이 흔들릴 수 있을까요? ‘강심장’에서 하는 토크는 주로 아이돌 연애담입니다. 아이돌 연애담을 보고 심장이 뒤흔들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물론 있겠죠. 주로 그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은 설레임으로 가슴이 콩닥콩닥 할테니까요. 게스트가 주로 아이돌이다 보니 팬심을 자극할 만한 연애담을 많이 다룹니다. 어제도 실제로 하진 않았지만 제시카와 이승기의 목도리키스 재연이 있었습니다. 이런 게 매주 나오다 보니 이젠 ‘그 밥에 그 나물’ 같습니다. 단지 연애담 주체인 아이돌 게스트가 바뀔 뿐입니다. 아이돌 연애담은 이제 식상하기만 합니다.


아이돌 연애담이 그 팬들에게 관심이 있다고 해서 아이돌 연애담 전문 토크쇼가 되면 '강심장'은 ‘뚜쟁이’ 토크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돌 연애담보다 더 씁쓸했던 것은 김종국이 게스트로 나와서 연예계 파벌을 조성하는 듯한 라인(파벌) 발언을 한 것입니다. 안 그래도 유재석과 강호동은 자타가 인정하는 예능계 최고MC인데 ‘유라인’, ‘강라인’을 직접 방송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어제 ‘강심장’은 남자의 향기 스페셜로 이른바 ‘몸짱’ 스타들이 출연했는데, 제작진은 ‘원조 짐승남과 섹시 걸들의 만남’이라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그 원조 짐승남 한 가운데 김종국이 있었습니다. 강호동은 게스트 맨 앞줄 정 중앙에 김종국을 앉게 한 것은 오늘 녹화를 김종국 위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예고와는 달리 FT 아일랜드의 이홍기가 통편집 당한 것과 대조적으로 노골적인 김종국 밀어주기처럼 보였습니다. 김종국은 처음으로 ‘강심장’에 출연했는데, 말풍선으로 적어놓은 토크 주제가 ‘유라인 떴다’였습니다. ‘패떴2’를 함께 한 유재석과의 인연을 강조한 것입니다.


김종국은 강호동이 ‘X맨’에 출연할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사실 강호동라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익근무 소집해제 후 유재석의 ‘패떴’에 출연하면서 상대적으로 강호동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습니다. 그래서 그 오해를 풀고 싶어 ‘강호동 앞에서 무릎을 꿇게된 사연’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김종국은 ‘패떴’의 원년 맴버로 가장 먼저 섭외가 됐는데, 예능감으로 봐서 그가 가장 먼저 섭외가 됐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어쨌든 1번으로 김종국이 섭외될 당시에 유재석은 아직 섭외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김종국은 '패떴' 제작진에게 음반 발매 후 한달 뒤  합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음반을 준비하는 동안 ‘패떴’의 인기가 갑자기 치솟아 결국 중간에 부랴 부랴 합류했습니다. 그래서 김종국은 '패떴'이 시청률이 높은 예능 프로기 때문에 출연한 것 아니냐고 오해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김종국은 강호동에게 '강라인을 버리고 유라인으로 갔다'는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습니다. ‘패떴’에 출연한 이후 강호동은 김종국의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명절 날 전화를 해도 강호동은 ‘유재석 다음으로 전화한 거지?’라며 김종국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종국은 정형돈의 결혼식장에서 강호동을 만난 뒤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김종국의 얘기를 다 듣고 난 뒤 강호동은 ‘방송계에는 라인이 없다’고 했지만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나요? 농담 속에 뼈가 있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예능계 라인 경쟁은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지만 유재석, 강호동과 방송을 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입니다. 아무래도 같이 방송을 하다보니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예능계 ‘파벌’(라인)은 막강 파워 인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농담이지만 ‘유재석의 옆자리만 차지해도 성공보증수표를 받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는 국민MC 유재석의 파워를 말해주는 동시에 그만큼 연예인들이 유재석, 강호동 라인에 합류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연예계도 정치판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웃자고 보는 예능프로에서 정치판 파벌과 다를 게 없는 라인 토크를 이슈로 삼는 것은 아무리 국민MC 유재석과 천하의 강호동 얘기라도 그리 유쾌한 얘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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