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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지붕킥', 청승가련녀 신세경 멜로드라마?

by 피앙새 2010.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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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의 신종플루로 지난주 '지붕킥'은 스페셜 방송으로 떼웠습니다. 말이 스페셜이지 사실은 재방송이었어요. 어제 일주일만에 재개된 '지붕킥'을 보며 '뭔가 새로운 것이 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봤는데, 엔딩 장면을 보고 급실망 했어요. 세경이가 지훈과 정음이 데이트 하는 장면을 보고, 이를 준혁이가 바라보는 장면은 이미 미술관 에피에서 나왔던 장면입니다. 이 에피로 지훈-정음 커플이 밝혀지면서 신세경의 외사랑이 이제 끝나는구나 했는데, 이게 왠걸요. 재방송도 아닌데, 어제 장소만 바꾸어서 똑같은 장면을 다시 내보낸 것은 시청자에 대한 우롱 차원을 넘어서 신세경을 너무 비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극중 신세경의 속을 까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 새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준혁이가 아무리 옆에서 사랑의 주파수를 날려도 세경의 눈에는 오직 지훈이 뿐입니다. 제작진은 세경의 짝사랑을 이용해 지나치게 세경의 눈물을 쥐어짜고 있어요. 세경의 눈물도 한 두번은 슬프고 짠한데, 지훈과 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목격하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장면을 계속 보는 것은 시청자들을 신세경의 우울모드로 빠뜨리는 거에요. 오랜만에 본방송을 보며 처음에는 준혁과 세호의 '지훈이 뛰어넘기 몸짱 프로젝트' 에피로 재미와 웃음을 주었는데, 엔딩 장면에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을 보고 실망했습니다.


제작진은 '지붕킥'이 시트콤이라는 것을 이제 망각한 듯 합니다. 신세경을 정극, 그것도 슬픈 멜로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신세경을 비극적인 여인으로 만들 작정인가 봅니다. 아니 지금도 신세경은 충분히 불쌍하고, 더 이상 불쌍하게 만들어서는 안될 캐릭터입니다. 산골에서 상경해 한달 60만원을 받으며 24시간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세경이가 언감생신 레지던트 3년차 지훈을 짝사랑할 때 '하이킥'과는 뭔가 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좋았는데, 가면 갈수록 세경의 눈물을 받아 사골국을 끓이고 있어요.

미술관 에피에서 지훈과 정음이 포옹하는 것을 본 세경, 그리고 이를 일직선상에서 바라본 준혁의 안스러운 표정은 명장면이었습니다. 이 한 장면으로 '지붕킥' 러브라인이 총 정리되는 듯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장면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 때문인가요? 좋은 것도 한 두번 들으면 질리는 법인데, 제작진은 신세경을 또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신세경을 비참하게 만들고, 준혁이가 이를 달래주는 애틋한 러브라인을 만들려 했다면 이는 잘못된 연출입니다. 제작진은 세티스트가 많은가요? 요즘 '지붕킥' 엔딩장면을 보면 새드 엔딩이 많습니다. 시트콤인데 좀 재미있는 장면으로 가면 안되나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주위에 경쟁자가 보이게 마련이죠. 준혁과 세호에게 경쟁자 차원을 넘어 공동의 적이 있으니, 바로 지훈이에요. 왜 공동의 적이냐구요? 준혁은 세경이 때문에, 세호는 정음이 때문에 지훈이가 늘 신경 쓰였는데, 준혁과 세호가 지훈보다 더 멋진 남자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어요. 세경이와 정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니 지훈이보다 더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준혁과 세호의 눈물겨운 남자만들기가 시작됩니다. 준혁과 세호는 빨리 어른이 되기 위해 양복도 입고,  헬스장에서 복근을 키우며 공동의 적 이지훈 '뛰어넘기'를 시작했어요. 세호는 준혁이를 위해 세경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준혁은 세호와 정음이가 함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세호는 준혁이를 위해 세경이를 노래방으로 불렀습니다. 노래방비까지 세호가 미리 계산을 했기 때문에, 세경은 준혁에게 30분 정도 남은 시간을 함께 놀다가자고 해서 준혁과 세경은 노래방 데이트를 합니다. 준혁은 세경 앞에서 신나는 노래를 부르다가 '내게 오는 길'이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세경이 앞에서 준혁이가 마치 고백을 하듯 노래를 부릅니다. 노랫말을 들어보니 세경이를 향한 준혁의 마음을 담은 노래였습니다. 세경은 준혁의 노래를 들으며 뭔가 생각하는 듯 상념에 잠겼습니다. 세경은 준혁이가 노래 부르는 앞에서 지훈-정음이 데이트하는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세경이는 몸은 준혁이와 함께 있지만 마음은 지훈에게 가 있었습니다. 준혁의 노래가 끝나자, 세경은 준혁에게 '노래 실력이 대단하다며 가수해도 되겠다'고 칭찬해주는데, 준혁은 배가 고프다며 와풀을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와풀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을 때 세경이는 지훈이와 정음이가 커피숍에서 데이트하는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 뒤에서 세경이가 지훈-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을 본 준혁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신세경의 눈물연기를 만들고,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준혁을 통해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타게 하는 건가요? 김자옥-오현경의 찜질방 에피, 준혁과 세호의 몸짱 만들기 등 볼거리가 많고 재미가 있었는데, 신세경이 지훈-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목격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재미가 뚝 끊겼습니다.

신세경이 지훈이 보면서 눈물 짜는 청승은 이제 그만 볼 때가 되었습니다. 신세경이 슬프면 이를 바라보는 준혁도 슬픕니다. 신세경의 청승 멜로는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합니다. 시트콤인데, 빵~ 빵~ 터지는 웃음을 줘야지, 왜 신세경이 질질 짜는 모습을 봐야 하는지요? 일주일만에 본방 챙겨보면 잔뜩 기대했는데, 실망입니다. 제작진은 신세경을 조울증 환자처럼 만들고, 신세경 때문에 준혁이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착한 이지훈마저 신세경을 비참하게 만드는 '나쁜*',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가고 있습니다. 종방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성장드라마라고 했으니 신세경이 어른스럽게 일어서는 에피를 보여줄 때입니다. 제작진이 청순글래머 신세경을 점점 '청승가련녀'로 만들고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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