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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하이킥, 세경이는 왜 갑자기 밝아졌을까?

by 피앙새 201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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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지훈과 정음의 포옹을 본 후 세경이가 급 우울모드, 눈물신으로 갈 줄 알았는데 정 반대네요. 세경이가 너무 충격이 커서 일시적 쇼크증상을 보이는 건가요? 세경이는 준혁이와 미술관을 나와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살 것이 있는데 깜빡했다며 준혁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합니다. 준혁이가 같이 가자고 했지만 어느새 쏜살같이 신호등을 건너 달려갑니다. 세경은 새벽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으며 준혁의 애를 태웠습니다. 세경은 어디를 갔던 걸까요? 바로 지훈과 함께 갔던 카페를 찾아가 지훈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지훈을 완전히 잊어버린게 아니에요) 그리고 다시 집에 돌아온 세경은 외면적으로는 지훈에 대한 짝사랑을 모두 정리하고, 이제 현실에만 충실하기로 다짐한 듯 보였습니다.

지훈은 세경이를 걱정하다 세경이방을 열어보지만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지훈이가 들어온 것을 세경이가 들어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준혁이는 온통 세경이 걱정뿐입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질 않아 문자를 보내 바로 연락을 하라고 해도 답문자도 없습니다. 준혁은 대문 앞에서 세경이를 기다리지만 세경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새벽녘까지 세경이 생각에 잠 못이루던 준혁이는 책상에 엎드려 잠깐 잠이 들었다가 깨었습니다. 세경이 걱정에 다시 세경이 방을 열어보는데, 세경이가 없습니다.


준혁은 주방으로 나가면서 혼잣말로 ‘아, 진짜 어디 건거야?’ 하는데, ‘누가요?’ 하면서 세경이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나타납니다. 준혁은 깜짝 놀라면서도 그 반가움이야 이루 말로 못하지요. 몇시에 들어왔냐고 묻는 준혁에게 세경은 그렇게 많이 늦지 않았다고 천역덕스럽게 말합니다. 준혁이가 밤새 걱정한 줄 아는 걸까요? 준혁은 세경을 걱정하며 ‘괜찮아요?’ 묻는데, 세경은 ‘뭐가요’ 하면서 딴청입니다. 준혁이가 어제 미술관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려 하자, 세경은 선수를 치며 방금 전 준혁이가 깜짝 놀란 표정 진짜 웃겼다며 딴소리 합니다. 세경이가 정말로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니죠.

다음날 아침 순재네 식구들이 일어나는데, 세경의 아침 인사가 평소보다 100배는 밝습니다. 늘 의기소침하고 우울모드로 지내던 세경의 밝은 표정에 보석가 순재는 뭐 좋은 일이 있냐고 묻는데, 세경이는 그냥 좋은 아침일 뿐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달라진 세경을 바라보는 준혁은 세경이가 왜 저럴까 하는 것보다 세경의 아픔을 감싸주려는 듯한 표정이 조금은 슬퍼보였습니다. 무기력하게 지내야 할 상황이지만 이와는 반대로 유리창 닦기, 냉장고 청소, 밀린 빨래, 집안 청소 등 어느새 슈퍼우먼이 됐습니다. 얼마나 청소를 빤질빤질하게 했으면 보석이 거실로 나오다 미끄러질까요?


세경이가 정음과 지훈이 포옹하는 것을 봤는데, 정음을 어떻게 대할지도 참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세경이는 평소보다 더 밝고 명랑하게 정음을 대했습니다. 과외를 하러 온 정음을 보자, ‘언니~’ 하면서 쏜살같이 달려와 인사를 합니다. 이를 본 준혁의 표정은 ‘세경누나 왜 저러는 거야 도대체?’라는 표정인데, 세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음 덕분에 미술관 구경 잘했다고 인사를 깎듯이 하네요. 게다가 과외를 하는 준혁과 정음에게 간식을 갖다준 뒤 정음이 토끼모션으로 고맙다고 하자, 이를 따라하며 ‘아니에요’라며 애교까지 부리다니, 헐~ 준혁은 이런 세경이 점점 이상하게 보입니다.

준혁은 세경이 걱정돼서 ‘진짜 괜찮은 거냐?’고 계속 묻지만 세경은 ‘뭐가요?’ 하며 역시 딴청을 피우네요. 준혁이 ‘그냥 다(괜찮은거냐)?’라고 하자, 세경은 ‘그냥 다 좋다’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게 대답합니다. 준혁은 절대 괜찮지 않은데, 세경은 왜 자꾸 괜찮다고 해서 준혁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요? 애써 밝게 웃음 지으려 하는 세경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은 어떨까요? 사랑하는 세경이가 또 다른 사랑(지훈) 때문에 아파하는 것까지 보듬어 사랑할 줄 아는 준혁이가 오히려 지훈이보다 훨씬 성숙해보였습니다.


준혁이는 자기 방에서 공부를 하다가 핸드폰 진동이 울려 보니 세경이가 핸드폰을 두고 나갔습니다. 세경이 핸드폰에는 세상에서 가장 슬프지만 그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자는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 들어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미술관을 나온 세경이가 준혁이를 먼저 들어가라고 한 후 지훈과 함께 갔던 카페에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그날 세경이는 거리를 방황하며 쇼윈도우에 비친 자신이 초라한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훈이 사준 핸드폰 벨이 울리자 지훈을 생각하며 지난날을 회상하며 독백을 합니다.


이 핸드폰은 아저씨가 주신 거에요. 이 옷도, 목도리도... 아저씨에게 받은 것이 이렇게 많은데 전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결국 이루어지지 않을 꿈, 이 운명같은 꿈에서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이 미칠 듯한 아픔도 언젠가 가라앉겠지요? 아저씨 말처럼 언젠가 이 순간도 웃으며 떠올릴 추억이 될거라 믿고... 제 인생 가장 힘들었던 순간 세경이가...

어제 ‘지붕킥’ 97회에서 세경의 뜻밖의 밝음 모드에 글쓴이는 좀 어리둥절했어요. 저만 그런가요? 준혁이도 세경이를 보며 여러 번 고개를 갸우뚱거리던데요? 세경이는 왜 갑자기 밝아졌을까요?

첫째는 세경이는 지훈에 대한 짝사랑 아픔을 통해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숙한 것 같습니다. 지훈 때문에 슬퍼하고 눈물까지 질질 짜야하는데, 예전의 세경이가 아닙니다. 준혁을 따돌리고 혼자 새벽까지 방황하던 날,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득도의 경지에 오른 걸까요? 둘째는 준혁에게 지훈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밝은 척을 하는 건지 모릅니다. 세경은 자기가 지훈을 좋아하고 있는 것을 준혁이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셋째는 더 이상 비참하게 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밝은 척을 할 수도 있어요. 자신에 비해 모든 것이 훨씬 나아보이는 정음에게 지훈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지만, 정음을 이기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밝고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정음에게 더 밝게 대했고, 장난도 치면서 정음의 기에 눌리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준혁이가 공부를 하다가 세경이가 두고간 핸드폰을 갖다주려고 주방으로 갔는데, 세경이는 사골국을 끓이며 식탁에서 공부를 하다가 피곤에 지쳐 엎드려 자고 있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은 정말 세경의 아픔을 대신 해주고 싶을 만큼 안타까운 표정이었어요. 지훈과의 지난 날을 정리한 듯한 사진과는 달리 세경이는 아직 지훈을 잊지 못한 듯 합니다. 겉으로는 밝고 명랑한 척 하지만 속마음은 아직 지훈에 대한 짝사랑의 끈을 놓지 못한 것 같습니다.

세경이가 독백으로 말했잖아요. ‘이 옷도, 이 목도리도, 이 핸드폰도 다 아저씨가 주신건데 내가 지금 뭘 더 바라고 있냐'구요. 세경은 순재네집에서 늘 지훈과 함께 있습니다. 정성을 다해 사골국을 끓이고, 지훈의 속옷을 세탁하고, 지훈을 위해 병원까지 오가는 일을 마다하지 않아요. 세경이로서는 지훈에게 필요한 일이 곧 자기기 해야할 일입니다. 이것이 지훈을 향한 세경의 마음입니다. 지훈을 향한 무한한 사랑, 이해, 용서, 믿음이 그녀를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하는 원동력입니다. 세경은 겉으로 봐서는 비극적이고 슬픈 사랑처럼 보이지만 정작 세경은 슬픔 속에서도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경이가 지훈과 정음의 포옹을 보고도 씩씩하고 밝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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