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담을 '꽃그지'라 한 말 기억나세요? 비담의 ‘꽃그지’ 포스는 김남길이 비밀병기로 처음(21회) 등장할 때 나왔던 모습입니다. 덕만이가 설원공 군사들에게 붙잡혀 위기에 처하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비담에 의해 위기를 모면합니다. 비담은 자신의 닭백숙을 뭉개버린 군사들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단 칼에 베어버리고는 묶여있던 덕만을 구해주는데, 이때 보이던 모습이 일명 꽃그지 비담입니다. '꽃그지'란 말은 비루한 옷차림과 달리 꽃미남을 능가하는 외모에 무예가 뛰어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선덕여왕> 이후 여자 꽃그지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추노>에 나오는 여종 초복이(민지아)인데 보통 여종이 아니에요. 비록 종년 신세지만 글을 읽을 줄 알아 노비당의 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어제 <추노> 7회에서 업복이(공형진)는 노비당 수령(이 암살 지령을 내린 사람을 두고 설왕설래중이죠?)으로부터 화살 지령을 받았는데, 글(언문)을 읽을 수가 없어 답답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복이가 나타나 그 지령이 무슨 내용인지 읽어주었습니다. 똑똑한 초복이 덕분에 업복이는 탐관오리를 꿈꾸던 박진사와 호위무사 2명을 총으로 단번에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비담에 비해 초복이는 더러운 외모지만 자세히 보면 종년을 뛰어넘는 미모에 글까지 읽을 줄 알기때문에 여자 꽃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복이는 여자가 봐도 비호감일 정도로 남루한 옷차림입니다. 그런데 하얀 이를 내보이며 히죽 히죽 웃는 얼굴로 <추노> 방영 초기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여종다운 옷차림이었지만 같은 여종 신분인 언년이(이다해)의 너무 깨끗한 옷차림에 비해 초복이가 상대적으로 남루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초복이는 이런 외모와 달리 종들 세계에서는 똑똑한 여종으로 통하며 업복이의 소울메이트입니다. 어렸을 때 평생 종으로 살아가야 하는 신세를 피하기 위해 가족들과 도망을 쳤다가 추노꾼 천지호(성동일) 일당에게 붙잡혀 왼쪽 뺨에 도망 노비라는 문신을 새기고 살아갑니다. 어머니가 자살하는 장면을 지켜본 후 초복이는 밑바닥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져 세상에 무서울 것도, 거리낄 것도 없이 살아갑니다. 남자 못지 않은 대범함 때문에 어제 업복이가 박진사를 죽일 때도 함께 동행해 죽은 박진사의 몸에서 천냥짜리 어음을 꺼내오는 대담함을 보였습니다. 간이 얼마나 큰 지 쫀쫀한 사내보다 훨 낫습니다.


노비 신세지만 도망쳤다가 다시 붙잡혀 온 업복이를 보고 연민을 느끼다가 어느새 사랑으로 변해갑니다.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은채 업복이가 하는 일은 무슨 일이든지 앞장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초복이의 사랑은 '하이킥'에서 세경이가 지훈을 짝사랑하는 것만큼 업복이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업복이는 대길에게 붙잡혀올 때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노비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복이의 마음을 알고 세상 살아가는 힘을 얻었습니다. 업복이가 노비당에 들어가 양반들을 한 명 한 명 죽이는 것은 초복이같은 노비들이 고생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 때문입니다. 자신은 물론 초복이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추노>에서 초복이는 약간은 어설퍼보이지만 그 어설픔마저 자연스럽게 주조연들과 섞이며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초복이역을 맡은 민지아는 여배우로서 예쁘고 샤방샤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텐데, 여종을 맡아 얼굴에 검은색 썬탠을 한 것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다해의 옷차림과 분장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것은 사실 초복이 때문입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초복이는 조선시대 여종에 맞게 리얼한 옷차림과 연기로 이다해와 비교되며 단박에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초복이는 어머니를 잃고, 누구도 의지할 사람이 없지만 항상 밝고 명랑합니다. 바로 업복이 때문입니다. 업복이와의 로맨스는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보다 더 애틋하고 설렙니다. 재미 있는 것은 언제 사투리를 그리 배웠는지 공형진과 강원도 사투리를 주고 받은 것을 보면 중고 신인답지 않습니다. 초복이는 <추노> 홈페이지 등장인물에도 나오지 않는 조연중의 조연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사소한 역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민지아의 열연때문에 업복이-초복이 사랑은 시청자들의 사랑 속에 무럭 무럭 자라고 있어요.

Posted by 피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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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걍 본판이 이뻐서 거멓게 칠해도 이뻐 보이더군요.

  2. 꽃그지에서 빵터졌습니다. ㅎㅎ

  3. 앞날이 촉망받는 여배우네요..

  4. 얼굴에 낙서를하던 숯을 시커머케 칠하던 귀엽고 예쁜아이 ㅋ

  5. 꽃그지 2010.01.29 14:5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조연이든 주연이든 자기가 맡은 역할에 어울리는 분장이 걸맞는 분장 아니겠습니까
    이다해씨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아까울 정도더군요
    숱검댕이는 아니어도 손톱에 매니큐어나 지우고 나오셨으면좋겠네요
    어쩔때는 시계찬 모습도 화면에 나오더라구요
    조선시대에 시계가 왠말입니까 ㅡㅡ
    상식을 벗어난 주연 배우 이다해씨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조연들을 보고 깨달음을 얻길바라며

  6. 꽃그지가 아니고 꽃거지다.한글도 모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