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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생방송 인기가요, 아이비가 흘린 눈물의 의미

by 피앙새 2010.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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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비가 3집 활동을 갈무리 하는 SBS 생방송 <인기가요> 무대에서 갑작스럽게 눈물을 쏟았습니다. 가수가 음악무대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은 1위를 해서 흘리는 감격의 눈물이 대부분이지만 아이비의 눈물은 그런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2년 만에 들고 나온 3집 ‘I be'는 앨범명 그대로 ’아이비 죽지 않았다‘며 그녀의 사연을 담은 ’눈물아 안녕‘을 타이틀곡으로 의욕을 갖고 시작했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했습니다. ’눈물아 안녕‘ 노래 끝 부분에 ’난 울지 않아, 다시는 못난 바보처럼‘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어제 아이비는 이 부분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감정이 복받쳐 올랐기 때문입니다.

못난 바보처럼 아이비가 다시 눈물을 보인 이유는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준비를 했던 3집 앨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2년 만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대중들의 냉정한 시선, 그리고 부도덕한 여자라는 악플 등을 견디지 못하고 무대에서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줄 수는 없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많은 여자 연예인중 유독 아이비에게 들이대는 도덕적 잣대는 엄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녀는 많은 악플에 시달렸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2008년말 가요계 복귀를 준비하던 중 모 작곡가와 터진 열애설로 그녀는 미니홈피에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게 표명한 고해성사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부도덕하고 성공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는 사생활이 문란한 여자로 낙인 찍혔다. 악플을 보면서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아이비라는 타이틀과 상관없이 박은혜(본명)라는 사람의 인격을 존중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가수 아이비라는 이름도 버리고 싶을 만큼 대중들은 그녀를 힘들게 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색안경으로 아이비를 바라다 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람으로서 남자친구와 데이트도 하고 싶고, 또 그런 일에 대해서도 보통사람으로 봐 달라는 아이비의 뜻은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연예인의 스캔들과 악플은 불가분의 관계지만 많은 연예인들이 고통 받고 있고, 그 고통속의 한 사람이 아이비였습니다.

소속사 문제로 갈등을 겪어 마음 편히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던 것도 그녀의 복귀를 늦어지게 한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소속사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지난해 11월 데뷔 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신인이라는 자세로 3집 <I be>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2년만에 다시 돌아온 가요계는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지 않았습니다. 걸그룹 열풍속에서 나이든 디바 아이비는 음악방송 무대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방송 3사 음악프로에서 그녀를 외면했습니다. 그녀를 받아준 공중파 음악무대는 <인기가요> 뿐이었습니다. <인기가요> 컴백무대 후 그녀는 공중파에서 모습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녀의 3집 ‘눈물아 안녕’은 공허한 메아리로 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닉쿤과 보인 섹시한 안무와 노출 의상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효리와 빅뱅의 탑이 2008년 MKMF(Mnet Km Music Festival)에서 보인 돌발 키스신 연출에 비해 아이비는 2년간의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작정하고 덤벼든 퍼포먼스가 오히려 안티를 불러오는 화근이 됐습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아이비를 ‘역시 그렇고 그런 여자니 저런 모습이 나오지’하는 비아냥과 함께 ‘싼티나는 여자‘로 낙인찍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2년 만에 무대에 돌아온 아이비는 제대로 칼을 빼 보지도 못한 채 거두어들이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다시 돌아온 가요계는 이미 걸그룹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아이비가 차지할 공간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공간마저 아이비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3집으로 복귀할 때 댄스곡 ’터치미‘보다 잔잔한 발라드곡으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아이비가 섹시 댄스로서의 장점이 있는 것은 알지만 발라드로 그녀의 가창력으로 복귀했더라면 3집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MAMA 퍼포먼스 이후 아이비는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그녀의 ‘눈물아 안녕’을 보고 들을 수 없었습니다. 2년 만에 복귀한 만큼 ‘정말 잘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열정을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진영 프로듀서의 주문대로 댄스 가수로 데뷔해 포스트 이효리 소리를 들으며 최고의 여가수로 우뚝 섰던 시간은 단지 불미스런 스캔들 하나 때문에 대중들의 시선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2년 만에 다시 돌아와 데뷔 때보다 더 열심히 해보려했지만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가요계에 그녀는 적지 않게 서운했을 것입니다. 다만 케이블방송에서는 친구들이나 후배들과 소소한 일상들이 비춰지며 아이비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지만, 0.%대 케이블로 그녀를 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이비 눈물 속에는 그녀를 향한 악풀의 아픔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비 관련 뉴스를 보면 하나같이 악플 투성이입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인신공격성 악플에 아이비는 어느새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일로 돌팔매질을 해대는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참고, 그 아픔을 담은 노래 ‘눈물아 안녕’을 목 놓아 불러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악풀속에서 어느 네티즌이 달아놓은 댓글이 인상적입니다. “그만 좀 하시죠. 주먹으로 때리면 한 두달 상처가 남고, 혀로 때리면 2~3년, 악플로 때리면 20~30년 상처가 남아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개인사 때문에 받는 아이비의 상처가 너무 깊어보였습니다. 무심코 던지는 돌에 개구리가 맞으면 아프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요?


아이비는 비(Rain )를 키워낸 박진영과 팬텀이 합작해서 내세운 스페셜 가수로 데뷔앨범 <My sweet And Day>의 타이틀곡 '오늘밤 일'과 후속곡 <A ha...> 등으로 가요계 샛별로 떠올랐고, 그녀가 부른 '유혹의 소나타'는 손담비의 의자춤 열풍만큼이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가수였습니다.

그녀는 어제(24일) <인기가요>에서 3집 마지막 무대를 미리 의식했는지 23일 방송된 <초콜릿>에서 ‘유혹의 소나타’, ‘눈물아 안녕’을 열창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아이비는 ‘2년 만에 무대에 돌아와 행복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녀의 옛 명성을 볼 때는 컴백 3달이 지났으니 가요프로에서 당당히 1위를 한 뒤에 기쁨의 눈물을 흘려야 했지만 그 기쁨은 후배 걸그룹 애프터스쿨이 차지하고, 아이비는 쓸쓸히 퇴장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녀가 3집 고별무대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는 앞에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글쓴이는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자신을 향한 격려의 눈물로 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다음 4집 때 그녀 모습을 볼 수 있는 기대를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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