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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파스타, 공효진의 곰삭은 김치맛 연기

by 피앙새 2010.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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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은 예쁘지 않습니다. 솔직히 공효진 얼굴을 보면 김태희나 신세경, 황정음 등 요즘 잘 나가는 배우에 비하면 여배우로서 눈에 확 들어오는 얼굴이 아닙니다. 많은 여배우들이 토크쇼 프로그램에 나와 자랑스럽게 성형을 자랑하는 세상인데, 공효진 얼굴은 자연산 그대로 상큼하기 그지 없습니다. 공효진의 <미쓰 홍당무> 영화를 볼 때 '멜로에는 어울리지 않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얼굴이 예쁘다고 멜로 배우를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공효진이 <파스타>에서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공효진을 보고 있으면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파스타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어떤 것인지 몰라도 극중 서유경이 주방에서 하는 요리는 어떤 것이든 물리지 않는 김치맛입니다. 어제 최현욱(이선균)셰프가 서유경에게 말했죠. '자극적인 양념으로 범벅이 된 파스타가 아니라 재료 하나에 원래의 맛을 제대로 살린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살리는 요리를 하라고. 이런 맛은 처음 먹을 때는 맛있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자꾸 생각나는 그런 맛입니다. 그래요. 극중 서유경은 아직 최셰프가 말하는 요리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연기만큼은 그런 맛을 내고 있어요.


어제 서유경은 라스페라 요리 콘테스트에서 최종적으로 2등을 차지 했어요. 유경이가 자연산 쥐치로 만든 '피쉬볼 파스타'와 세영의 '세가지 맛 파스타'가 공동 1위를 했는데, 최종 우승자 결정은 최현욱셰프가 결정했습니다. 서유경을 1등으로 뽑을 줄 알았는데, 최셰프는 이태리 유학시절 애인에서 원수지간으로 변한 세영이를 선택했습니다. 요리 콘테스트를 앞두고 최셰프는 유경에게 밤새 연습을 시켰어요.

그런데 최셰프는 왜 세영이를 우승자로 결정했을까요? 우선 하루 유경이를 가르쳤지만 요리 실력으로 유경이가 세영이를 따라가지 못했을 겁니다. 실력도 안되는데, 유경이를 좋아한다고 해서 덜컥 1등으로 하면 주방 기강을 세워나가는데 어려움이 따르겠죠. 물론 세영이가 1위를 했기 때문에 이 요리를 가지고 라스페라 주방에서 일할 거라는 것을 최셰프가 모를 리 없습니다. 유경은 자신의 요리를 냉정하게 평가한 최현욱에게 살짝 풀이 죽긴 했지만 최셰프는 세영보다 이미 유경에게 마음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최현욱은 세영이가 라스페라 주방에 온다해도 유경이외에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유경이는 주방 보조로 2위를 한 것만 해도 사실 가문의 영광굴비(?)인데,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나 최셰프에게 유경의 요리는 의미심장한 혹평을 받았습니다. "네 요리는 짝사랑이다. 꼬시는 재주가 부족하다. 사람들 앞에 자신감 없는 요리는 포크를 부르지 못한다. 짝사랑만 하지 말고, 제대로 꼬셔봐!"
 
유경이는 요리 콘테스트가 끝난 후 세영이와 최셰프의 관계를 알고 최셰프 오피스텔 앞에서 안절부절 못합니다. 유경이는 그녀의 요리처럼 최셰프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최셰프 오피스텔 앞을 서성이다가 갑자기 나온 최현욱을 보고 서유경은 단도직입적으로 "오세영씨와 어떤 사이에요?"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최현욱 역시 "김산사장과의 관계를 의심하며 "너는 사장이랑 어떤 관계냐?' 라고 말합니다. 불안한 유경의 마음을 알게된 최셰프는 유경에게 "오세영보다 너(유경)랑 멸치 똥 만큼 더 친하다",  "내 주방에는 오직 서유경 밖에 없다"라고 합니다. 처음 최현욱이 라스페라 주방으로 올 때 '내 주방에는 여자란 없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이것은 쇼킹할 만한 말입니다. 최셰프의 주방에서 여자, 그것도 세영보다 유경이를 더 인정한다는 것은 요리 실력으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유경이를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설사장이 납품업자에게 뇌물을 받고 쫓겨난 자리에 김산(알렉스)이 사장으로 앉았습니다. 김산은 3년 전 서유경이 주방보조로 들어올 때부터 그녀를 가까이서 지켜봐왔습니다. 세영과 애인사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허물없이 지내는데, 유경을 눈여겨 보며 그녀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경은 김산을 이상한 손님, 괴짜 사장으로 보며, 김산의 심상치 않은 눈을 애써 피하고 있습니다. 지금 유경의 눈에는 버럭 셰프가 있을 뿐 아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최셰프 앞에만 서면 한 없이 작아지는데, 어떨 때는 최현욱을 '푸하~; 하고 어이없이 웃게 만들 정도로 귀엽기 그지 없습니다.

예쁜 여자가 귀여움을 떨면 금방 질리는 버터맛 파스타같지만 공효진의 귀여운 척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은 김치맛입니다. 극중 최현욱은 그래서 버터같은 세영이보다 김치맛 나는 유경에게 더 호감을 갖고 있는지 모릅니다. 물론 이태리에서 세영과의 악연도 있지만, 이런 악연이 아니더라도 최셰프는 시간이 갈 수록 유경에게 더 끌리지 않았을까요? 어제부터 최현욱, 서유경, 오세영, 김산 등 네 사람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됐죠? 앞으로 라스페라는 달콤한 사랑 요리로 가득 넘칠 것 같습니다.

<파스타> 공효진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부담이 없습니다. 이하늬의 연기가 금새 질리는 치즈 냄새가 나고 인공 조미료 같다면 공효진 연기는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맛이 나는 연기입니다. 자극적이고 톡 쏘는 연기가 아니더라도 씹을수록 곰삭은 맛이 나는 연기입니다. 그래서 <파스타>를 보는 시청자들은 요즘 곰삭은 김장김치 같은 공효진의 연기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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