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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지붕킥’ 신세경, 파란 목도리로 바뀐 사랑

by 피앙새 201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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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이와 첫 데이트를 할 설레임으로 가득 찼던 준혁의 생일은 두 사람 모두 상처만 남겼습니다. 세경이가 빨간 목도리를 잃어버린 후 당황하며 찾고 있던 모습을 본 준혁이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삐졌습니다. 어제 88회에서 준혁은 세경에 대한 서운함에 하루 종일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아침도 먹지 않았습니다. 세경이가 밥 먹으라고 해도 ‘안먹는다구요. 미안하데 나가줄래요’ 하며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준혁은 생일날 세경이와 데이트를 하지 못한 것보다 지훈이가 준 빨간 목도리가 더 신경쓰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엔딩 부분에서 준혁은 세경에게 자기가 두르고 있던 파란 목도리를 세경에게 주었습니다. 세경의 목에 두르던 목도리 색이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색이 바뀐게 아닙니다. 이는 세경을 두고 펼쳐지던 '지세커플', '준세커플' 러브라인이 이제 ‘준혁-세경커플’로 이어진다는 복선이 아닐까요? 물론 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세경이가 빨간목도리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지훈과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알려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교통신호등 색으로 비유하자면 빨간색은 정지, 파란색은 진행을 말해주는 것이니까요.


세경은 지훈과 준세에게 모두 목도리를 받았습니다. 빨간 목도리를 잃어버리고 준혁이가 둘러매준 파란 목도리를 보니 참 따뜻해 보였습니다. 지훈이가 사준 빨간 목도리는 사실 한 순간의 동정이었고, 세경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지 않은 것처럼 보여서 그동안 세경이가 두르고 다녔어도 추워보였습니다. 그러나 준혁이가 감아준 파란 목도리는 색깔은 추워보였지만 준혁이의 마음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서 그런지 아주 따뜻해보였습니다. 준혁이가 자신이 매고 다니던 '분신'과도 같은 목도리와 장갑을 세경에게 준 것은 세경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전해준 것입니다. 어제 88회에서 만약 이 장면이 없었다면 준세커플이 이어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아니더라고 세경이가 가정부 신세를 벗어나 당당히 준혁을 대할 수 있을 때 아름다운 사랑으로 이어질 지도 모릅니다.

빨간 목도리는 나중에 다시 찾을지 모릅니다. 길에서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지훈이 책상 어딘가에 두고 나온 것 같은데, 나중에 지훈이가 책상을 뒤적거리다가 빨간 목도리를 찾아 세경에게 전해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땐 이미 그 목도리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목도리를 잃어버리던 날, 세경이는 지훈의 말을 듣고 펑펑 울었습니다. '세경이는 시골에서 동생 데리고 올라와 아버지도 없이 힘겹게 사는 불쌍한 애니까 건드리지 마', '세경이는 우리집 가정부야' 지훈의 말은 세경이를 향한 연민과 사랑이 담긴 말이었지만 이 말은 세경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악기점에 들러 세경이가 피아노 연주를 한 것은 준혁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생일날 즐겁게 지내지 못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습니다. 그리도 또 한편으로는 지훈에 대한 마음의 정리를 하고 싶어 연주를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제 준혁이는 세경이가 밥을 먹으라고 불러도 퉁명스럽기하만 했습니다. 생일날 일 때문에 서로 서먹서먹하기만 하던 준혁과 세경은 준혁이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나오는 길에  만났습니다. 지훈 병원에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에 만났는데, 준혁은 너무 추워보이는 세경의 손과 목을 쳐다본 뒤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던 길을 돌아와 세경에게 목도리를 둘러매주고, 장갑까지 끼워줬습니다. 준혁이가 발길을 돌려 댓가를 바라지 않는 '주는 사랑'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경도 준혁이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가장 춥고 외로울 때 손을 내밀어 주고 따뜻한 목도리를 둘러매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경에게 내일 과외를 한다며, 시험을 보고 중간 정리까지 다 해준다고 합니다. 아침에 '과외 언제하냐?'고 묻던 세경이에게 과외 할 시간 없다고 하던 준혁이가 다시 과외를 해준다는 것은 그냥 단순한 과외가 아닙니다. 이는 주춤했던 ‘준세커플’의 진도를 다시 나가자는 준혁의 뜻이 담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준혁이가 핸드폰에서 세경의 사진을 지울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우지 않은 것을 봐서 앞으로 '준세커플'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목도리 색깔로 세경의 사랑은 바뀔 것 같습니다. 정음이가 말했듯이 ‘사랑은 움직이는 것’입니다. 세경의 목도리가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은 사랑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존심 강한 세경이가 지훈에게 ‘가정부’란 말을 듣는 순간 세경은 그동안 갖고 있던 지훈에 대한 연정을 모두 버렸고, 그 암시가 바로 잃어버린 빨간 목도리였습니다. 세경이는 자존심만큼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동정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훈은 세경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습니다. 준혁은 세경이가 지훈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파란 목도리를 둘러매주며 세경이를 포용했습니다. 학생 신분이라 아직은 세경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세경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남자입니다.

유치하고 어린 사랑만 할 것 같은 준혁이가 이제는 남자답고 어른스럽습니다. 그리고 준혁의 세경을 향한 사랑도 한층 성숙해질 것입니다. 세경이와 준혁이가 지훈이와 정음이 커플이 된 것을 안다면 '준세커플'의 러브라인은 날개를 단 듯 발전하겠죠. 준혁이가 세경에게 둘러매준 파란 목도리는 빨간 목도리가 파란색으로 바뀌었다는 단순한 의미보다 세경의 마음이 이제 준혁에게 돌아선다는 뜻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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