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가 초반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는 것은 장혁과 오지호 등의 다이나믹한 액션 연기 때문입니다.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는 장혁과 한정수, 김지석 등 남정네들의 ‘한몸매’가 여성팬들의 가슴까지 설레게 하기 때문에 <아이리스>의 이병헌, <선덕여왕>의 김남길 공백을 메우고도 남습니다. 어제 3회 방송은 최사과와 혼례를 치뤘지만 첫 날밤 도망친 후 남장을 하고 다니는 언년이(이다해)가 겁탈 위기에 처했지만, 이를 구해준 송태하(오지호)와의 첫 대면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길에게 붙잡혀 다시 노비가 된 업복이(공형진)는 노비 비밀조직에 들어가서 대길의 머리에 총을 쏘는 등 주인공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계속됐습니다. 먼저 3회 방송 내용을 잠깐 정리해 본 후 사극을 보면서 빵~ 터지는 웃음을 준 김하은의 연기를 리뷰해보려 합니다. (자세한 방송 내용을 보시려면 아래 펼쳐보기 누르세요.)
그런데 주인공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여배우가 있는데, 어제 처음 등장한 애기사당 설화(김하은)입니다. <추노>는 주연, 조연 등 등장인물들이 많아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텐데, 어제는 주인공 이다해보다 설화역의 김하은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앞으로 주연 못지않은 인기를 끌 것이란 예감이 들었습니다. 첫 등장부터 4차원 같은 말투와 거침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럼 설화로 나온 김하은의 빵~ 터지는 연기를 볼까요?
극중 설화는 사당패에서 13살때부터 장돌뱅이로 몸을 팔아온 애기사당(산대놀이 사당패에서 딸 역할을 하는 어린 사당)입니다. 철이 들기 전부터 저자거리를 떠돌았기 때문에 눈치는 둘째가라면 서럽습니다. 저자거리에서 사당패의 한바탕 신명나는 풍물놀이가 펼쳐졌는데, 왕손이(김지석)는 설화에게 은전키스를 하며 수작을 부립니다. 사당패의 풍물놀이는 호객행위였어요. 왕손이는 하룻밤 풋사랑에 대한 기대를 하지만 야속하게 최장군(한정수)에게 끌려오고, 대길이는 길을 떠날테니 짐을 싸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당패 집에서 밤손님을 받아야 할 설화는 대길이가 머무는 주막으로 도망쳐왔습니다. 설화가 도망간 것을 알고 사당패는 저자거리를 찾아다니다가 대길패에게 오는데, 대길이 설화를 순순히 그냥 내어주겠어요? 15냥을 댓가로 달라고 하니 사당패들은 어림없다고 하네요. 사당패는 대길의 말을 무시하고 설화를 찾으려 하지만 대길패는 그들을 쫒아버렸습니다. 설화는 다시는 사당패로 돌아가기 싫다며 대길에게 함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합니다. 대길이는 '추노꾼으로 살아가는데 여자는 거추장스럽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하지만 왕손이는 찬모를 구하자고 하는 판에 설화가 굴러 들어온 호박입니다.
김하은(설화)은 첫 등장부터 해학과 익살스런 대사, 천연덕스런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과 눈길을 한 눈에 사로잡았습니다. 대길이가 머무는 주막으로 도망쳐온 설화는 대뜸 ‘나 숨겨주면 이따가 옷고름 풀어줄게’ 하면서 일단 위기부터 모면하려 합니다. 대길파가 사당패를 쫓아내자, 왕손이는 설화에게 옷고름을 풀어주겠다는 약조를 지킬 거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설화는 ‘내가 언제?’라며 오리발을 내밉니다. 그러면서 ‘나 이래 뵈도 저자거리에서 궁둥이 큰 년이야, 어디서 꽁으로(공짜로) 속곳(속옷)을 벗기려 그래?’ 하는 게 아니겠어요? 대길은 말끝마다 반말을 한다며 설화를 혼내며, 당장 가라고 합니다. 설화는 대길에게 정색을 하며 ‘오라버니 웃기네, 숨겨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가라고 하느냐’며 일을 벌였으면(구해줬으면) 끝까지 책임지라며 아예 대길패에 눌러 앉을 작정입니다. 천하의 추노꾼 대길이도 두 손 두 발 다 들게 할 정도로 설화는 참 맹랑하고 겁 없는 열 일곱살 계집입니다.
설화는 남정네 마음을 약하게 하는 무기 눈물을 쏟으며 기구한 사연을 털어놓습니다. 그런데 이 기구한 사연은 다 거짓말입니다. 대길패에 남기 위한 설화의 술수입니다. 천하의 이대길이 이런 설화의 수작에 넘어갈 리가 없죠. 대길의 추궁에 거짓말이 탄로 난 설화는 또 다른 거짓말 ‘엄마 젓꼭지 옆에 점이 있다’는 말을 하며 또 서글픈 눈물을 쏟아냅니다. 대길패는 화사당패때문에 하룻밤 재워주는데요, 잠자리가 문제네요. 설화는 ‘우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냐?’며 한 방에 들어와 자자고 설레발 치네요.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뒷간(화장실)에 먼저 들어앉았는데, 대길이가 볼일을 보러 화장실 가마니를 열자 설화 왈, ‘야, 뭘 훔쳐봐, 여자가 그렇게 궁하니?’ 이 말에 필자는 빵 터졌습니다. 설화는 천연덕스럽게 뒤지(휴지)를 갖다 달라고 할 정도로 참 뻔뻔합니다. 장혁과 오지호의 화려한 무술신은 기본이고 설화 김하은의 빵 터지는 코믹 연기가 극의 긴장감을 풀어주며 <추노>의 재미를 배가 시켰습니다. 아침을 먹는데, 주막집 큰 주모(조미령)가 설화를 보더니 단박에 사당패에서 굴러먹다 온 것을 알아차립니다. 최장군을 사랑하는 큰 주모는 굴비를 가져다주며 최장군에게 추파를 던지고 갑니다. 그러자 설화의 빵 터지는 대사가 또 터집니다. ‘오라버니, 저 아주머니와 배꼽 맞췄지? 어쩐지 주모 눈빛이...’ 이 말을 듣고 밥을 먹던 최장군은 음식을 밖으로 쏟아냈고, 왕손이는 폭소를 떠뜨렸습니다.
<아이리스>에 이어 <추노>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김하은의 등장으로 시청률에 날개를 달 듯 합니다. 김하은의 엉뚱 발랄한 4차원 코믹 사극이 시청자들을 더욱 즐겁게 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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