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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아이리스, 김태희 연기가 멍 때리는 이유

by 피앙새 2009.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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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액션 <아이리스>는 총 20부작이라서 그런지 시청자들이 극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스피드하게 전개되고 있네요. 드라마 보는 내내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요. 배우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선덕여왕>처럼 복선을 깔고 있어서 어느 한 장면을 놓치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 정도인데, 편집마저 중간 중간 생략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과도한 편집은 극의 이해를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지만, 제작진 입장에서 보면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시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죠. 이런 의도가 맞아 떨어졌는지 <아이리스>는 30%에 가까운 시청률로 순항중입니다.

어제는 6회는 특히 극 전개가 빠르고, 김현준(이병헌)과 김선화(김소연)가 뜬금없이 헝가리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순간적으로 공간 이동(?)을 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어요. 그러나 북한 공작원 김선화가 김현준을 추격하다가 보여준 감정 변화는 마치 얼음이 녹듯 시청자들에게 푸근한 느낌을 주며, 김현준과의 러브라인이 발전될 개연성을 남겨두었습니다. 극 초반에는 김태희-이병헌의 사탕키스, 베드신으로 시청자들의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면, 어제부터 시작된 김소연-이병헌의 멜로라인은 김태희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야릇함과 애틋함을 동시에 주는 듯 합니다. 극중 김선화나 김현준 모두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몸,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라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짠하게 만들며 급속도로 발전하는 느낌입니다.


북한 호위총국 소속의 공작원 김선화(김소연)는 얼굴에 표정이 없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직속상관 박철영(김승우)에게 절대 복종합니다. 죽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권총을 꺼내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길 것 같은 충성심도 보입니다. 공작원으로서 박철영과 함께 헝가리에서 북한 윤성철 최고인민위원장을 경호하다가 실패한 후 감옥에 들어가서 고생을 하다, 박철영이 마지막 기회라며 일본에 잠입한 김현준을 반드시 죽이라고 하자, 일본으로 달려가 설원에서 김현준을 죽일 기회를 포착하지만 실패하죠. 주인공 김현준이 죽으면 드라마 끝나기 때문에 제작진은 절대 김현준을 죽게 놔둘 리가 없죠.

김선화는 김현준을 죽이려 했지만 오히려 자신을 두 번씩이나 살려주면서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김현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김현준의 방에서 백산(김영철)부국장 사진을 보게 됩니다. 김현준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백산부국장을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한 김선화는 김현준에게 ‘잠시 다녀올 곳이 있다’는 메모를 남기고 한국으로 잠입하다가 NSS에 체포당합니다. 체포 과정이 조금 어수룩한데, 일부러 체포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명색이 북한 공작원인데, 너무 쉽게 잡혔기 때문이죠. 이것은 자신을 두 번씩이나 살려주며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김현준을 생각해 그녀가 백산부국장을 직접 처치하거나 아니면 김현준이 원수를 갚도록 도움을 주려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서 극중 남북한을 대표하는(?) 첩보요원 김태희와 김소연의 연기와 캐릭터를 한번 비교해보죠. 두 사람의 연기를 비교하는 것은 5회가 끝난후 다시 불거진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헝가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질 때 보인 멍 때리는 표정)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태희는 이병헌과 드러내놓고 키스신, 베드신을 보이며 초반 멜로 라인을 전개했는데, 여자라는게 그렇지 않나요? 조금은 신비스런 면이 있어야 매력이 있는데 모든 것을 다 드러내면 그 다음에는 매력이 반감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김태희가 다시 이병헌과 키스신, 베드신을 벌이더라도 시청자들은 초반처럼 시선과 관심을 끌기 어려울 거에요.


그런데 김소연은 북한 공작원이라 그런지 차가운 얼굴 표정으로 사랑놀음 따위엔 아무런 관심도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공작원 수칙에 보면 사랑이란 단어는 금기시하고 있죠. 그런데 그녀가 이병헌의 따뜻한 커피 한잔과 죽, 그리고 당분간 죽을 수 없는 이유를 들은 이후에는 북한 공작원 직분을 훌훌 벗어던진 듯 합니다. 북한측에 이용만 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건지, 아니면 이병헌의 매력에 푹 빠져 이 남자를 위해 내가 뭔가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인지는 몰라도 확실히 변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극중 김태희의 멜로연기는 ‘헤프다’는 인상이 강하고 김소연이 이병헌과 새로 시작할 멜로라인은 사랑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운 입장이라 시청자들에게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병헌-김소연 라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는 <선덕여왕>에서 비담과 덕만이 미실 때문에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는 안타까운 입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에 연기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던 김태희가 다시 멍 때리는 표정으로 연기력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김소연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첩보원 신분을 망각한 채 키스신을 남발한 김태희에 비해 김소연은 권총을 들고 김현준을 추격하는 액션 신 등으로 전사로서의 카리스마를 드러냈습니다. 이병헌과 정준호, 김승우 등 남자배우들은 맡은 배역을 무난하게 잘 소화하고 있는데 비해 여배우 김태희는 여전사 이미지가 강한 김소연에 비해 어딘가 모르게 포스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김태희와 김소연은 동갑나기지만 김소연이 연기경력 16년차로 7년차인 김태희보다 한참 선배죠.

김현준을 추격하는 입장에서 어느새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다 보니 김소연의 역할과 비중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김태희의 멍 때리는 듯한 연기는 김소연의 연기와 비교되어 연기력 논란은 계속 불거질 수 있습니다. 김태희는 김소연을 통해 연기는 미모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극중 캐릭터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한 수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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