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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선덕여왕> 45회에서 미실은 완전 흥분한 상태였어요. 아무리 미실이 강심장을 가졌다해도 대권을 불법으로 차지하는 모험을 하는데, 천하의 미실이라고 떨지 않을 수 없죠. 쿠데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궁궐을 빠져나간 덕만을 추포해야 합니다. 덕만을 추포하라는 칙서에 옥새를 찍기 위해 찾아온 미실에게 진평왕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습니다. 이에 미실은 특유의 눈꼬리를 치켜 올리며 진평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 자리요!” 짧은 이 한마디에 미실의 모든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미실의 난, 즉 쿠데타에 성공한 미실은 옥새를 마음대로 휘두르며 확대 편전회의를 엽니다. 상대등 시해 배후에 덕만이 개입된 사실을 대소신료들에게 알리고 공주 덕만을 추포한 후(설원랑에게는 추포과정에서 아예 죽여버리라고 하는데, 소름끼쳤어요), 필생을 꿈꾸어 오던 초라한 꿈 황후가 아니라 여왕으로서 황제의 자리에 앉기 위해서죠.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 받지 않는다’는 것이 옛날에도 통했나요? 일단 저지른 정변을 성공시키기 위해 미실은 점점 더 이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미실의 난을 의심한 왕윤의 아버지가 “직접 폐하의 교지를 받은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자, 보종은 왕윤의 부친을 단칼에 베어버립니다. 편전에서 칼을 휘둘러 신하를 죽이게 한 미실의 모습을 보니 미실의 쿠데타는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편전에서 피를 본 미실파들도 당황해하는 것을 보니 미실의 시대가 머지않아 끝날 것 같다는 암시를 주었죠. 진흥제때는 독살하려 했던 진평왕이 알아서 죽어주고, 유언장도 손쉽게 조작하는 등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렸는데 이번 미실의 난은 이상하게 꼬이고 있네요. 신하들이 공포에 벌벌 떠는 가운데 미실은 비록 병중이지만 진평왕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왕의 자리에 앉아 떨리는 목소리로 대신들에게 일갈합니다. 촛불이 꺼질 때 마지막 불꽃이 일순간 강한 빛을 내듯이 지금 미실은 죽기전 마지막 불꽃, 마지막 울부짖음을 토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쩌렁 쩌랑한 목소리로 왕의 자리에 앉아 위 대사를 날리는 미실의 카리스마와 아우라는 정말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포스였습니다. 이 말은 미실이 세상을 떠나기 전의 마지막 포효같았어요. 그동안 태생의 한계 때문에 초라한 황후의 꿈만 꿀 수 밖에 없었던 진골 출신의 아픔을 모두 토해내는 듯 했습니다. 여자가 왕이 된다는 것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는데, 애송이로 생각한 덕만이 여왕이 되겠다고 하는데, ‘미실이라고 못할소냐?’ 하며 직접 왕이 되기 위해 엄청난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여왕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위국령을 선포하고 자신이 직접 위국부령(미실, 세종, 설원 3명으로 구성)을 맡아 진평왕보다 상위의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위국령을 선포했기 때문에 백성들은 5인이상 모이지 못하고 무기를 소지할 수 없습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덕만을 잡아들여 처치하면 미실은 성공한 쿠데타로 누구라도 시비를 걸 수 없겠죠. 그러나 역사는 미실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죠. 미실은 결국 사람을 얻지 못해 쿠데타에 실패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진흥제 시절 미실은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실은 ‘천하는 미실의 것이고 미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미실은 사람을 얻는데 성공한 것인가요? 예고편을 보니 석품랑이 상대등을 찌르는 것을 본 덕충랑과 박의랑 등 화랑들이 모두 덕만편으로 돌아설 듯 합니다. 그리고 상주정 당주 주진공은 미실의 말을 듣고 서라벌로 진군했던 반란군이었지만, 미실이 정변을 일으킨 것이라는 진실을 알고 역시 덕만편이 됩니다. 덕만을 추포하라는 미실의 명령과 미실을 즉시 추포하라는 덕만의 명령이 혼재된 상황에서 대소신료, 화랑들은 정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다가 미실의 어설프게 정변을 일으킨 것을 알고 석품과 보종을 빼고 모든 덕만을 지지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미실의 쿠데타는 당연히 실패로 끝나겠죠.
미실은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덕만은 반대로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귀족과 화랑들 간에 미실이 정변을 일으킨 것이 알려지면서 덕만에 대한 충성심이 점점 강해져 미실의 목을 조일 것이라는 것을 덕만과 미실 모두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는 미실의 난이 실패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사람을 얻고 천하는 얻는 것은 미실이 아니라 덕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덕만은 칠숙의 군사들에게 완전 포위되어 또 한번 죽을 고비를 맞게 되는데, 다음주 예고편을 보니 이 고비를 넘기고 궁궐도 들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번에도 위기에 처한 덕만을 구한 것은 역시 비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면 이번이 세 번째죠. 미실은 비담과 청유를 갔다온 후 정변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비담을 멀리 보내려 했지만 염종에 의해 미실측 계략은 실패하고, 덕만이 두번이나 죽을 고비에 처할 때 비담이 구해주었으니 미실은 피붙이 비담을 자신의 사람으로 얻는 것도 실패한 셈이죠.
‘사람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고 했던 미실은 결국 사람을 얻지 못한 것이 쿠데타 실패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미실과 덕만의 왕권 대결은 권력의 속성이 그렇듯 사람을 통한 세(勢) 확산 성공 여부에 승패가 갈렸습니다. 그래서 덕만은 사람을 얻고 천하를 얻어 후세에 선덕여왕으로 길이 남았고, 미실은 역사에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채 초라하게 생을 마감한 것이 아닐까요? 어제 미실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흥분한 것을 보니 이미 얼굴에 실패의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이제 미실은 마지막 화려한 불꽃을 태우며 죽음의 초읽기에 들어간 듯 합니다. 미실이 파멸에 이를수록 통쾌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왜 죽음에 가까워올수록 측은지심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악역이긴 하지만 그동안 <선덕여왕>을 명품 드라마로 만든 실질적인 주인공이라서 그런가요?
미실의 난, 즉 쿠데타에 성공한 미실은 옥새를 마음대로 휘두르며 확대 편전회의를 엽니다. 상대등 시해 배후에 덕만이 개입된 사실을 대소신료들에게 알리고 공주 덕만을 추포한 후(설원랑에게는 추포과정에서 아예 죽여버리라고 하는데, 소름끼쳤어요), 필생을 꿈꾸어 오던 초라한 꿈 황후가 아니라 여왕으로서 황제의 자리에 앉기 위해서죠.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 받지 않는다’는 것이 옛날에도 통했나요? 일단 저지른 정변을 성공시키기 위해 미실은 점점 더 이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미실의 난을 의심한 왕윤의 아버지가 “직접 폐하의 교지를 받은 증거를 보여달라”고 하자, 보종은 왕윤의 부친을 단칼에 베어버립니다. 편전에서 칼을 휘둘러 신하를 죽이게 한 미실의 모습을 보니 미실의 쿠데타는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편전에서 피를 본 미실파들도 당황해하는 것을 보니 미실의 시대가 머지않아 끝날 것 같다는 암시를 주었죠. 진흥제때는 독살하려 했던 진평왕이 알아서 죽어주고, 유언장도 손쉽게 조작하는 등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렸는데 이번 미실의 난은 이상하게 꼬이고 있네요. 신하들이 공포에 벌벌 떠는 가운데 미실은 비록 병중이지만 진평왕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왕의 자리에 앉아 떨리는 목소리로 대신들에게 일갈합니다. 촛불이 꺼질 때 마지막 불꽃이 일순간 강한 빛을 내듯이 지금 미실은 죽기전 마지막 불꽃, 마지막 울부짖음을 토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니놈들은 무엇을 했느냐? 니놈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이 미실은 진흥제, 진지제 또 지금의 폐하를 보필하며 이 신국을 책임지고 있었느니라. 폐하의 유일한 혈통 그것이 신국을 지켜왔느냐? 아니, 이 미실이다. 이 미실이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느니라. 다르게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이 자리에서 지금 말을 하라. 그렇지 않다면 오늘 이후로 혈통에 대해, 성골에 대해 다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쩌렁 쩌랑한 목소리로 왕의 자리에 앉아 위 대사를 날리는 미실의 카리스마와 아우라는 정말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포스였습니다. 이 말은 미실이 세상을 떠나기 전의 마지막 포효같았어요. 그동안 태생의 한계 때문에 초라한 황후의 꿈만 꿀 수 밖에 없었던 진골 출신의 아픔을 모두 토해내는 듯 했습니다. 여자가 왕이 된다는 것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는데, 애송이로 생각한 덕만이 여왕이 되겠다고 하는데, ‘미실이라고 못할소냐?’ 하며 직접 왕이 되기 위해 엄청난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여왕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위국령을 선포하고 자신이 직접 위국부령(미실, 세종, 설원 3명으로 구성)을 맡아 진평왕보다 상위의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위국령을 선포했기 때문에 백성들은 5인이상 모이지 못하고 무기를 소지할 수 없습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덕만을 잡아들여 처치하면 미실은 성공한 쿠데타로 누구라도 시비를 걸 수 없겠죠. 그러나 역사는 미실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죠. 미실은 결국 사람을 얻지 못해 쿠데타에 실패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진흥제 시절 미실은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사람을 얻는 자가 시대의 주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실은 ‘천하는 미실의 것이고 미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미실은 사람을 얻는데 성공한 것인가요? 예고편을 보니 석품랑이 상대등을 찌르는 것을 본 덕충랑과 박의랑 등 화랑들이 모두 덕만편으로 돌아설 듯 합니다. 그리고 상주정 당주 주진공은 미실의 말을 듣고 서라벌로 진군했던 반란군이었지만, 미실이 정변을 일으킨 것이라는 진실을 알고 역시 덕만편이 됩니다. 덕만을 추포하라는 미실의 명령과 미실을 즉시 추포하라는 덕만의 명령이 혼재된 상황에서 대소신료, 화랑들은 정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다가 미실의 어설프게 정변을 일으킨 것을 알고 석품과 보종을 빼고 모든 덕만을 지지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미실의 쿠데타는 당연히 실패로 끝나겠죠.
미실은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덕만은 반대로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귀족과 화랑들 간에 미실이 정변을 일으킨 것이 알려지면서 덕만에 대한 충성심이 점점 강해져 미실의 목을 조일 것이라는 것을 덕만과 미실 모두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는 미실의 난이 실패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사람을 얻고 천하는 얻는 것은 미실이 아니라 덕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덕만은 칠숙의 군사들에게 완전 포위되어 또 한번 죽을 고비를 맞게 되는데, 다음주 예고편을 보니 이 고비를 넘기고 궁궐도 들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번에도 위기에 처한 덕만을 구한 것은 역시 비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면 이번이 세 번째죠. 미실은 비담과 청유를 갔다온 후 정변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비담을 멀리 보내려 했지만 염종에 의해 미실측 계략은 실패하고, 덕만이 두번이나 죽을 고비에 처할 때 비담이 구해주었으니 미실은 피붙이 비담을 자신의 사람으로 얻는 것도 실패한 셈이죠.
‘사람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고 했던 미실은 결국 사람을 얻지 못한 것이 쿠데타 실패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미실과 덕만의 왕권 대결은 권력의 속성이 그렇듯 사람을 통한 세(勢) 확산 성공 여부에 승패가 갈렸습니다. 그래서 덕만은 사람을 얻고 천하를 얻어 후세에 선덕여왕으로 길이 남았고, 미실은 역사에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채 초라하게 생을 마감한 것이 아닐까요? 어제 미실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흥분한 것을 보니 이미 얼굴에 실패의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이제 미실은 마지막 화려한 불꽃을 태우며 죽음의 초읽기에 들어간 듯 합니다. 미실이 파멸에 이를수록 통쾌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왜 죽음에 가까워올수록 측은지심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악역이긴 하지만 그동안 <선덕여왕>을 명품 드라마로 만든 실질적인 주인공이라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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