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정보

1박2일, 개고생 버라이어티 정신은 살아있다

by 피앙새 2009. 8. 9.
반응형
초등학교 시절 소풍날만 잡으면 비가 오는 것 같았습니다. 소풍 전날 하늘을 보며 존재 여부도 모르는 하느님께 제발 비가오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건만 소풍 당일 날 비가 오면 왜 그리 하늘이 야속한지요. <1박2일> 맴버들은 촬영일이 곧 소풍날과 같습니다. 그런데 유독 비를 많이 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폭우, 번개, 폭설, 안개, 강풍 주의보라고 할까요?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데, 비까지 내리면 맴버들뿐만 아니라 카메라맨 등 스탭진 또한 고생은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예능에서 비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그러나 비가 온다고 촬영을 안할 수 없습니다. 매주 방송 분량을 어떡하든 찍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1박2일>은 어떤 악조건하에서도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재주가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팜스테이(Farm Stay)’ 특집도 억수같이 비가 왔지만 맴버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진흙탕 속에서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며 3종경기를 할 때는 솔직히 안스런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소풍날 비가 왔다고 생각하고 맴버들은 악천후가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비가 오면 비가 오는데로 <1박2일>의 버라이어티 정신은 계속됐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주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니 장맛비가 쏟아져 예정된 촬영은 모두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마치 벌교의 뻘을 연상시키는 절망적 상황입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밭작물 수확과 야외에서 저녁식사와 잠자리 복불복이 순조롭게 진행될 상황이지만 감당할 수 없는 폭우로 모두 실내로 대피한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마련하게 좀비게임입니다. 한 명의 술래를 잡기 위한 눈 먼 좀비들의 공격 게임입니다.

좀비에게 잡히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운동장을 달려야 합니다. 아무리 예능이라도 폭우속에 운동장을 달리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게임이 격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1박2일>을 보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것은 바로 복불복 때문입니다. 누가 걸리든 벌칙이 따르게 마련인데, 이 벌칙이 보통 벌칙이 아니란게 문제입니다. 술래를 잡기 위해 눈을 가린 채 방안을 휘저으며 술래를 잡는 좀비들의 공격은 장난이 아닙니다. 게임이 격하다 보니 팔과 다리를 붉게 물들이고 물린 자국 등 영광의 상처(?) 투성이입니다. 좀비에게 잡히면 억수로 비를 맞아야 합니다.

비가 복불복게임의 벌칙인 셈이죠. 의외로 날쌘 시베리아 야생 수컷 강호동과 좀비보다 더 독한 야생원숭이 MC몽 등 맴버들은 한 여름밤의 호러 스릴러 액션 게임을 벌이듯 사생결단식으로 좀비게임을 합니다. 결국 좀비게임에서 패한 이수근이 하늘이 구멍난 듯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버라이어티 정신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수근은 뻘과 같은 운동장을 달리며 넘어지고, 구르고, 수영하는 등 현란한 몸개그로 CF카피 ‘스포츠는 살아있다!’, 아니 ‘몸개그는 살아있다’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악천후 속에서 보여준 살아있는 버라이어티 정신의 압권은 진흙탕 3종경기입니다. 그동안 맴버들은 살을 에이는 추위속에서 움막같은 곳에서도 잤고, 한 여름 땡볕에 찜통같은 차를 타고 이동을 하는 등 고생을 많이 했지만 개고생 중의 개고생은 이번주에 다 보여주었습니다. 비가 와도 버라이어티 정신은 계속되야 하고(To be continued) 베이스캠프 운동장은 말 그대로 진흙탕입니다. 그러나 강호동의 예능정석 8장8막은 ‘진흙탕을 보면 뒹글어라’입니다. 진흙탕도 예능에 장애가 될 수 없기에 맴버들은 빗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살수차 뿌리는 듯한 운동장, 하늘에서 샤워기를 틀어놓은 듯한 운동장이란 자막이 연이어 나올 정도로 운동장은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맴버들은 진흙탕마저 예능의 소재로 활용하며 올림픽에서도 보지 못한 코끼리코 3종경기, 진흙탕 닭싸움 등에 시청자들의 눈은 즐거웠습니다.

진흙탕 3종경기를 하면서도 메인MC 강호동은 기록보다 더 재미있는 포토제닉상을 제의하여 맴버들은 뻘운동장에서 넘어지고(전맴버), 자빠지고(이승기), 구르고(이수근), 미끄러지고(전맴버), 공중가부좌(은지원)를 틀고 심지어 뻘속에 얼굴을 파묻기(강호동)도 했습니다. 그리고 VJ까지 자빠지면서 카메라 한대가 고장이 나기도 했습니다. 맴버들과 스탭진 모두 그야말로 야생 정신으로 무장했습니다. 이렇게 고생한 끝에 맴버들은 방송분량 확보에 고민하지 않을 이른바 ‘개고생 버라이어티’를 만들어냈습니다.

저녁을 먹고 맴버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에 보니 이수근은 눈이 퉁퉁 부었고, 은지원은 숟가락을 들 수 없을만큼 허리가 아프고, MC몽은 팔뚝에 좀비들에게 묻어뜯긴 상처가 선명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야생 버라이어티 정신을 보여준 영광의 상처들이었습니다.

스포츠는 살아있다? 아닙니다. 이번주 <1박2일>의 개고생 버라이어티 정신은 살아 있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