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행복

바람피며 동거비용까지 요구하는 남편 보니

by 피앙새 2009. 4. 17.
반응형
세상이 하도 힘들고 요상하게 돌아가다 보니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먼 나라, 먼 이웃얘기처럼 들리던 부부간의 문제가 내 주위 사람에게도 일어나고 보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솔직히 여자로서 화도 많이 났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남자가 이혼도 안한 상태에서 사귀는 여자와 동거하겠다면서 당당히 동거비용을 요구하는 남자가 있다면 사람들이 믿을까요?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나가는 동아리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는 동료(S씨)가 있습니다. 신혼때부터 허리띠 졸라매고 알뜰살뜰 살림을 한 끝에 아파트도 마련하고 아이들 모두 대학에 보낸후 남부럽지 않게 사는 여자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동아리에 나와 그림도 안그리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습니다.

"왜 그래요, ○○씨. 어디 아파요...?" 그러자 S씨는 "아니요, 그냥~~" 하며 머뭇댑니다.

말끝을 흐리던 S씨가 급기야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순간 함께 그리던 동아리 회원들 모두 당혹스러웠습니다. 얼마 있다가 차 한잔을 마시며 털어 놓는 그녀의 말에 우리 동아리회원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모두 "그 사람 진짜 뻔뻔하고 나쁜 사람이네요~~" 하며 모두 한마디씩 던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막장이라는 <아내의 유혹>에 나오는 정교빈보다 더 뻔뻔한 남자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3년 전부터 남편(회사원)에게 같은 직장동료인 11살 연하의 여자(노처녀)가 생겼답니다.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고, S씨는 남편과 그 여자에게 사정하고 협박하기도 하며 헤어질 것을 요구했지만 둘 사이는 날이 갈수록 걷잡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고 말았답니다. 얼마전부터 이혼을 심각히 고려했지만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까봐 이혼도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할 때까지 참고 살겠다고 합니다. 그러다 남편도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거라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남편이 한 말은 이 여자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 문제와 직장에서의 체면 때문에 이혼은 하지 않을 거니까 동거비용으로 1억을 내놓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 1억으로 조그만 오피스텔 전세 얻고 살림차려서 연하의 여자와 살겠다는 겁니다. 이혼은 하지 않은채 말이죠.

어찌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나요? 그 말을 듣고 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함께 듣고 있던 동아리 회원들도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아니~! 그러면 당장 이혼을 하고 속편하게 헤어져요! 재산도 반으로 딱 나누고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조선시대처럼 후처를 두고 살겠다는 거야?  참 기가 막혀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듣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4년전에 남편과 사별한 ○여사님이 결정타를 날립니다.
"그런 뻔뻔한 놈은 당장 발가 벗겨서...." 그러자 모든 회원들이 그 남자를 성토(?)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 여자의 눈물은 그칠줄 모르고 흐릅니다. 남부럽지 않게 사는가보다 했던 그 여자에게 이런 불행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이제 아이들 다 키우고 신랑과 함께 부부간의 정을 돈독히 하며 아름다운 황혼, 이른바 러브에이지(Love age)을 준비해야 할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어제 저녁  동아리에 다녀온 후 집안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결혼할 때 보통 주례선생님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오래 오래 함께 살겠다고 약속합니까? 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이 요즘은 너무나 쉽게 깨지고, 신혼이혼 뿐만 아니라 황혼이혼도 많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막장'이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다 요즘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처럼 세상도 막장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드라마에서 불륜을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하다 보니 이제는 주변에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리 '막장' 드라마가 트렌드라고 하지만 세상도 막장으로 변할까 겁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