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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 천박한 재벌의 막장 판타지

by 피앙새 2009.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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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가 이제 갈 데까지 가고 있습니다. 구준표와 금잔디의 아름다운 교제를 방해하는 강회장(구준표 엄마, 이혜영)이 이제하(정의철)에게 금잔디를 준표와 헤어지게 하기 위해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서민 자식이라고 깔보고, 돈 3억을 던져주며 준표와 헤어지라고 거만하게 나오는 강회장의 모습을 보면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일그러진 재벌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지난주 의문에 쌓인 모델로 등장했던 이제하는 첫 회에서 신화고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해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이민하의 쌍둥이 동생입니다. 구준표 때문에 상처를 입고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힘들어 하던 형 민하의 복수를 위해 나오게 되는데, 그 전에 강회장의 거래를 받아들여 금잔디를 납치하기 위해 일부러 잔디에게 접근합니다. 이제하는 일부러 학교에 불을 지르고, 잔디가 위험에 빠지자 구해주며 준표가 불을 냈다고 거짓으로 말하고 준표와 헤어질 것을 종용하지만 잔디는 준표와 헤어질 수 없다며 완강하게 말합니다. 이제하는 강회장과의 딜(거래)이 이루어지지 않고, 대신 준표에게 복수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강회장의 황금만능주의가 눈쌀을 찌뿌리게 합니다.


아들 구준표에게 '너는 다른 애들과 달라. 친구도 필요없어, 오직 너뿐이면 돼' 하며 특권층 의식을 드러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들 가족과는 다르며, 준표에게 아시아를 넘어 세계속의 인물이 되도록 강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엄마의 극성(?)이 준표에게 통할리 없습니다. 어릴 때 너무 외롭게 자라 외골수 성격이 있고, F4외에는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만 빼고 구준표의 심성은 아직 순수합니다. 마음 한구석에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습니다. 잔디도 이런 준표의 마음에 반한 것입니다.

서살 '꽃남' 초반에 구준표의 악행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요즘 구준표는 그런 악행은 온데 간데 없고, 오직 금잔디의 사랑을 사기 위해 눈이 멀었습니다. 호랑이 누나 구준희의 지원하에 금잔디와 건전한 이성교제를 하고 싶지만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강회장의 방해공작에 잔디와의 사랑은 곤경에 빠집니다. 강회장이 잔디를 제거하기 위한 제초제로 투입된 인물이 바로 이제하인 것입니다.

강회장은 지난주에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감당해야할 세계가 따로 있어요. 준표를 위해 잔디를 제거해야 하는데, 무성한 잡초제거를 위해서는 뿌리부터 뽑아야 해요.'라며 잔디 부모에게 안하무인의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그러나 무성한 잡초제거를 위해 거래를 한 이제하는 잘못 선택한 제초제가 됩니다. 하필 구준표에게 왕따를 당한 이민하의 쌍둥이 동생 이제하를 선택한 것입니다.


천박한 재벌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강회장은 '꽃남' 드라마마저 천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기 자식은 귀해도 남의 자식은 귀한 줄 모르는 이기적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재벌입니다. 지난주 이미 강회장은 구준표와 금잔디의 교제를 막겠다며 준표 엄마가 잔디 가족들에게 청부폭력까지 행사하고, 세탁소 문을 닫게 해 생계수단까지 끊어버린 막장 엄마입니다. 어쩌면 강회장역이 '꽃남'의 판타지를 깨버리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준표와 잔디의 사랑이 그나마 볼만한 장면들이며, 10대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커플이지지만, 강회장은 이런 기대와는 달리 여지없이 준표와 잔디를 갈라서게 하는 악녀역을 자처하고 나섭니다. 아마도 '아내의 유혹'의 악녀 애리역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준표와 잔디의 사랑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등장한 강회장과 이제하의 딜은 청소년 드라마에 맞지 않는 성인드라마를 흉내내고 있습니다. 준표와 잔디를 헤어지게 하기 위해 이런 딜을 구상한 작가와 제작진은 안그래도 '막장'소리를 듣고 있는 '꽃남'을 막장중의 막장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에게 돈이면 다 된다는 환상까지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얄팍하기 그지 없는 판타지 한편을 그리기 위해 버무려 넣는 재벌의 일그러진 양념 요소로는 너무 무지막지 합니다. 오히려 양념맛이 강해서 원재료 맛이 떨어지는 듯한 강회장과 이제하의 거래는 천박한 재벌의 추한 모습을 판타지 드라마에 억지로 껴넣은 막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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