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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무한도전,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by 피앙새 2009.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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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팀이 일본 나가노에서 열렸던 2009 볼슬레이 대표 선발전에서 유재석, 정준하, 박명수가 '무한도전'팀을 편성해 참가했지만 참가 4팀중 꼴찌를 했습니다. 참가전부터 무도팬들의 많은 격려와 박수를 받으며 참가했지만, 젊은 노홍철과 전진, 정형돈이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빠진 상태에서 반장 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가 팀을 급조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랑스런 꼴찌를 했습니다.

무한도전 봅슬레이팀의 꼴찌 소식을 들으니 박완서씨가 쓴 소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가 생각납니다. 우리 사회 1등주의를 꼬집으며 꼴찌도 1등만큼 힘들고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소설인데, 무한도전의 봅슬레이 경기 꼴찌야 말로 1등보다 값진 결과라는 것은 무도팬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줄 것입니다. 우리 나라 평균 이하 남자들이 모인 무도 맴버, 그 중에서도 조금 더 부실한 세 남자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의 도전은 실제 경기모습을 보지 않았지만 아름답다 못해 눈물겨웠을 것입니다. '안봐도 비디오'라는 것은 그동안 무한도전을 보면서 맴버들이 도전했던 특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국체전 에어로빅, 댄스스포츠 등에 도전하면서 맴버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 무한도전의 봅스레이 국가대표팀 도전은 무도맴버들의 도전 그 자체보다 국내에 마땅한 경기장 조차 없어 국가대표 선발전조차 치루지 못하는 열악한 봅슬레이팀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특집입니다. 우리 나라 봅슬레이 대표선수들을 보면 영화 '쿨 러닝'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야기와 똑같습니다. 연습장이 없어 잔디밭에서 연습을 하고, 출전할 썰매도 없어 500불을 주고 미국 USA가 선명하게 찍힌 봅슬레이에 태극기를 붙이고 출전하는 어느 기업의 광고는 가슴 뭉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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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쿨러닝(1994년, 존 터틀타웁 감독)을 보면 겨울이 없는 자마이카에서 봅슬레이 경기가 불가능하지만 주인공 데리스의 간곡한 청에 블리처는 코치직을 수락하고 상카, 주니어, 율로 팀을 구성합니다. 목욕탕과 잔디밭 등에서 얼마간의 지상 훈련 후 이들은 주니어가 차를 판 돈을 가지고 무조건 대회장인 캘거리로 떠납니다. 블리처의 옛 동료를 통해 헌 연습용 썰매를 구한 이들은 단기간의 설상 훈련 끝에 예선을 간신히 통과합니다. 블리처의 어두운 과거로 인한 불리한 여건, 다른 나라 선수들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놀라운 기록을 세우며 메달 후보로까지 부상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이들은 썰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메이카 선수들은 우승을 하지 못하고 꼴찌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겪은 모든 시련과 고난들을 다 이겨냈습니다. 메달을 못 딴 것은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말 최선을 다 했고, 결승전을 들어왔을 때 그들의 가슴에는 어느 색의 메달이라도 채워주지 못 할 만족감과 환희, 감동으로 채워졌습니다.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베이징올림픽에서 1등 위주의 보도를 할때 어느 신문에선가 우연히 조정경기에 참가한 이라크선수들에 대한 기사를 봤습니다. 조정경기는 1,2초를 다투는 경기인데, 1등과 무려 30초 이상 차이를 내며 꼴찌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선수들은 총성이 그치길 기다리며 3~4일에 한번씩 배를 강위에 띄워 연습을 했습니다. 열악한 연습환경과 자금문제 등 주위의 냉소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기어코 올림픽에 참가해서 아름다운 꼴찌를 만들었고, 1등보다 더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무한도전 봅슬레이팀이 경기에 참여하다가 전진이 오른쪽 어깨 부위를 다치는 사고까지 당했습니다. 썰매가 고속으로 내려가는 중에 이를 세우지 못하는 과정에서 전진이 몸으로 이를 막으려다 부상을 당한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전진 뿐만 아니라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을 것입니다. 영광의 상처를 남긴 무도 맴버들은 팬들의 격려와 성원으로 금방 상처가 아물 것으로 기대합니다. 무한도전이 이렇게 소외된 계층과 불우이웃에 눈을 돌리며 재미와 감동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언론노조 파업후 2009년 무도의 첫 촬영을 그 어느해보다 의미있게 시작한 것만으로도 무도 팬들은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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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신드롬은 새해가 들어서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작년말 언론노조 파업과 무한도전 제작진의 파업 참여로 무도팬들의 결집과 지지가 더욱 공고해졌고, 무도팬이 아닌 사람들도 총파업을 계기로 팬으로 돌아선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봅슬레이선수들을 위한 모금운동은 물론 2009년 달력 판매에서 50만명이 넘게 달력을 사주며 2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려주고 있습니다. 50만명이면 지역구에 따라서는 국회의원 선거인원보다 많습니다.

새해들어 무한도전 신드롬이 확산되는 것은 기분 좋은 뉴스입니다. 무한도전 제작진이 기획하는 일들은 재미 뿐만 아니라 늘 감동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봅슬레이특집 또한 방송전 뉴스만 보더라도 벌써 기대와 감동이 느껴집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가 열연한 봅슬레이특집은 그 어느 특집보다 많은 팬들의 사랑과 박수를 받을 듯 합니다. 꼴찌에게 보내는 박수갈채, 그러나 진정한 승리자의 박수입니다.

무한도전 봅슬레이 선발전에서 평균 이하의 체력, 그리고 최고령으로 아낌없는 투혼을 발휘해준 맴버들과 감동적인 특집을 기획한 제작진에게 뜨거운 성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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