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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대본파동후 패떴보니 시트콤 같다!

by 피앙새 2009.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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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떴다 등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대본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많은 팬들이 리얼(real)이 아니란 것에 실망을 했습니다. 방송을 조금만 이해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방송에 대한 지식이 없는 시청자들로서는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워낙 리얼 버라이티쇼를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알고도 속아주며 그냥 재미 있게 봐주는 시청자들 빼고는 이번주 방송된 패떴을 보면서 모든 시청자들이 색안경(대본있다는데 한번 자세히 보자?)을 끼고 봤을 듯 합니다.

매주 패밀리가떴다를 보면서 그냥 재미로만 보다가 이번주는 저 역시 대본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봤습니다. 그랬더니 패떴이 리얼 버라이티가 아니라 '시트콤'같았습니다. 시트콤은 한마리로 시투에이션 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패떴이 대본에 의한 상황설정후 출연자들이 이 상황에 맞게 애드리브를 섞어서 엮어 가는 시튜에이션 코미디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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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떴 제작진은 대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꼭 대본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리얼이라고 주장한다.)

이번주 패밀리 시튜에이션의 백미는 이효리와 김종국의 어색한 스켄들이었습니다. 송창의가 게스트로 초대되었집만 이효리와 김종국만 남겨두고 모두 낚시를 하러 떠났습니다. 김종국이 패밀리로 합류할 때부터 컨셉이 어색한 한 남자였습니다. 출연한지도 꽤 되었기 때문에 둘 사이의 어색함을 깨보려는 설정이기 때문에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주걱으로 뺨 때리기 등으로 어색함을 풀어주는 설정으로 갔지만, 김종국의 뻘쭘맞은 연기로 이효리와의 어색함은 풀지를 못했습니다.

만약 대본대로 두 사람의 어색함을 계속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성공적인 연기겠지만, 그렇지 않고 서먹서먹한 감정을 풀기 위한 설정이었다면 두 사람의 스캔들 설정은 실패가 되는 겁니다. 이효리와 어색한 스켄들이 재미가 없자, 나중에 달콤살벌 박예진까지 나서서 김종국에게 깻잎머리로 들이대지만 무뚝뚝남 김종국에겐 어떤 컨셉으로도 재미를 살리기 힘들었습니다. 김종국 출연 이후 아마도 작가가 김종국을 위한 설정짜기에 골머리 좀 썩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효리와 김종국은 어색함을 풀지 못하고 패밀리들이 낚시하고 있는 곳으로 합류합니다. 여기서 패밀리들이 필수 아이템인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 게임은 아마도 대본에 게임 방법만 나와있고, 세부적인 설정은 없을 듯 합니다. 편을 어떻게 가르는지 정도는 있더라도 누가 누굴 이기고,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까지는 설정이 어려울 것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좌충우돌 나타나는 재미와 순간 애드리브와 몸개그 등이 어우러져 전체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게임속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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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설정 냄새가 물씬 풍긴 이효리와 김종국의 어색남녀 스켄들 장면. 그러나 설정만큼 재미없었다.)

게임을 마치고 온 패밀리들이 2막으로 찍은 장면이 메주만들기 입니다. 여기서도 대본이 있다고 생각하고 보니 설정 내음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매주 패떴을 볼때마다 그랬지만 이번주도 게스트로 초대된 송창의에게 관심이 집중됩니다. 하긴 손님 초대해놓고 뻘쭘하게 나오도록 할 수는 없으니까요. 학교 동창 사이인 이천희가 송창의와 어울려 메주만들기 시합을 시킵니다. 이천희와 송창의의 메주를 놓고 패밀리들이 누가 잘 만들었는지 투표를 하게 하는데, 일방적으로 어느 한사람이 잘 만들었다고 하면 재미 없으니까 동점인 상태에서 이효리에게 최종적으로 승자를 발표하게 합니다. 당연히 엉성천희보다 송창의가 승리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패떴을 본 사람들은 이미 다 짐작하고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덤앤더머가 그동안 이효리 앞에서 꼼짝 못하다가 이번주는 두 사람이 이효리에게 대항하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동안은 효리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듯 하던 유재석과 대성이 효리를 놀려주며, 약올려주는데 대성이 효리를 변비라고 표현했고, 효리가 이에 "그럼 내가 똥이란 말이야!"라는 말은 순간적인 애드리브로 나올 수 있는 말은 아닙니다. 즉, 대본에 있던 말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패밀리들이 저녁을 만들어 먹을 때 윤종신이 자주 썼던 스프양념 또한 설정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프가 의외로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되다보니 음식만들 때 자주 나온 시튜에이션일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패떴에 나왔던 덤엔더머(유재석과 대성), 엉성천희와 김계모(이천희와 김수로), 어색남녀(이효리와 김종국), 국민남매 이효리와 유재석, 달콤살벌 박예진, 깐족 윤정신 등의 라인과 이미지 등은 모두 작가가 만든 컨셉이었고, 출연자들은 이 컨셉에 따라 충실히 연기를 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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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방송된 프로에서 이천희가 아무리 엉성한 컨셉으로 나온다 해도 비누로 무를 씻고, 식용유 대신 식초를 썼던 해프닝들도 잘 짜여진 설정이므로 리얼이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패떴 제작진은 대본이 있다해도 대본대로 진행된 것은 거의 없고, 출연자들이 상황에 맞게 그때 그때 대본과는 다르게 했다 해도 기본적으로 대본에 의존한 리얼 코미디처럼 연기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 패떴에서 리얼 묘미를 살린 코너는 '친구야, 말해줘'였습니다. 각자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미션수행에 나서는데, 만나기 어려웠던 톱스타들과의 통화 내용에 대한 기대담도 좋았지만 예측을 뛰어넘는 통화내용이 재미 있었습니다. 대성이 기획사 사장 양현석과 통화를 하며 "띨띨한 이미지로는 안된다"는 것 등은 신선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리얼 버라이어티라 이름 붙일 수 있습니다.

패떴 관계자는 대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리얼 프로그램이 아닌데, 시청자들을 속였다고 비난한다면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계속 보다 보면 진짜 리얼 프로그램이란 것을 시청자들이 알게 될 것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작진의 말과는 반대로 대본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이번주 패떴을 보니 리얼 프로그램이란 생각은 안들고 잘 짜여진 하나의 시트콤 드라마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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