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정보

박중훈쇼, 오프라 윈프리쇼를 배워라!

by 피앙새 2009. 1. 5.
반응형
박중훈쇼가 이번주부터 방송시대를 옮기고, 보조MC로 나와 다소 생뚱맞던 '행복체조'를 진행하던 이현주를 하차시키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이번주 시청을 하고난 소감은 한마디로 마치 포장만 요란하고 내용물은 볼품 없는 상품포장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방송 4회만에 전격적으로 프로그램의 틀을 바꾼 것도 이례적이지만, 정통 토크쇼로 부활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달성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락쇼인지, 시사토크쇼인지 정체성도 아직 찾지 못한 박중훈쇼가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쇼'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계 111개국에서 방송되며, 1억 5천만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쇼는 지난 1976년부터 미국의 낮시간대 토크쇼 가운데 최고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재미 뿐만 아니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1976년에 시작된 오프라윈프리쇼는 2012년까지 방송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쇼가 왜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감동시키는지에 대한 것은 우리 나라 케이블 TV에서 월~금요일까지 저녁 8시에 방송되는 재방송 쇼를 몇 번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려하게 치장된 톱스타들이 오프라윈프리쇼에 나오면 꾸밈 없는 그들의 모습을 낱낱히 보여주도록 오프라는 게스트를 리드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마치 옆집 아줌마가 동네 총각, 처녀, 아저씨들과 얘기하듯 편안하게 이야기하도록 배려해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오래도록 가슴 따뜻해지게 하는 진솔한 대화가 오프라쇼 제 1의 인기비결입니다.

그런데 오프라윈프리쇼를 보면 눈부신 톱스타들의 사생활에만 집중하지 않습니다. 게스트로 톱스타가 나온다 해도 토크 시선을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으로 돌립니다. 즉, 성폭력, 아동학대, 이혼문제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문제를 다룬다면 이혼경력이 있는 일반 게스트를 초청해 이혼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그럼 함께 출연한 톱스타는 자기가 출연했던 영화나 드라마에서 맡아서 연기했던 이혼녀의 마음이라든가, 아니면 이혼에 관한 자신의 소탈한 생각을 숨김 없이 이야기 합니다. 즉, 일반인과 톱스타가 이혼문제를 두고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스타와 일반인의 생각이 차이가 없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고, 오프라는 인생의 카운슬러 입장에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이야기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스타가 나와도 시시껄렁한 사생활을 들춰내는 삼류 연애잡지 수준의 토크쇼로 진행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쇼를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고 감동을 받는 것입니다.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는 세계 최고의 토크쇼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전달하고 시청자들이 스스로 느끼게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오프라윈프리쇼와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된 박중훈쇼를 비교하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나 정통토크쇼 부활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박중훈쇼는 적어도 오프라윈프리쇼의 장점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주 게스트로 출연한 김태희, 서경덕, 김성도부부들 중심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엄친녀로 유명한 김태희가 게스트로 초대됐을 때 사람들은 그녀가 왜 엄친녀가 되었는지, 엄친녀와 일반 여성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CF를 통해서 형성된 그녀의 엄친녀 환상, 재벌2세와의 비밀결혼설, 동생 이완을 많이 때려주었다는 얘기 등 주로 톱스타 김태희의 사생활에 관한 얘기가 전부였습니다. 특히 동생 이완이 누나에게 많이 맞아다는 얘기는 이미 '해피투게더3'에 이완이 출연해서 공개했던 얘기의 재탕이었습니다.

힘들게 초청한 김태희에게는 이런 가벼운 이야기들보다 재벌 2세의 결혼관과 돈이면 다 될 수있다고 생각하는 재벌들의 잘못된 가치관 등을 심도있게 이야기해야 시청자들이 게스트 김태희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시사적 관점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박중훈쇼는 서세원쇼가 아닙니다. 엄친녀 김태희에 대한 환상을 깨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엄친녀에 대한 환상만을 심어주었습니다. 또한 시사토크쇼를 진행한다던 박중훈쇼의 시사적 관점도 톱스타  김태희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박중훈쇼는 오프라윈프리쇼를 벤치마킹해서 연예인들의 사생활이나 들추는 삼류오락쇼가 되지 말아야 한다.)

김태희에 이어 '미안하다 독도야'를 기획한 서경덕씨와 김현묵 감독, 김성도 독도이장 부부, 독도라이더 등을 초청해 시사적 문제를 다루고자 했지만, 이미 많이 알려진 독도영화와 독도를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일상적 얘기들 뿐이었습니다. 독도문제를 두고 한일간에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싸움과 그에 관한 일반인들의 생각과 출연자들의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즉, 준비된 질문을 박중훈이 일방적으로 묻고 게스트들은 그에 관한 답변을 하는 수준이었고, 출연자들 가슴속 얘기는 없었다는 겁니다.

오프라는 쇼를 진행하면서 많은 말을 멋스럽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고, 그녀의 고운 눈길과 맑은 미소는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합니다. 그런데 박중훈쇼를 보면 박중훈과 출연자가 말하는 시간이 거의 비슷합니다. 출연자를 따뜻하게 배려해서 가슴속의 있는 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도 아직은 박중훈쇼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박중훈쇼는 장동건, 최진영, 정우성, 김태희 등 톱스타들을 매회 출연시키고 있지만 톱스타들을 통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내지 못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매회 출연자는 바뀌지만 토크쇼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은 진행자 박중훈에게 있음은 불문가지입니다. 따라서 박중훈은 오프라윈프리를 거울로 삼아 그녀의 진행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한국적 토크쇼로 접목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중훈쇼의 롱런여부가 바로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