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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송승헌과 김용건의 연기력과 방송사 상복

by 피앙새 2009.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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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생활 12년 경력의 송승헌과 42년 경력의 김용건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엇그제 MBC연기대상을 보고 생각한 일이지만 벌써 해묵은 일이 되었습니다. 해는 바뀌었지만 불과 이틀전 일입니다. 송승헌이 김명민과 연기대상 공동수상한 것을 두고 많은 네티즌들과 팬들이 MBC는 물론이거니와 송승헌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습니다. 막장 드라마 에덴의동쪽에 이어 MBC마저 막장이며, 김명민을 작년에 이어 MBC는 두번 죽이고 있다는 등 비판의 강도가 생각보다 셉니다.

저는 김명민과 송승헌의 연기대상 공동수상 논란뒤에 숨겨진 김용건의 조연상 수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최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에서 김회장집 장남으로 출연하면서 김용건은 우리에게 효자아들 이미지를 오랫동안 심어주며, 인기 텔런트로 활동해왔습니다. 그는 어제 <엄마가 뿔났다>로 조연상을 수상하면서 42년만에 처음으로 연기력으로 평가받는 상을 받았다고 해 조금 의아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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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데뷔 이후 무려 42년만에 연기로 평가해 2008년 처음으로 상을 수상한 김용건)

1967년 KBS공채탤런트로 데뷔한 이래 KBS 남산시절 언덕길을 오르며 '나도 언젠가 스타가 되고 말것'이라며 연기자 외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에게 연기대상은 너무나 먼 당신이었던 같습니다. 데뷔 1년만에도 신인상, 우수상, 조연상 그리고 각종 명목을 붙여 상을 남발하는 요즘 세상에 김용건이 연기력을 평가하는 연기대상에서 42년동안 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얼른 생각해볼 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는 MBC연기대상 조연상을 받고 나서 42년 연기생활의 일단을 피력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소감을 듣고 감동이라고 했지만 저는 그의 한이 담겨진 수상소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하정우)에게 면목이 서게 되었습니다. 아들아! 오늘 아버지 2관왕이다. 저는 연기생활 시작한지 42년이 되었습니다. 나도 언젠가 클로즈업 되는 날이 오겠지 하는 맘으로 꿈을 키워왔습니다. 아들만 둘이 있는데, 아들들은 트로피가 몇개 있습니다. 이제 아버지로서 면목이 서게되었습니다."

김용건의 아들 하정우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2002년 시트콤 '똑바로 살아라'로 데뷔한 이후 2007년 드라마 '히트' 에 출연해 '완소김검'이란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아들 하정우는 2005년 한국 영화평론가협회에서 준 신인남자 연기상 등 트로피가 몇 개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김용건은 연기대상으로 받은 트로피가 없어서 아들 보기 창피했다는 겁니다.

김용건은 옷 잘 입기로 소문나 그동안 베스트드레서상을 몇 차례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연기력에 비해 지지리도 상복이 없거나 아니면 우리 나라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에 공정성과 연기력 평가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MBC는 전원일기에 출연한 최불암, 김혜자 등에게는 그동안 수많은 상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용건에게는 한번도 상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써먹기만 하고 후사는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이번에 <엄마가 뿔났다>에서 장미희 남편역으로 다행히 조연상을 받았는데, 엄뿔이 인기를 끌지 못했다면 아마 그는 연기생활 끝날 때까지 상 한번 받지 못하고 연기생활을 마감해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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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2년만에 '에덴의동쪽'으로 MBC연기대상을 수상한 송승헌의 연기력은 김용건보다 나을까?)

이에 반해 송승헌은 1995년 모 의류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다가 1996년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으로 방송에 데뷔하였습니다. 데뷔후 그는 한류스타로 인기를 좀 얻었지만 지난 2004년 신체검사 조작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이 검찰에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재신체검사에서 현역으로 판정되어 군복무를 마치고 2006년 다시 복귀했습니다. 복귀후 첫 작품인 '에덴의동쪽'이 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끌면서 에덴 열풍을 일으켰으나 이다해의 하차와 제작진과 출연진간의 내홍 등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송승헌이 데뷔 12년만에 연기대상 조연상, 최우수상 수상 경력도 없고 단지 KBS, SBS에서 두 차례 인기상을 받은 것이 전부인데 2008년 MBC연기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김용건과 송승헌을 단순 비교하면 연기 경력이나 방송 공헌도로 볼때 김용건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물론 연기대상은 당해년도 활약과 인기도를 고려해 주는 상입니다. 송승헌의 올해 활약이나 인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연기생활을 해온 김용건과 너무 비교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상복이라 해도 42년 동안 한번도 상복이 없었던 김용건을 두고 지지리도 상복이 없었다고만 해야할까요?

김용건과 송승헌을 객관적인 수치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방송사에서 주는 연기대상은 분명 객관적인 수치나 활약도, 인기, 방송사 기여도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가지고 줘야 하지만 정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방송사가 정하면 그게 기준이 되는 셈입니다. 이런 기준속에서 그때 그때 인기와 방송사 속사정으로 연기대상을 주어왔던 관례를 생각해 볼 때 김용건이 상을 받는 것을 기대하기란 어쩌면 무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김용건은 42년간 연기로 주는 상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고, 작년에 처음으로 조연상을 받은후 42년 연기생활의 한과 서러움을 수상소감으로 토해낸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나라 방송사의 연기대상 시상관행을 볼 때 제2, 3의 김용건은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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