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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김 빠진 사이다같은 SBS 연예대상

by 피앙새 2008.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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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빠진 사이다 마셔 보셨습니까? 맛이 없습니다. 마시면 찝찝하기까지 합니다.
유재석의 SBS 연예대상은 마치 김빠진 사이다 같습니다. 그래서 유재석은 기뻤을지 몰라도 보는 시청자들은 기쁨도 흥분도 없고, 상을 받는 모습을 봐도 그저 그렇고 감동이 없습니다. 방송 3사중 가장 마지막으로 시상한 SBS 연예대상은 이미 김이 빠질 대로 다 빠진 상태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가장 먼저 시상한 KBS연예대상은 1박2일의 강호동에게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강호동이 1박2일을 통해 올해 KBS에서 큰 활약과 성과를 냈기 때문에 그리 큰 불만과 의문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제 MBC 연예대상이 예상과는 달리 강호동에게 돌아가자, 유재석의 팬들이 뿔났습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강호동의 대상을 무효로 해야한다는 청원서명까지 등장했으니 예상과 다른 대상 결정에 많은 사람들이 방송후 이러쿵 저러쿵 뒷말도, 불만도 많았던 시상식이었습니다.

물론 상을 받은 강호동이나 강호동의 팬들은 오히려 왜 불만이냐며 얼굴을 붉힐 일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연예대상 수상후 이렇게 뒷말이 많았던 것은 올해가 가장 심했던 해였습니다. 다른해는 이렇게 크게 뒷말이 무성하진 않았습니다. 작년 MBC연예대상은 무한도전팀과 이순재의 공동수상을 두고 나눠먹기식, 무한도전팀의 인기에 눌려 이순재의 상이 빛바랜 점 등 정도가 옥의 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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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네티즌들과 연예뉴스 기자, 블로거들은 이미 유재석의 대상 수상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강호동이 한번도 수상한 적이 없는 방송3사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은 마치 천지개벽이며, 지구가 망해도 일어날 수 없는 일로 단정하는 뉴스를 쏟아냈습니다. MBC는 강호동이지만, SBS만큼은 유재석이 꼭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글과 유재석이 꼭 상을 받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쓴 글들입니다. 물론 어떤 글은 자의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글도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 여론의 대세(?)는 남은 하나의 상, SBS 대상을 유재석쪽으로 몰아갔고, 누가 대상을 탈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과 스릴, 흥분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역대 어느해, 어느 방송사 연예대상보다 마음 편하게 시상식을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김 빠진 사이다를 마신 격입니다.

유재석 본인도 SBS연예대상이 샴페인 맛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유재석을 둘러싼 최근의 환경은 그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기 때문입니다. MBC에서 유재석이 대상을 받지 못한 것을 두고 일부 팬들은 언론노조 파업, 그리고 노조에 그의 아내 나경은이 속했기 때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심증을 펼치며 유재석이 대상을 타지 못한것에 대해 불만의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유재석과 강호동 두 사람을 비교하기 좋아하는 연예기자들은 두 사람을 서로 비교하며 왜 강호동이 2연패를 했는지, 유재석이 왜 대상을 타지 못했는지 등에 대한 주관적인 분석글을 쏟아내어 가뜩이나 심란한 유재석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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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유재석은 SBS연예대상을 차지하면서 그나마 국민MC의 체면을 살렸습니다. 그러나 그 상은 상처뿐인 영광일 뿐입니다. 아직 MBC 등 언론노조의 파업이 끝난 상태도 아니고, 또한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에 방송된 유앤미(You&Me)콘서트를 본 무도 팬들은 한편으로는 발편집 비난을 퍼 부으면서도 무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한주가 아니라 몇달도 기다릴 수 있으니 반드시 파업에서 승리하라며 지지와 성원을 보냈습니다.

SBS 연예대상을 보는 데 뉴스 속보로 "김형호 국회의장, 국회 질서유지권 발동"이란 자막이 뜹니다. 이 자막은 방송법과 관계가 있는 자막입니다. MBC등 방송3사 예능국 PD들이 더 힘겨운 투쟁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선전포고 문구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아직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 하나 남은 방송사 연예대상을 받고 애써 웃음을 잃지 않는 유재석의 모습은 웃는 얼굴이었지만 그 얼굴 안에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착찹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김빠진 사이다 같은 SBS연예대상이라 해도 저는 방송3사 대상중 가장 빛나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KBS나 MBC 연예대상에 비해 유재석을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SBS 대상만큼은 꼭 받아야 한다고 성원하고 지지해준 상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 상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연예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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