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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향수

연말에 은행달력 먼저 받으면 부자될까?

by 피앙새 2008.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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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갑니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이면 '또 한해가 가는구나...'하고 세월을 느끼게 해주던 것이 바로 달력입니다. 매년 이맘때쯤 다음해 달력을 얻으며 다가 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을 갖곤 합니다. 저도 어제 은행일을 보러 갔다가 직원이 '카렌다 필요 하지 않으세요?' 하는 말에 달력 몇 개를 얻어 오며 한살 더 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은행 달력을 얻어 오다 보니 문득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연말에 은행 달력이 먼저 들어 와야 다음 해에 돈이 많이 들어 오고 부자 된단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옛날 사람들이 돈 하면 은행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달력보다 은행 달력을 받으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정말 옛날 어르신들 말대로 은행 달력을 받으면 다음해에 부자가 된다는 말은 사실인가요? 웬지 돈이 많이 들어올 것 같고 금방 부자가 될 듯한 느낌입니다. 달력이 어떤 달력이냐에 따라 이렇게 기분도 달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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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은행 달력을 먼저 얻으면 다음해에 부자된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아니면 기분인가요?)

오늘 은행에서 달력을 얻어오니 달력에 관한 옛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휴대폰이나 시계, 컴퓨터의 블로그 등에 달력이 있기 때문에 달력의 효용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옛날에는 달력이 선물이 될 만큼 귀했습니다. 하루에 한장씩 넘겨 가며 찢는 일일달력이 특히 인기가 있었고, 비키니와 한복을 입은 연예인들의 달력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연예인 비키니 달력 등은 술광고 달력에나 가끔 나오고, 촌스러워 자취를 감춰 버렸습니다.

달력 모델은 그 시절 가장 인기있는 스타였습니다. 문희, 남정임, 윤정희, 한혜숙, 정윤희 등 많은 여성 스타들이 달력을 통해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 달력에 나와야 스타 대접을 받던 시대죠. 이들 여자 스타들은 달력의 첫장, 즉 1월달 모델이 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했다고 합니다. 달력의 첫달 1월은 곧 1등 스타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또한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1월달은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상서롭게 출발하기 때문에 1월 달력의 모델 또한 좋은 느낌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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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달력은 연예인 사진이 많이 들어갔고, 일일달력은 화장지 등의 용도로 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옛날 제가 어릴 때는 하루에 한장씩 넘기는 일일달력을 화장지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할어버지는 화장실 가실 때면 으례 그 달력을 찢어서 손에 쥐고 가셨습니다. 달력 종이가 얇고 화장지 대용으로 쓰기에 그만이었던 같습니다. 해가 지난 달력은 두껍고 광택이 나서 잘 보관해 두었다가 새학기에 새책이 나오면 교과서 표지나 도화지 대용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또 남자들은 헌 달력으로 딱지를 만들어 딱지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엔 달력이 달력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습니다. 모두 다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의 한 장면 입니다.

은행 달력을 먼저 얻었으니 내년은 저희 집 부자 되겠죠? 앞으로 은행 달력 인기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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