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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에덴의 동쪽에서 나오는 시대상황 총정리

by 피앙새 200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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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은 복잡한 두 가족간의 원한을 다루면서 196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시대 상황을 잘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386세대들이 보고 듣고 몸으로 직접 겪었던 시대상황을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보는 것은 극의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에덴에서 나오는 시대상황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에덴에서 나온 시대상황은 크게 60년대 탄광촌상황, 70년대 유신시대와 학생운동, 80년대 공안정국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이중 대표적인 남산 대공분소와 물고문, 삼청교육대, 가난한 공장노동자들을 위한 야학교사, 구사대, 카지노와 슬롯머신 사건, 분식회계 등은 우리 현대사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건들입니다.

인생의 막장같은 탄광촌 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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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막차라는 탄광의 막장에서 몸 전체에 탄가루를 뒤집어 쓰고 일하는 광부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잘 묘사했습니다. 지금은 태백시에도 탄광이 거의 다 없어지고, 사고도 별로 안나지만 옛날에는 탄광사고가 많았습니다. 가끔씩 라디오와 TV를 통해 전해지던 탄광촌 사고와 일주일에만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광부 얘기 등이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그 당시 탄광촌에서 일하던 광부들은 진폐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산업의 역군이라며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가며 육성했던 터라 태백 탄광촌 월급날은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탄광촌 태백시는 한때 흥청망청 경기가 좋았습니다.

공포의 남산 대공분소와 물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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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이가 치안본부(현 경찰청) 대공요원들에게 강제연행되어 물고문을 당하는 것이 방송되었는데 이 장면이 바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입니다.
1987년 새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일보 사회면에 평범한 기사 한 꼭지가 실렸습니다.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 "경찰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라는 제하의 이 기사 하나는 일파 만파로 파장이 커져 나갔습니다. 물고문에 의해 죽은 박종철군은 당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언어학과 학생회장)에 재학중이었습니다. 세칭 '남영동 대공분소'는 고문의 상징장소였습니다. 박종철씨의 죽음은 그후 6월 민주화항쟁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전두환의 신군부와 삼청교육대
에덴에서는 동욱이가  보안사 요원들에게 강제 연행되어 삼청교육대로 끌려가는 것이 방송되었습니다. 1980년 전두환 등 신군부가 5월 17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폭력범과 사회풍토 문란사범들을 순화한다는 명분하에 군대내에 설치한 교육기관이 삼청교육대입니다. 명분은 사회정화가 목적이었으나 군부독재 타도, 민주화를 외치며 시위를 하던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하여 삼청교육대로 입소시키기도 했습니다. 특수학적 변동자라는 붉은 도장이 찍힌 대학생들은 한달 이내에 강제 징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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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에서 가혹한 훈련과 구타 등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다가 죽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폭력범을 일소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외모가 불량하다거나 술을 많이 먹었다는 이유로 멀쩡한 시민을 잡아 들이기도 하였습니다. 각 경찰서별로 삼청교육대 입소인원을 200~300명씩 강제로 할당하다 보니 죄없는 시민뿐만 아니라 심지어 주부, 중학생까지 붙들려 갔습니다. 이렇게 삼청교육대로 끌려간 사람이 무려 6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학생운동과 미문화원 점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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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이가 군 제대후 복학해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미문화원을 점거한 죄로 구속된 장면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1985년 5월에 전두환 등 신군부가 광주학살을 자행할 때 미국이 이를 지원했기 때문에 이를 사과해야 한다며 대학생들이 미국문화원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습니다. 농성을 벌인 학생들은 전국학생총연합 소속의 서울 지역 대학생 70여명이었습니다. 이들은 미문화원 도서관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다 공안당국에 연행되어 구속되었고, 바로 이 장면이 어제 에덴에서 동욱을 통해 재연되었습니다. 극중이지만 너무도 실감나게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는 것 같습니다.

가난한 공장노동자들을 위한 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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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는 돈이 없어 공장을 다니며 밤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른바 야학이라고 불린 학교 모습입니다. 가난했지만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공부한 끝에 성공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당시 최고의 야학이 한일합섬 야학이었습니다. 시골에서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대학생 야학교사 때문이었습니다. 극중 혜린이 공장지대 야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모습이 바로 70~80년대 대학생 야학교사 모습입니다. 지금은 달동네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이 그나마 야학의 전통과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건설 일용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노동인권회관, 정권을 지키기 위해 곳곳에 배치된 정보원, 재계끼리 혼맥잇기, 분식회계 등도 에덴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시대상황들로 다시 봤지만, 이런 아픈 모습을 지금도 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맞는 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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