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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정보

에덴의 동쪽, 아직 2%가 부족하다!

by 피앙새 2008.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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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의 시청률만을 놓고 볼때 경쟁은 이미 끝난 듯 합니다.
타짜가 시작된 후 막상 막하의 시청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승부는 일찌감치 에덴의 동쪽(이하 '에덴' 표기)으로 기울고, 이제 에덴이 독주체제를 갖출 채비를 합니다. 평일 드라마로서 26%를 상회하는 시청률이라면 성공의 조짐이 보이는 듯 합니다. 그러나 에덴이 대박드라마로 거듭나기 위해선 뭔가 2% 부족한 듯 합니다. '달동네', '보통사람들', '야망의 세월' 등 숱한 화제작을 남긴 나연숙 작가가 10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면서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에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듯 합니다. 시청자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 신파극 같은 대본을 가지고 뻘쯤 연기(?)를 해야 하는 송승헌과 연정훈 등 연기자들은 더욱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덴이 이제 전체의 1/5을 소화한 입장에서 드라마 초반의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렇게 질질 끌다가 종반에 가서 한번에 반전을 하는 것보다 중간 중간에 반전과 극적인 요소를 주고, 억지 신파극 설정 요소를 더 이상 끼워 넣지 않는 등, 요즘말로 '초심으로 돌아가야'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신파극이야? 시대극이야? 구분 애매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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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은 시대극을 표방하고 복잡한 두 가족간의 원한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도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입니다. 이러한 시간적 흐름에 따라 드라마 또한 자연스럽게 흘러야 하는데, 극중 대사, 촬영장소(무대), 배우들의 연기 등이 신파극과 시대극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애매 모호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신파극의 특징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한지혜가 박해진의 겁탈에 의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돼 사랑하는 연정훈과 헤어져야 하는 상황은 70년대식 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 합니다. 작가와 제작진이 시청자들을 울리기 위해 신파적 요소를 넣었을지 모르나 오히려 이러한 장면이 시청자들에겐 불만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슬프다고 큰 소리로 울고 소리치지 않아도 그 아픔을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하는데, 이건 강제로 슬퍼해 달라고 하는 듯 합니다. 5회까지 아역배우들이 출연했을때는 자연스럽게 슬픔이 느껴졌는데, 성인역들이 나와 눈물 흘리며 '나 지금 슬퍼요!' 할때는 유치찬란 신파의 절정을 보는 듯 했습니다.

드라마와 리얼리티의 한계는 어쩔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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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박진감은 리얼리티에 있습니다. 에덴을 보면 만화같은 장면이 여러번 나오는데, 이번주 극중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극중 동철은 신태환의 계략에 의해 몇번이고 죽을 고비가 있었는데, 어떻게 살았는지 설명도 없이 갑자기 살아서 나타납니다. 주인공이 죽으면 드라마가 끝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지만, 극적으로 살아 남는 장면을 몇 컷이라도 넣어 주면 더 현실감이 있을 겁니다. 또 송승헌과 이다해가 만나는 장면은 억지로 러브라인을 만들기 위한 코미디 같습니다. 국회장의 심부름으로 보트를 타다가 함께 갈 일행으로 이다해를 만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왜 하필 부잣집 딸이 신은 하이힐 굽이 쉽게 떨어져 나갔으며,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서 이다해가 택시를 못잡아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송승헌과 다시 만나 함께 간다는 것은 쓴 웃음을 짓게 만든 장면들입니다.

반복되는 대사에 식상, 다른 말로 하면 안돼?
송승헌과 연정훈이 나오기 이전에 이범과 아역동생이 가장 많이 한 대사가 '동욱아~~!, 혀~~엉!' 이었습니다. 이범과 아역이 펼치는 이 장면은 눈시울을 붉히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성인역으로 나오는 송승헌과 연정훈마저 전화통을 붙들고서, 그리고 실제 만나서도 '동욱아~~!, 혀~~엉!'을 반복합니다. 형제가 이렇게 짧고 단조로운 대사를 계속 반복하는 의미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돈독한 형제애 그 이상 뭐가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만났다면 송승헌의 경우 울음을 애써 참으며 '그래 그동안 고생 많았지? 이형이 없어서~~' 이런 대사가 더 좋지 않나요? 시청자의 인내심을 테스트 하듯 오랫동안 이름만 부르는 장면은 노굿(NG)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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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드라마 초기 이미숙은 남편을 죽인 조민기를 붙잡고 "이놈아!~' 부터 말을 시작하더니 그의 아들 박해진에게도 '이놈아~!'로 시작합니다. 이건 뭐 놈놈놈 시리즈2을 에덴에서 만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또 신태환은 동철과 동욱만 보면 '태생이 천한 것들은 어쩔 수 없어!"를 반복합니다. 좋은 말도 아닌데, 좀 다른 말로 바꾸어서 대본을 써주면 좋겠습니다. 다른 출연자들의 미운오리, 그지 사냥개, 난 봉이야, 그지 아저씨 등도 이제 가능한 적게 쓰면서 유행어를 만들 목적이 아니라면 다른 말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너무 복잡한 러브라인은 극의 촛점을 흐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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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송승헌과 이다해가 만나 새로운 러브라인이 추가 되었습니다. 복잡한 가족사를 다룬 드라마에 양념격으로 등장하는 러브라인이 너무 복잡하면 극의 촛점을 유지하면서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러브 라인쪽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극의 흐름을 지나치게 러브라인으로 몰고 가면 가뜩이나 복잡한 드라마의 중심을 잡고 보기 힘듭니다. 이다해와 이연희가 송승헌을 두고 라이벌이 되고, 한지혜를 두고 연정훈과 박해진이 서로 내 여자라고 우기고, 나중에 송승헌과 연정훈이 다시 이다해를 두고 형제간에 갈등을 느끼고... 뭐 이럴게 진행될 듯 합니다. 뻔한 스토리 가지고 자꾸 이리 저리 꼬면서 드라마가 3류 연애극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야 할 것 입니다.

극적인 장면에서 지루감, 정작 필요한 장면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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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에덴은 전체 50부작중 12회를 마쳤습니다. 그만큼 초반부에 빛나는 조연(이미숙, 조민기 등)들의 활약, 그리고 아역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6회부터 등장한 송승헌 등 톱스타들의 자연스런 드라마 배역 승계가 이루어진 덕분입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하면서 조금 지루한 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작 빠르게 진행해야 할 동철과 동욱, 그리고 동철과 양춘희의 만남 신(scene)은 필요 이상으로 길게 끌어 아쉬웠고, 동철이 수많은 죽음의 위기에서 어떻게 살아 났는지에 대해서는 쏙 빼먹고 그냥 넘어 갔습니다. 11회에서 동철과 동욱이가 갈대밭에서 만나는 장면이 지루했는데, 12회에서 동철과 양춘희의 만남도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숨에 달려가 끌어 안고 기쁨을 표현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극적인 장면을 노리기 위한 것일 수 있으니 오히려 눈물샘을 자극하는 효과를 떨어 뜨렸습니다.

이외에도 이연희는 한지혜, 이다해와 비교해서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과 촬영무대가 맞지 않는다는 등 인기가 많은 만큼 시청자들의 불만과 불평도 많습니다.

이미 타짜와의 승부에서 이겼다고 생각한 에덴의 제작진은 긴장감을 놓기 전에 2%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더욱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진정한 월화드라마의 지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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