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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장남의 책임을 보다!

by 피앙새 2008.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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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지금 비치고 있는 장남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요?
옛날에 장남은 한 가문의 대를 잇고, 가문을 이끌어 갈 책임과 조상에 대한 제사 의무 등 많은 짐과 굴레를 지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만한 댓가, 이를테면 형제중에서 재산을 가장 많이 물려 받는다거나 집안 대소사에 장남에 맞는 대우를 해주었습니다.


"난 비굴하게 살아 남아도, 두 손에 피를 묻혀도, 태백산 같은건 가슴에 못 품어도, 내 가족은 내가 지킬 거야!" 에덴의 동쪽(이하 '에덴'으로 표기) 5회에서 동철이 소년원을 탈출하여 떳떳하게 번 돈은 아니지만 중학생이 된 동욱과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으며 동생에게 통장과 돈을 건네며 한 말입니다. 바로 장남에 대한 책임감을 나타낸 말입니다. 동철(송승헌 분)이는 아버지가 탄광사고로 일찍 돌아가셔 장남으로서 아버지의 역할까지 하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드라마 에덴을 보면서 옛날 장남들의 책임과 역할 등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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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전통적인 장남의 책임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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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때만 해도 집에 첫아들이 태어나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구~ 우리집 장손, 대를 이을 귀한 내새끼!" 하면서 끔찍히 생각했습니다. 대를 이을 장남은 태어나면서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간에 아들중 '1번'으로 결정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귀한 대접을 받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재산의 많은 부분이 장남에게 돌아갔습니다. 제가 자랄 때는 그것을 당연시 여겼고, 형제들중 누구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남이라는 그 삶의 무게는 평생동안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산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남이라는 이유로 아무리 원대한 꿈을 가졌다 해도 가계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자신을 뜻을 펴기 이전에 동생들 먼저 생각해야 할때가 많았습니다. 형제들중 그래서 장남만큼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뭅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전 재산을 형제들이 똑같이 나누어야 하고, 때로는 재산 상속 문제를 두고 형제들간 싸움까지 일어나기도 합니다.

에덴 동철을 통해서 본 장남의 모습
에덴에서 송승헌은 탄광촌 노조위원장이던 이기철(이종원 분)이 신태환의 계략에 의해 사고로 죽자 졸지에 한 가정의 가장의 책임을 떠맡게 됩니다. 아버지가 죽기 전에 장남인 동철에게 이런말을 해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없을 땐 동철이가 아버지다. 그래서 동생들 잘 보살펴야 한다!" 바로 아버지가 장남의 책임을 강조한 말입니다. 그 말대로 아버지가 죽자 동철은 가장의 책임과 의무를 다합니다. 동생이 신태환의 집에 불을 지르자, 자기기 대신 죄를 뒤집어 쓰고 도망을 갑니다. 자신보다 동생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장남의 책임을 다한 것입니다.
방화책임으로 동철은 소년원에 들어가지만 탈출하여 부정한 돈이지만 집을 찾아가 동욱에게 돈을 전해주며 어머니(춘희, 이미숙 분)의 병을 꼭 고쳐달라고 부탁하며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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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마카오에서 생활할때 힘들게 돈을 벌어서 매달 우편환으로 돈을 부쳐 동생 동욱이가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준 것도 자신보다 먼저 동생들을 생각하는 장남의 마음인 것입니다. 머나먼 마카오에서 가끔 집으로 전화를 걸어 가족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묻는 것 또한 장남의 책임 의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생 동욱이가 신명환에 의해 어려움에 처하자, 다시 국내로 돌아오겠다고 울면서 동생과 전화를 하는 것도 동생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극중 대사를 보면 장남의 책임감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마카오에서 집으로 전화를 건 동철(드라마 10회중에서)
동철 : 동욱아!
동욱 : 나 이제 어떻게 하면 좋지 형! 나 이제 자신이 없어...
동철 : 동욱아!
동욱 : 혼자서 버티기 너무 힘들어.. 나 이제 어떻게 하며 좋냐구, 형!
동철 : 동욱아 잘 들어.. 이형이.. 이 형이 돌아가마..
동욱 : 다시 한번 말해봐 형!
동철 : 약속했다! 동욱아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맞서자.
         기다리고 있어.. 기다리고 있어 동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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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게 만든 동철과 동욱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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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철과 동욱 두 형제가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고 안타까워 하다 갈대밭에서 만난 두 형제의 포옹과 눈물 신(scene)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국회장의 도움으로 남영동 대공분소에서 모진 고문을 받다가 풀려난 동욱. 그리고 국회장의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동철이 극적으로 만나는 것은 50년 이상 헤어졌다 만난 이산가족보다 더 뜨겁고 감동적이었습니다. 10년전 신태환의 집에 불을 지르고 열차를 타고 떠날 때 하던 그 수화, 눈물 쏙 빼는 명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동철은 장남다웠습니다. 동생과 어머니 등 가족을 위해 국내로 들어와 우선 위기에 처한 동생부터 구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버지 이기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한을 풀기 위해 장남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오늘 이동철은 대한민국의 장남상을 감동 깊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극중에서 이동철이 장남으로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장남상을 다시 보는 듯 합니다. 역시 60~70년대 장남들은 달랐습니다. 물론 장남만이 이런 역할을 하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장남보다 차남, 3남이 장남보다 더 집안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또 장남이 오히려 동생들보다 못한 집도 많습니다. 그러나 옛날 전통적인 우리 가정의 장남들은 그 이름만 들어도 듬직한 집안의 기둥이었습니다.

요즘은 결혼 해도 두명 이상의 자녀들 두지 않기 때문에 딸을 둔 가정의 경우는 아들이 곧 장남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장남 이미지는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장남은 안돼! 왜 하필 장남이야?' 여성들은 시부모를 모셔야 하기에 장남이 결혼기피 대상 1호이고, 장남들 또한 꼭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법이라도 있냐는 생각으로 전통적인 장남에 대한 이미지는 많이 흐려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에덴의 동철을 보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장남상(像)보는 것 같아 가슴 한구석이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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